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에 외국인 순매수 강도↓
단기 조정 국면 진입
“2월 금통위서 금리동결 시 外人 순매수 강도 낮아질 수도”

미국의 경제지표 호조에 달러화가 반등하면서 국내 증시가 단기 조정 국면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초 이후 증시를 이끈 외국인 순매수 지속 여부는 2월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 결과에 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 강세에 국내 증시가 단기 조정 국면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Unsplash)/그린포스트코리아
달러 강세에 국내 증시가 단기 조정 국면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Unsplash)/그린포스트코리아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원 환율이 전장 대비 5원 내린 달러당 1294.5원에 마감했다. 이달 2일 1220원대까지 하락했던 달러 원 환율은 지난 17일 장중 한 때 1300원을 넘기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너무 강한 미국 경제…‘다시 온 강달러’

고용지표를 비롯해 미국의 다수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인 영향이다. 이달 초 발표된 미국의 1월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는 51만7000개 늘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18만5000명을 크게 상회한 수치다. 실업률 역시 약 50년만의 최저치인 3.4%를 기록했다.

뒤이어 발표된 미국의 소매판매가 기존 전망치 1.9% 상승을 상회한 전월 대비 3% 증가를 기록했다.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또한 전문가 예상치인 전월 대비 6.2% 상승을 상회한 6.4% 상승, 미국의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 또한 예상치 5.4%를 상회한 6%를 기록하며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견조함을 나타냈다.

이에 달러화가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초 금리인상 중단,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산하면 달러 약세, 신흥국 화폐 강세를 견인했는데, 예상보다 강한 경제지표와 물가가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추가 긴축 우려를 부추겼기 때문이다.

통상 안전자산인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에서 미국으로 이동하고 신흥국 화폐는 약세를 보인다. 원화가치도 하락한다.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직접적이다. 원화 가치가 하락(환율 상승)하면 외국인들의 투자 유인이 약해진다. 국내 주식을 매도해 원화를 달러화로 환전하면서 투자이익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환차손이 발생하기 전 주식을 내다파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달러화가 반등하기 시작한 2월 들어, 1월 대비 외국인 순매수 강도는 낮아졌다. 환율 상승으로 단기 조정이 예상되는 이유다.

◆국내증시 단기 조정 불가피…2월 금통위 결과에 ‘주목’

전문가들은 증시 조정이 단기에 마무리 될 것으로 보고있다. 미국의 경기 둔화폭이 예상보다 깊지 않을 것이란 연착륙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데다 대형주 위주의 외국인 매수세가 아직은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달러 약세가 일단락되면서 1월말 이후 신흥국 대비 선진국의 양호한 상대성과가 관찰됐으나 신흥국 내 전반적인 자금유출 압력은 제한적인 수준”이라며 “(증시는) 여전히 글로벌 경기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높고, 환차익 매력은 감소됐으나 2월 이후 IT 업종 중심의 외국인 지분 상승이 관찰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의 영향으로 3월 FOMC회의 전까지 증시의 숨고르기 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으나 조정 폭은 그리 깊지 않을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 연착륙 기대감이 높아지며 자산가격에 대한 신뢰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는 23일 열리는 2월 금통위 결과를 주의 깊게 봐야한다는 조언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미국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한국(3.5%)과 미국(4.50%~4.75%)간의 기준금리 격차가 기존 1.25%포인트에서 추가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 금리 역전폭이 확대되면 외국인 자금은 유출되고 원화 가치는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 과정에서 환율이 더 상승하면 외국인 순매수 강도는 추가로 약해질 여지가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외국인 순매수 배경은 크게 신흥국으로의 자금 유입,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들의 낮은 투자비중 외에도 환차익을 기대한 성격도 존재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런 관점에서 금리 동결이 컨센서스로 형성된 금통위 결과에 따라 1300원대 진입을 목전에 둔 원/달러 환율 방향성이 변하면서 외국인들의 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국내 경기 둔화 압력 확대로 금리 동결을 예상하고 있지만 금통위 결과가 한-미간 정책 금리 역전 리스크를 재차 자극할 지 여부는 환율 1300원대 안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다행히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순유입세를 유지 중이지만 이 흐름이 지속될지 혹은 변곡점을 보일지에 따라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흐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jd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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