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주식 30%, 해외주식 38% 점유율 ‘굳건’
채권 평가이익도 ‘선방’
낮은 PF잔액, 높은 시장점유율…실적 회복 기대↑

키움증권이 지난해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선방한 실적을 기록했다. 4분기엔 전 분기 대비 순이익이 오히려 늘면서 건재한 리테일 경쟁력을 증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도 강력한 시장점유율을 기반으로 한 실적 회복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증권 사옥. 출처=키움증권
키움증권 사옥. 출처=키움증권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키움증권에 대한 투자보고서를 낸 6개 증권사 중 6곳 모두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고, 그 중 3곳(한국투자증권, KB증권, 교보증권)이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지난해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면서다.

미국과 한국의 금리인상 등 급격한 금융환경 변화로 주식, 채권 시장이 요동치면서 증권업계 대부분 사업자가 지난해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거래대금 감소로 인한 위탁매매 수수료 감소와 금리 급등에 따른 채권 평가손실 인식, 부동산 PF 축소로 인한 IB 수수료 감소 영향이 컸다.

키움증권 역시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44% 감소하는 등 실적악화가 불가피했다. 다만 시장의 우려보다 선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키움증권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45.70%, 44.17% 감소한 6564억원, 5082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순이익은 1343억원을 기록하면서 오히려 전 분기 대비 8.2% 증가했다. 업계 전반의 실적 감소 흐름은 피할 수 없었지만 강력한 리테일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이익체력이 재확인됐다는 평가다.

키움증권 지난해 실적 추이.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키움증권 지난해 실적 추이.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지난해 위탁매매 수수료순익은 6496억원으로 전년 대비 25.8% 감소했는데 이는 시장거래대금 감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키움증권의 위탁매매 점유율은 국내 주식의 경우 30.1%로 전년 대비 0.7%포인트(P) 상승했고, 해외주식도 38.7%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9.2%P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다수 사업자가 MTS를 개편하는 등 리테일 경쟁력 제고에 나서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키움증권의 점유율이 여전히 굳건하다는 평가다.

대부분 증권사의 실적 악화 주범인 채권 평가손익 부문에서도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4분기 평균 실적 전망치(컨센서스)를 14.5% 상회했다”며 “컨센서스를 상회한 이유는 트레이딩 손익이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3분기 8조원 수준의 채권잔고가 4분기 12조원 수준으로 확대되며 트레이딩 관련 이자수지(463억원)가 전 분기 대비 94.4% 증가했고, 주식시장 하락에 따라 PI(자기자본투자) 부문의 평가손실이 발생했지만 외환 및 채권관련 평가손실 관리가 상대적으로 양호하게 이뤄졌다”고 봤다.

올해는 낮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잔액, 높은 시장점유율에 따른 안정적인 이익체력을 기반으로 실적 회복이 예상된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업계 내에서) PF리스크가 가장 적고, 본업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며 “증권의 연간 PF 충당금 설정금액은 약 64억원이며, 4분기에 약 30억원을 인식했는데 이는 타사 대비 미미한 수준이며 실적 호조를 이끈 요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전 연구원 역시 “키움증권은 위탁매매 부문과 트레이딩 부문을 중심으로 올해 실적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IB부문은 PF위축으로 수익이 크게 감소했지만 대형 증권사 대비 낮은 익스포져(리스크에 노출된 금액)를 감안하면 향후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지를 점했다”고 덧붙였다.

jd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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