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지배구조 통해 내부통제 강조
우리은행 완전한 결합 위한 조직혁신
관치 논란에 노조 반발…잠재울 묘수必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사진=금융위원회)/그린포스트코리아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사진=금융위원회)/그린포스트코리아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의 어깨가 취임 전부터 무겁다. 당면한 과제가 산적해 있어서다. ‘완전 민영화’를 강조한 손태승 회장의 경영과 큰 폭의 변화가 예상돼 내부 진통까지 예고되고 있다.

임종룡 내정자는 우리금융이 민영화 달성 후 회장에 오르는 첫 관료 출신이다. 임 내정자는 지배구조 개선과 내부통제 강화를 바라는 한편, 성공적인 조직 혁신과 금융노조 반발을 잠재울만한 차선책 등 내·외부 시선으로부터 묘수를 찾아내야 할 상황이다. 특히 비(非)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도 해결과제로 넘겨받을 전망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일 임종룡 전(前) 금융위원장이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내정됐다.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임종룡 후보자가 우리나라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원장을 역임하고 국내 5대 금융그룹 중 하나인 농협금융의 회장직도 2년간 수행하는 등 민관을 두루 거친 금융전문가로서 우리금융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다양한 역량을 갖춘 적임자다”고 설명했다.

임 내정자는 이달 정기이사회에서 후보 확정 결의 후, 오는 3월 24일 개최 예정인 정기주주총회에서 임기 3년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 지배구조 개선 통한 내부통제 기대

임 내정자의 첫 번째 과제는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내부통제이다. 내외부적으로 임 내정자를 향해 지배구조·내부통제 등에 있어 우리금융의 개선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6일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2023년 업무계획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금융지주 회장 후보 선임과 관련해 이사회의 결정을 존중하며, 새로운 회장 후보께서 보다 건강한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체계를 만들어 나가 우리금융지주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해 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임추위도 “우리금융이 과감히 조직을 혁신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객관적인 시각으로 조직을 진단하고 주도적으로 쇄신을 이끌 수 있는 인사가 적합하다는 판단이 더해졌다”고 전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 선진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지배구조 구축 현황, 이사회 운영의 적정성 검토에 나서는 등 금융사 지배구조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전망이다. 소유분산기업인 우리금융에서 ‘투명한 거버넌스’를 구축하려면 지배구조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KB·신한·하나금융지주는 최대주주가 국민연금공단이다. 하지만 우리금융은 최대주주가 우리사주다. 우리금융 지분은 우리사주조합(5.55%)과 우리은행사주조합(3.93%)이 합쳐서 9.48%를 보유해 국민연금공단(8.88%)보다 많다.

이어 우리금융 과점주주는 ▲IMM PE 5.57% ▲유진PE 4% ▲푸본생명 3.97% ▲한국투자증권 3.77% ▲키움증권 3.73% ▲KTB자산운용 2.33% ▲얼라인파트너스컨소시엄 1% ▲두나무 1% ▲예금보험공사 1.29% 등이다.

◇ 임종룡號 출범 후 조직혁신 ‘주목’

두 번째 과제는 임 내정자의 첫 번째 경영 능력 시험대가 될 조직 혁신이다. 내부통제 체계 강화와 함께 우리은행 내부의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간의 화합을 이뤄내는 조직 혁신에 나서야 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간 파벌 싸움이 극심해 조직 혁신이 매우 필요한 상황이다”며 “임 내정자가 조직혁신을 강조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일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1998년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이 합병해 한빛은행으로 통합 출범한 바 있다. 이후 평화은행을 합병하고 2002년 5월 우리은행으로 이름을 바꿨다.

임 내정자는 최종 후보 선정 직후 “제가 회장에 취임하면 조직혁신과 신기업문화 정립을 통해 우리금융그룹이 시장·고객·임직원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그룹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에 따라 임 내정자가 우리금융 계열사 CEO(최고경영자) 및 임원 인사를 어떻게 내놓을 지 주목된다. 우리금융 계열사 CEO 대부분이 임기가 만료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임 내정자는 취임 후 첫 인사를 통해 전반적인 경영 밑그림을 그릴 전망이다.

◇ 다시 붙은 ‘관치’ 꼬리표…노조 반발 잠재울 묘수 찾아라

금융노조가 25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우리금융 차기 회장 후보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손희연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금융노조가 25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우리금융 차기 회장 후보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손희연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문제는 내부 반발이다. 임 내정자는 관료 출신인 만큼 ‘관치’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특히 우리금융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지난해 예금보험공사 지분 매각으로 가져온 ‘완전 민영화’를 퇴색시킨다는 주장이다. 임 내정자는 노조와의 원만한 갈등 봉합을 가져와야 경영 안정화까지 순항할 전망이다.

박봉수 우리금융 노조 의장(우리은행지부 위원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의 행태(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 도전)는 모순의 극치”라며 “(임 전 위원장의 회장 선임을) 막기 위해 영업을 중단할 각오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금융의 오랜 숙원 과제로 이어온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다. 우리금융은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보험 계열사가 없다. 업황에 따른 등락 없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인수합병(M&A)으로 비은행 사업을 확장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우리금융은 다올금융그룹의 벤처캐피털(VC) 계열사인 다올인베스트먼트(전 KTB네트워크)를 인수하기로 했다.

son90@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