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출신 이원덕 우리은행장·박화재 우리금융 사장 유력
외부인사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급부상…'관치' 논란 지속

우리은행 전경.(우리은행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용퇴를 결정하면서 차기 회장 자리를 두고 박빙의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금융권에선 차기 회장 유력한 후보로 내부출신 이원덕 우리은행장, 박화재 우리금융 사업지원총괄 사장, 외부 인사 임종룡 전(前) 금융위원장 등으로 꼽고 있다. 

다만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의 경우 '관치' 논란과 함께 금융노조의 반발을 부르고 있어 차기 회장 자리에 오르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은 지난 18일 차기 회장 1차 후보군(롱리스트)으로 내부 출신 6명과 외부 인사 2명의 명단을 확정했다.

내부 출신 6명으로는 이원덕 우리은행장, 박화재 우리금융 사업지원총괄 사장,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 박경훈 우리금융캐피탈 사장, 신현석 우리아메리카 법인장, 이동연 전 우리FIS 사장이다.

외부 출신으로는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과 김병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다. 이날 임 전 위원장은 우리금융 임추위에 차기 회장 입후보 의사를 밝히며 출사표를 던졌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내부출신 이 행장, 박 사장과 외부 인사 임 전 위원장을 우리금융 차기 회장 유력 후보로 예상하고 있다.

이 행장은 1990년 한일은행에 입행, 우리은행 자금부장·전략기획부장·미래전략단장·경영기획그룹장·전략부문부사장·수석부사장 등을 지내고 지난해 3월 우리은행장에 선임됐다. 손 회장도 한일은행 출신인 만큼, 이 행장은 손 회장의 측근으로 통하며 그룹 내에서도 입지가 공고하다고 알려졌다.

박 사장은 1980년 상업은행에 입행해 주택금융사업장 부장, 경기남부영업본부장, 서초영업본부장, 업무지원그룹장, 여신지원그룹 집행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사업지원총괄 사장에 선임됐다.

외부 인사인 임 전 위원장은 차기 회장 후보 중 유일한 관료 출신이다.

임 전 위원장은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해 기획재정부 제1차관, 국무총리실 실장 등을 역임하고 지난 2013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거쳐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금융위원장을 지냈다.

금융노조가 25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우리금융 차기 회장 후보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손희연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금융노조가 25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우리금융 차기 회장 후보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손희연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임 전 위원장은 관치 논란에 휩싸이고 있고, 현재 금융노조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이날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우리금융노동조합협의회(우리은행지부·우리카드지부·우리FIS지부·우리신용정보지부)는 성명서를 통해 "시장자유주의에 입각해 민간금융회사로, 어떠한 외압에도 흔들리지 말고 우리금융 발전을 위한 과점주주로서의 소명을 다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이어 "차기 회장 선출에서 내부조직 상황을 잘 알고 영업현장 실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내부출신 인사로 내정해 관치 논란을 불식하고 투명하고 합리적인 경영 승계를 이뤄내기 위해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선 외부 인사보다는 내부 출신이 차기 회장직으로 올라가는 구도가 유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관치 논란이 일었던 BNK금융지주와 IBK기업은행도 내부 출신이 최종 후보자로 올랐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관치·낙하산 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일고 있어 외부 인사보다는 내부출신 인사를 차기 회장으로 선임해 경영 안정화에 집중하는 방향이 우세해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임추위는 오는 27일 차기 회장 후보를 2~3명으로 압축할 전망이다. 이르면 오는 3월 초 단독 후보자를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기 회장 최종 후보는 오는 3월 중 주주총회에서 선임 절차를 거쳐 최종 선임된다.

son9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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