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회장 " 최근 금융권의 세대교체 흐름에 동참"
손 회장 라임 사태 징계 법적 대응 나설 예정
"관치 논란 잠재우기 위해 내부출신 회장 유력"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사진=우리금융그룹)/그린포스트코리아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사진=우리금융그룹)/그린포스트코리아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연임 도전을 포기하면서 회장직에서 물러난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은 손태승 회장을 제외하고 1차 후보군(롱리스트)을 선정해 차기 회장 선정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오전 손태승 회장은 연임 포기 의사를 이사회에 전달했다. 손 회장은 오는 3월 25일 임기가 만료된다.

손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연임에 나서지 않고 최근 금융권의 세대교체 흐름에 동참하겠다"며 "이사회 임추위(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완전민영화의 가치를 바탕으로 그룹 발전을 이뤄갈 능력 있는 후임 회장을 선임해주시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손 회장의 용퇴 결정과 관련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융감독원 처분은 아니지만 금융위원회 처분으로 상당 기간 여러 이슈가 있었다"며 "개인적인 의사 표명에 대해 뭐라고 말씀드리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손 회장의 연임 포기는 금융당국 압박과 함께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들이 의사가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라임펀드 환매중단 사태(라임 사태)와 관련 문책경고 상당의 중징계 의결 후 손 회장을 겨냥해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최고경영자(CEO)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금융위가 수 차례 논의해서 결론을 내린 사안이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선 손 회장이 라임 사태의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나야한다는 금융당국의 압박이라고 해석했다.

손 회장은 연임 도전을 포기했지만, 향후 라임사태 관련 중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을 진행해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이복현 금감원장은 "손 회장님 본인이 회장직으로 있을 때에는 개인의 이해관계와 관련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똑같은 결정을 하더라도 이해관계가 독립된 다음 회장 또는 우리은행장께서 하시는 게 그냥 상식적인 선에서 볼 때 조금 더 공정해 보이지 않을까라는 개인적인 소견이 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의 연임 포기로 우리금융을 이끌 새로운 회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재 내부 출신 차기 회장 후보로는 이원덕 우리은행장, 박화재 우리금융지주 사장,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남기명 전 우리은행 부문장, 정원재 전 우리카드 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외부 출신으로는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임추위는 이날 1차 후보군(롱리스트)에 이어 오는 27일 2~3명으로 압축한 2차 후보군(숏리스트)를 선정하고 다음달 초 최종 후보자를 가릴 예정이다.

금융권에선 향후 차기 회장은 외부 출신보다는 내부 출신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우리금융은 민영화를 이룬 상황이라 외부 관료 출신 인사가 회장직에 앉을 경우 관치 논란이 거세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관치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내부 출신이 차기 회장직으로 선정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 이사회는 손 회장의 연임 포기로 금융당국과의 원만한 관계를 쌓으면서 경영 안정화에 총력을 다할 것이다"며 "관치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외부 출신보단 내부 출신 후보를 회장으로 하는 방안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son90@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