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싸움 본격화 예상
높은 변동성은 주의해야
“누가 승기 잡든 당분간 주가는 오를 것”

에스엠의 주가가 경영권 분쟁 본격화에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분싸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에스엠의 주가는 변동성이 높겠지만, 당분간은 상승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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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스엠의 주가는 최근 한 달 새 30% 이상 급등했다. 지난달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와 에스엠 사이의 분쟁이 본격화되면서다.

에스엠은 국내 대표 연예기획사 중 하나다. 신규 아티스트들의 잇따른 흥행에도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 회사격인 라이크기획에 매년 거액의 인세를 지급해온 문제 등으로 주가는 다소 할인을 받아왔다.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적극적인 주주행동에 나서면서 분위기는 바뀌기 시작했다. 얼라인 측은 라이크 기획과의 계약을 종료할 것을 촉구하고, 새로운 감사를 앉혀 내부 사정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부담을 느낀 에스엠 이사진들이 얼라인 측의 개선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가 제3자 배정방식 유상증자를 통해 에스엠 지분 9.1% 가량을 확보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상황은 격화됐다. 이 프로듀서 측은 즉각 반발에 나섰다. 이 프로듀서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화우는 전일 에스엠을 상대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제3자 배정방식 신주, 전환사채 발행이 유동성이 풍부한 에스엠 입장에서 지배권 변동을 야기할 만큼 경영상 꼭 필요한 결단이 아닌 데다 기존 주주들의 주주가치 또한 훼손됐다는 주장이다.

에스엠의 최근 1개월 주가 추이. 출처=구글 갈무리
에스엠의 최근 1개월 주가 추이. 출처=구글 갈무리

와중에 에스엠의 주가는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통상 경영권 분쟁은 투자자들에게 주가 상승 신호로 읽힌다. 경영권 다툼은 지분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갈등 중인 두 주체가 경쟁적인 지분 확보에 나서면서 주가는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에스엠 지분 인수설이 돌았던 하이브가 공개매수를 고려했던 점이 작용한 것으로도 보인다. 공개매수는 매입을 희망하는 주체가 매입 기간, 수량, 가격을 공표해서 증권시장 밖에서 공개적으로 매수하는 방법을 말한다. 공개매수 가격이 밝혀지면 보통 이 가격에 근접한 수준까지 주가가 급등한다. 최근 오스템임플란트가 급등한 사례가 그렇다.

이에 시장의 관심이 과열되자 거래소는 이날 하이브에 에스엠 지분 인수 추진 보도에 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하이브는 장마감 후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의 지분에 대한 공개매수 등 지분 인수와 관련된 사항을 지속적으로 검토를 하고 있으며, 본 공시 시점 현재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향후 이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사항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기업가치 측면에서도 이 프로듀서를 둘러싼 잡음이 해소되면 그간 받아왔던 할인이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에스엠 경영권 분쟁 및 지분 매각 이슈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뉠 것이 예상된다”며 “먼저 가능성이 높은 것은 이수만 프로듀서의 지분 매각 가처분 소송이 승소한 뒤 기존 지분 매입이 기각된 후 공개매수를 통해 에스엠 지분을 매입하는 것이고, 혹 가처분 소송이 기각될 경우엔 추가적인 지분 매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안 연구원은 이어 “연초대비 주가가 30% 이상 상승한 가운데 경영권 분쟁 불확실성을 감안해 보수적인 할인을 적용하면 (앞서 언급한 두 시나리오에 따라) 적정 주가는 13만원에서 16만8000원 사이로 추정된다”며 “자회사 영업 손실 축소 및 매각 가능성, 라이크 기획 지급수수료 절감은 재무구조 개선과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높은 변동성은 주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처분 심사 및 본안에서 이수만 측이 승소할 가능성도 낮지 않은 만큼 두 진영 모두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한 지분율을 갖지 못한 상태라고 판단된다”며 “지분 확보 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단기주가에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적인 주주가치 기준으로 현재 주가는 지켜봐야 하는 구간이지만 경영권 분쟁에 따라 높은 변동성 속에서 단기 주가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jd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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