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언급에 행동나선 ‘금감원’
전방위적 성과 보수 체계 점검 예고
고용계획표 검사도…업계 눈치보기 지속

시중은행에 대한 정부의 압박을 기점으로 금융권 전반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에 나선 가운데 각 업권이 고용계획 인원을 일제히 밝히는 등 정부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도록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그린포스트코리아 정다희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여의도 증권가. (사진=그린포스트코리아 정다희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신용융자 이자율을 인하하겠다고 밝힌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이다. 금융당국은 금융권 전반에 서민들의 고통분담, 책임론 등을 언급하면서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금리 인상으로 역대급 실적을 올린 시중은행들은 ‘이자장사’, ‘돈 잔치’ 등 비판에 직면했고, 정부의 압박 속에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인하를 지속하고 있다. 이어 증권업계도 대형사를 중심으로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에 나섰다.

가장 빠르게 이자율을 내린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4일 은행 또는 비대면 계설 계좌 뱅키스 고객 대상 신용융자 최고구간(30일 초과) 이자율을 현행 9.9%에서 9.5%로 0.4%포인트 내렸다. 적용시점은 24일부터다.

이어 삼성증권이 최고 이자율 구간을 기존 10.1%(비대면10.2%)에서 9.8%로 0.3%포인트 낮췄다. 적용시점은 23일부터다. KB증권도 이자율 최고 금리를 기존 연 9.8%에서 0.3%포인트 인하한 9.5%로 인하했다. 적용시점은 3월 1일부터다.

또한 금융사들은 지난 20일 금융위원회가 주재하는 ‘금융권 청년 일자리 간담회’에 참석한 이후 일제히 상반기 고용 계획 자료를 발표했다.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용면에서는 고졸 사원 채용, 청년 일자리 창출 등을 강조했다. 고용 역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중 하나로 꼽히는 점을 감안하면 금융당국의 최근 기조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금융투자업계는 올해 65개 기업이 상반기 중 1035명, 하반기까지 2112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체 채용 인원의 3%에 해당하는 64명은 고졸자를 대상으로 한 능력 중심 채용이 이뤄질 예정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120명으로 채용 계획 인원이 가장 많았고, 삼성증권(95명), 미래에셋증권(90명), KB증권(80명) 등이 뒤를 이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도 한국투자신탁운용(15명),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15명) 등 한국금융지주 계열사의 채용인원이 최상위권에 들었다.

생명보험업계는 올해 상반기 중 453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채용 계획 외에도 고졸 인력이 필요한 직무를 발굴할 것이며, 수시 채용 등을 통해 고졸 인력 채용 확대에 적극 동참하겠단 뜻을 밝혔다. 손해보험업계 역시 올해 상반기 중 500명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청년 일자리 확대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했다.

이 와중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권 전반의 성과 보수 체계를 점검하겠다고 예고하면서 금융권의 긴장감은 지속될 전망이다.

은행권에 대한 질타가 거센 가운데 지난해 고금리, 고환율 환경으로 호실적을 누린 보험업계와 부동산PF 관련 우려 등으로 실적이 꺾인 증권업계까지 전방위적 점검이 예상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의 이 같은 움직임에 성과급 관련 이슈에 각 사가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직무상 성과급이 임금의 다수를 차지하는 경우가 있는 등 특수한 경우도 있어 회사마다 다소 우려하는 부분이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jd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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