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리포트 신뢰성 제고’ 요청
각 사 리서치센터 개선 방향 고려할 듯
“단기 상승 종목 짚는 리포트는 지양해야”

금융당국이 증권업계에 보다 구체적인 개선사항을 제시하고 나섰다. 앞서 거론됐던 신용융자 이자율, 예탁금 이용료율 산정 과정 개선 외에도 리포트 신뢰도를 제고하라는 다소 어려운 과제를 추가했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그린포스트코리아 정다희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여의도 증권가. (사진=그린포스트코리아 정다희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2일 SK증권이 주간추천 종목 선정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SK증권이 주간추천종목 선정을 중단한다. 단기적인 주가 측면보단 중장기 성과를 목표로 리포트를 작성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투자자 신뢰 회복을 강조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SK증권 측은 이날 “매주 목요일 혹은 금요일에 다음 주 주간추천 종목을 공유했으나 당사 리서치는 단기적인 측면보다 중장기 목표로 리포트를 작성하고 있다”며 “이에 주간추천종목을 중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이복현 금감원장이 14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열고, 증권사의 사회적 책임과 리스크 관리 등을 강조한 날이다. 이 원장은 유동성, 건전성 리스크를 최우선적으로 관리하는 동시에 고부가가치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경쟁력 제고에 힘써달라고 말했다.

또한 사회적 책임 강화와 영업 관행 개선을 통한 투자자 신뢰 회복을 강조하며, 구체적으로 예탁금 이용료율, 주식대여 수수료율, 신용융자 이자율 산정 관행을 개선하라고 지적했다. 리서치 보고서의 신뢰성 제고에도 각별한 관심과 참여를 요청했다.

SK증권 외에 주간추천종목을 발표하고 있는 삼성증권, 유안타증권은 현재로썬 주간 단위로 발표하는 추천종목 리포트를 중단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날 언급이 된 만큼 회사 내부에서도 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금감원이 리서치의 신뢰도 제고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만큼 당국의 요구를 맞추기 위한 증권사들의 부담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수치 예상이나, 추천종목 선정을 지양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가능성도 예상된다. 앞서 은행권의 ‘이자장사’ 비판 등이 금융투자업계로 번지자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이 이달 초 신용융자 이자율을 인하했다. 이어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도 줄줄이 이자율을 내렸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날 발표는 리서치 신뢰도 제고보다는 유동성, 리스크 관리 등에 더 초점이 맞춰진 듯하다”면서도 “단기에 상승 종목을 짚어주는 형식의 주간추천종목이 지양되는 분위기는 옳은 것 같다”고 답했다.

jd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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