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3월 초 ‘기업지배구조 개선 TF’ 출범‧운영
"금융지주 사외이사진 현 정부 인사 가능성 높아"

4대 금융지주 사옥.(사진=각 사)/그린포스트코리아
4대 금융지주 사옥.(사진=각 사)/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 사외이사들의 물갈이가 예고되고 있다. 최근 정부가 금융사의 지배구조를 비판, 개편을 강하게 드라이브 걸고 있어서다. 향후 금융지주 사외이사진은 윤석열 정부의 주요 인사로 채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14일 금융권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한·KB·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말과 올해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사외이사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금융사들의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하면서 사외이사들의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 4대 금융지주, 34명 사외이사 중 29명 교체

우선 신한금융은 사외이사 12명 중에 지난해 3월 선임된 김조설 사외이사 빼고 나머지 11명의 임기는 올해 3월에 만료된다. 신한금융의 경우 사외이사 임기를 최대 6년으로 제한하고 있다.

KB금융은 사외이사 7명 중 최재홍 사외이사 빼고 6명이 올해 3월 임기를 만료한다. KB금융은 5년 초과 연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난 2018년 3월에 사외이사로 선임된 선우석호, 최명희, 정구환 이사는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의 사외이사 7명 중 2019년부터 사외이사를 맡은 노성태, 박상용, 정찬형, 장동우 등 4명의 임기도 오는 3월 만료될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사외이사 임기를 6년으로 제한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사외이사 8명(백태승·김홍진·양동훈·허윤·이정원·권숙교·박동문·이강원) 모두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 소속돼 있다. 8명 모두 올해 3월 임기가 만료된다. 하나금융의 경우 사외이사 임기를 최대 6년으로 제한하고 있다. 8명 모두 아직 임기 제한에 걸리지 않아 연임할 가능성도 있다.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34명 중 29명이 오는 3월에 임기가 만료되는 것이다. 이에 금융당국과 대통령실에서 잇따라 강조한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편도 탄력 받을 전망이다.

◇ 신규 사외이사, 尹 캠프 소속 인사로 채우나

금융당국은 이사회 구성의 적정성·경영진 감시기능 작동 여부 등에 대해 면밀한 실태점검을 계획하고 있다. 개선방안은 사외이사 지원체계 강화와 이사회 독립성·전문성·다양성 강화 방안, 경영실태평가 평가항목 반영 등이다.

이날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강화와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3월 초 ‘기업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출범운영하겠다”며 “해외사례에 대한 충분한 조사를 통해 시장참여자의 과도한 부담을 방지하면서도 실효성 있고 국제정합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겠다”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은행이나 소유가 완전히 분산된 기업들은 투명한 거버넌스를 만들고 거기에서 만들어진 지배구조와 경영진이 경영활동을 하게 되면 기업과 우리 사회의 비용과 수익을 서로 일치시킬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판단이 든다"고 했다. 이후 금융당국은 금융권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발언을 꾸준히 이어왔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향후 금융지주사들의 사외이사진에는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소속됐던 학계, 법조계 인사들이 채워질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금융지주 사외이사진들이 현 정부 인사로 채워질 경우 관치 논란은 물론, 이사회의 독립성과 사외이사의 다양성이 훼손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은 ‘거수기 이사회’ 등 부분에서 필요성이 있다”며 “다만 CEO 인선에 이어 사외이사에까지 현 정부의 인사로 채워진다면 ‘관치’ 논란은 이어질 것이고 이사회의 독립성과 사외이사의 다양성이 훼손될 우려는 있다”고 강조했다.

son9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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