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잔고 꾸준한 성장세
온라인 연금 서비스 효과 ‘톡톡’
“상품 추천·연금 콘텐츠 제공 등 투자 편의성 제고 노력 지속”

<편집자주> 날로 판이 커지고 있는 퇴직연금시장에 증권사들이 사활을 걸고 뛰어들고 있다. 이 시장을 잡지못하면 미래성장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퇴직연금시장 규모는 336조원 안팎. 10년 뒤인 2033년에는 860조원 규모로 2.6배나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어떻게든 이 시장을 선점해야 지속성장이 가능하고 증시하락 및 거래량 감소로 급감한 수익성 위기도 돌파할 수 있다. 은행과 달리 수신기능이 없는 증권사마다 안정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한 퇴직연금시장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자본순위 빅5 증권사의 퇴직연금 사업 현황과 전략 등을 심층 조명해본다.

한국투자증권이 연금투자 편의성 제고 노력을 바탕으로 퇴직연금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의 퇴직연금 잔고는 전년 대비 24% 늘어난 10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온라인 서비스 확대 등을 바탕으로 한 투자 편의성 개선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투자증권이 서비스 편의성 개선을 통한 연금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한국투자증권)/그린포스트코리아
한국투자증권이 서비스 편의성 개선을 통한 연금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한국투자증권)/그린포스트코리아

연금 서비스도 디지털 전환…편의성 개선에 앞장

대표적인 성과가 퇴직연금 전용앱 ‘마이연금(my연금)’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6월 퇴직연금 모바일 앱 ‘my연금’을 출시했다. 기존 연금전용 앱을 전면 개편해 상품 매매 관련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

또 자체 개발한 로보어드바이저 코비(KORBY)를 my연금 앱에 도입했다. 코비는 시장수익률을 우선 추종한다. 다만 일부 자금은 다양한 액티브 자산에 투자해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핵심-위성’ 전략을 바탕으로 투자자 각자의 투자 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설계한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my연금앱은 출시 후 10개월간 이용자가 꾸준히 늘면서, 현재 월활성사용자(MAU)가 출시 당시와 비교해 약 10배 증가했다.

기업 고객의 편의성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증권업계 최초로 비대면 규약 동의 서비스를 도입했다.

퇴직연금 기업형제도(DB·DC형)는 신규 가입 혹은 변경 시 필수적으로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특히 퇴직연금 확정기여형의 경우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도입에 따라 규약 변경이 의무화돼 있어 기존에는 동의서 제출에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불편함이 있었다. 비대면 규약 동의 서비스 도입으로 한국투자증권 퇴직연금에 가입된 기업은 카카오톡을 통해 간편하게 임직원의 동의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한국투자증권의 퇴직연금 잔고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그린포스트코리아
한국투자증권의 퇴직연금 잔고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그린포스트코리아

이달 말에는 DC형과 IRP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장외채권 온라인매매 서비스’ 출시한다. IRP 뿐만 아니라 DC형 투자자들도 온라인 채권투자가 가능해지면서 채권거래 편의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OCIO 경험 십분 발휘…기업 고객 연금 컨설팅 경쟁력↑

한국투자증권은 대형 연기금 OCIO(외부위탁운용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적인 연금자산 운용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맞춤형 자산부채종합관리(ALM) 솔루션을 통해 연금자산 운용의 핵심인 수익성과 안정성을 높였다. ALM은 금리에 민감하게 변동하는 퇴직부채의 특성을 퇴직연금 자산운용에 반영하여 부채와 자산의 변동성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운용기법이다.

퇴직연금 규정 변화에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 사용자는 적립금운용위원회를 꾸리고 매년 적립금운용계획서(IPS)를 의무적으로 작성해야 한다는 내용의 ‘개정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 지난해 4월 14일부터 본격 시행됐다. 연금 재정 악화를 막고 운용 성과 개선에 힘을 싣는 취지로, 운용 전문성이 성과를 판가름 할 전망이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은 ‘K-IPS’ 서비스를 통해 기업의 DB 적립금운용위원회 설치와 운영에 대한 지원부터 IPS 작성 및 투자전략 수립까지 종합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적립금 입금과 지급을 고려해 적정 유동성 자금 비중을 제안하고 초과수익 창출이 가능한 중장기 자산배분안을 수립한다.

수익를 제고를 위해 2020년 3월부터 원리금상품군(ELB)을 설정할 시 만기에 고객이 운용 지시를 별도로 하지 않아도 같은 상품군에서 가장 최적의 금리로 재투자되는 포괄적 운용지시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고객 투자 성향에 맞춰 전문가가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매매 및 성과분석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매직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의 사용 편의성을 위해 고객의 모니터를 함께 보며 상담하는 원격지원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상품 라인업 확대 지속…교육 콘텐츠 확대 등 투자정보 서비스 강화

연금 계좌에 담을 수 있는 상품 라인업도 강화했다. 한국투자증권 IRP에서 400개 이상의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 리츠를 거래할 수 있다. 지난 2021년 6월에는 DB 가입자를 대상으로 장외채권 매매가 가능하도록 퇴직연금 전용 채권매매서비스를 시작했다. 원리금보장형 위주의 상품으로 고착화되어 있던 DB형 퇴직연금의 수익률 제고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5월에는 확정기여형(DC) 및 개인형퇴직연금(IRP) 가입자를 대상으로 장외채권 직접매매서비스를 시작해 출시 한 달 만에 2000억원이 넘는 채권을 매각하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연금 시스템을 보완하는 한편 상품 추천기능을 강화하고 유튜브 퇴직연금 교육 콘텐츠를 확대하는 등 연금투자자들을 투자 편의성 제고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jdh@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