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지난해 이자이익 급등
"올해 은행 건전성·수익성 악화 우려 커"
"NIM 성장세 둔화, 대손비용 상승 압력"

4대 금융지주 사옥.(사진=각 사)/그린포스트코리아
4대 금융지주 사옥.(사진=각 사)/그린포스트코리아

신한·KB·하나·우리금융지주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면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금리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NIM)이 크게 늘어서다. 미국 정책금리(기준금리)가 급등하면서 한국은행 기준금리도 오르고, 코로나19로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은행에 수익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올해도 호실적을 이어 나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3고(高) 현상과 함께 경기 침체로 인한 은행들의 건전성 훼손,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저축은행, 카드사, 캐피탈사 등 2금융권에서의 중저신용 차주 부실화도 전이되면서 은행권의 부담도 커질 가능성도 있다.

◇ 4대 금융 지난해 순이익 역대 최고 기록

(자료=각 사)/그린포스트코리아
(자료=각 사)/그린포스트코리아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2022년 연간 경영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5.5% 증가한 4조6423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다. KB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0.1% 상승한 4조4133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은 KB금융을 2290억원으로 제치고 ‘리딩금융’ 자리를 3년 만에 되찾았다.

하나금융도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3조6257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최대 순이익 달성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3조169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 대비 22.5%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4대 금융의 지난해 합산 순익은 15조8506억원으로,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이익 성과가 견인했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이자이익은 전년보다 17.9% 늘어난 10조6757억원에 달했다. KB금융의 지난해 순이자이익은 11조3814억원으로 전년 대비 18.9% 증가했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이자이익은 전년보다 12.2% 상승한 10조3379억원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이자이익이 8조6966억원으로 전년 대비 24.5% 급증했다.

◇ "올해 NIM 둔화 흐름, 대손비용 상승압력 불가피"

다만 올해는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3고 현상 등 경기침체 속에서의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건전성과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어서다. 특히 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 역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기 대응을 위해 충당금 적립도 계속해 나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NIM 둔화 흐름이 예상된다"며 "한국은행이 연내 1~2차례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린다고 가정할 경우 올해 NIM 모멘텀 약화는 불가피하며, 대출금리 상승효과 일단락된 반면 조달금리 상승세 지속으로 하반기 이후 NIM 하락 압력이 우세하다"고 전망했다.

이어 "고금리와 경기침체로 대손비용 상승압력이 불가피하다"며 "대출금리 상승 폭 가팔랐던 가계대출부터 연체율 반등할 것이며 중소기업·개인사업자 중심으로 기업 대출 연체 뒤따라 증가할 것이다. 올해부터 대손 부담 상승 국면 전개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전 연구원은 "저축은행, 캐피탈사, 카드사 등 중저신용 차주 부실화가 은행권으로 점차 전이될 것이다"며 "금융권 내 건전성 이슈 부각될 경우 은행권의 공공역할 지속은 불가피하며 대출금리 인하, 채무 재조정 프로그램 등 수익성과 건전성 부담 요인이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금리가 안정화될 경우, 은행들은 조달 금리의 가격 조정(Re-pricing) 영향이 보다 크게 나타나며 NIM은 올해 중 분기별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 이에 분기별 이자이익은 미국과 같이 지난해 4분기에 비해 감소세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다만 지난해 하반기 중 가파른 NIM 상승이 동반된 만큼, 올해 연간 NIM은 지난해 연간 NIM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고, 대출 자산은 증가 속도가 둔화되더라도 여전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연간 이자이익은 지난해에 비해 증가한 수준에서 마무리될 여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son9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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