퇴직연금 시장 점유율 확대 기조
올해 개인연금지원팀 신설…고객관리 강화
“디폴트옵션 기회…법인 마케팅 박차”

<편집자주> 날로 판이 커지고 있는 퇴직연금시장에 증권사들이 사활을 걸고 뛰어들고 있다. 이 시장을 잡지못하면 미래성장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퇴직연금시장 규모는 336조원 안팎. 10년 뒤인 2033년에는 860조원 규모로 2.6배나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어떻게든 이 시장을 선점해야 지속성장이 가능하고 증시하락 및 거래량 감소로 급감한 수익성 위기도 돌파할 수 있다. 은행과 달리 수신기능이 없는 증권사마다 안정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한 퇴직연금시장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자본순위 빅5 증권사의 퇴직연금 사업 현황과 전략 등을 심층 조명해본다.

KB증권의 연금사업 성장세가 가파르다. KB증권의 지난해 12월말 기준 연금저축과 개인퇴직연금(IRP)을 합산한 개인고객 연금계좌의 잔고가 1조3000억원을 돌파했다.

KB증권의 연금사업 성장세가 가파르다. (사진=KB증권)/그린포스트코리아
KB증권의 연금사업 성장세가 가파르다. (사진=KB증권)/그린포스트코리아

이는 지난 2021년 12월말 기준 개인고객 연금계좌의 잔고인 약 1조원보다 32.7% 증가한 규모다. 가입 고객 수는 2021년 12월말 기준 약 10만7000명에서 87.5% 증가한 19만9900여명으로 나타났다.

◆상품 라인업 강화가 주효…“꼼꼼한 사후관리가 차별화 지점”

연금 계좌에 담을 수 있는 상품 종류를 다변화한 점이 유효했다. KB증권 연금저축은 2022년 12월부터 펀드, ETF 뿐만 아니라 리츠 상품에 100%까지 투자할 수 있도록 상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지난해 11월부터 KB증권 IRP에서도 채권을 매수가능 상품으로 확대한 점이 개인고객 연금계좌의 잔고와 가입 고객 수 증가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KB증권은 약 70개의 원리금보장상품과 400개의 ETF를 포함해 리츠 등 약 1200개의 실적배당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고객관리 관점에서 KB증권은 사후관리 차별화를 강조하고 있다. 퇴직연금 가입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알람(alarm) 기능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연금 고객에 잔고 및 수익률 현황을 매월 발송해 재투자 상담과 수익률 관련 컨설팅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올해 1월엔 DC형, IRP 개인연금 중심의 시장 성장에 대응해 개인연금지원팀을 신설했다. 자산관리컨설팅센터를 강화해 상담인력 늘렸다.

KB증권의 퇴직연금 잔고 및 점유율 추이. (자료=KB증권)/그린포스트코리아
KB증권의 퇴직연금 잔고 및 점유율 추이. (자료=KB증권)/그린포스트코리아

영업점을 통해서는 연금마스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KB증권은 지난해 영업점 프라이빗 뱅커(PB·자산 관리 직원) 가운데 우수한 연금 상담 직원들을 ‘연금 마스터’로 선정했다. 연금 마스터들은 본사와 영업점의 소통 및 연금 정보 창구가 된다. 연금 관련 마케팅 및 서비스 제공도 연금마스터를 주축으로 이뤄진다. 또 이들을 관리직원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해 고객들이 언제든 영업점에 방문해 연금 관련 컨설팅을 받을 수 있도록 조직을 구성했다.

비대면 채널로는 유선을 통한 자산관리컨설팅센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자사 MTS인 마블(M-able)을 통한 인공지능(AI) 기반 자산관리 솔루션 서비스도 신규로 도입해 제공할 예정이다.

KB증권은 2020년부터 비대면 채널을 선호하는 2030세대를 타깃으로 연금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연금서비스가 필요한 다양한 연령대와의 고객접점 확대를 위해 외부 플랫폼과 연계해 제공하는 연금 제휴 서비스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을 통해 수수료를 인하하는 동시에 가입자들의 투자 편의성도 높였다. KB증권은 비대면 IRP 계좌를 개설 시 운용관리 및 자산관리 수수료를 평생 면제하는 혜택 등 수익률과 연계되는 비용절감을 위해 다양한 수수료 할인 정책을 제공하고 있다.

IPS·디폴트옵션 효과 기대…연금 본부 내 집중대응센터 운영

KB증권은 본사 연금 전담 조직에서는 지난 4월부터 DB(확정급여)형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에 적립금운용위원회 구성, 적립금운용계획서(IPS) 작성이 의무화된 제도적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현재 원리금 비중이 높은 DB형 운용에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법인 대상 ‘OCIO(외부위탁운용관리) 펀드’ 라인업을 강화하는 등 고객 수익률 제고를 위해서 상품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 기업들에게 운용전략 소개 등 퇴직연금 OCIO 연계 마케팅을 추진할 계획이다. 보다 정교한 컨설팅을 위해 ALM(자산부채종합관리) 시스템 도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KB증권은 올해 디폴트옵션 원년을 맞아 디폴트옵션 영업점 지원 조직을 신설해 제도정착까지 연금 본부 내 규약변경 교육센터 및 집중대응센터를 운영할 방침이다. 또 고객성향별 상품운용현황을 고려한 디폴트옵션 포트폴리오 중심으로 수익률 모니터링 등을 통해 포트폴리오 진단 기반 매매기능을 추가적으로 개발하고, 상품 수익률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jd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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