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우리금융 임추위 차기 회장 1차 후보군 예정
손태승 회장 라임 사태 관련 행정소송 여부 '관심'
"내부 출신 인사로 관치 논란·노조 반발 잠재우기"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사진=우리금융그룹)/그린포스트코리아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사진=우리금융그룹)/그린포스트코리아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군 선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오는 18일 우리금융 차기 회장 1차 후보군 명단이 정해질 예정이다. 금융권의 관심이 쏠린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연임 여부도 판가름 날 전망이다. 금융권에서는 손태승 회장이 연임에 도전할 것이라고 무게를 두지만, 금융당국의 압박을 이겨내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 7인의 사외이사, 숏리스트 발표 임박…노조 반발 넘나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이사회는 오는 18일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1차 후보군(롱리스트)를 선정할 예정이다. 우리금융 이사회를 구성하는 사외이사 7명은 지분 4% 이상 보유한 과점주주 추천 인사다. 사외이사 7명 전원, 우리금융 임추위 위원이다.

사외이사 7명은 ▲노성태 삼성꿈장학재단 이사장▲박상용 연세대 경영대 명예교수 ▲윤인섭 전 한국기업평가 대표 ▲정찬형 전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신요한 전 신영증권 대표 ▲장동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 ▲송수영 법무법인 세종 파트너 변호사 등이다.

우리금융 차기 회장 1차 후보군은 내·외부 출신 인사로 두 자릿수 규모로 추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서는 현재 내부 출신 후보군으로 박화재 우리금융지주 사업지원총괄 사장, 이원덕 우리은행장이 거론된다. 또 남기명 전 우리은행 부문장, 정원재 전 우리카드 사장도 후보군 물망에 올랐다. 외부 출신으로는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등이 유력하게 꼽히고 있다.

우선 금융권에선 우리금융 차기 회장에 내부 출신 인사가 앉을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노동조합 반발과 함께 금융권 ‘관치’ 논란을 잠재울 수 있어서다.

앞서 지난 15일 우리은행 노동조합은 “금융당국이 라임펀드 사태의 본질을 호도하며 임직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일방적 주장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펀드 사태 제재를 통한 관치인사로의 경질 시도에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노동조합은 “이사회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하며, 어떤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고 은행의 발전을 위한 과점주주로서의 소명을 다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 연임 가로막는 ‘금융당국’…손태승 회장 결단만

금융당국의 압박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손태승 회장을 겨냥해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행정소송을 하지 말고 사퇴하라’는 시그널로 해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관건은 손태승 회장이 1차 후보군 명단에 포함될 수 있을지다. 손태승 회장은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라임사태)’와 관련한 금융당국의 징계에 행정소송 의사에 따라 명확한 연임 여부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금융당국은 손태승 회장에게 라임사태 관련 책임을 물어 ‘문책경고’를 내렸다. 금융사 임원이 문책경고 이상 중징계를 받으면 관련업종에 3~5년간 취업이 제한된다.

금융권에서는 손태승 회장이 금융당국의 압박 속에서도 행정소송에 나설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손태승 회장이) 라임사태와 관련해 행정소송에 나서지 않으면 귀책 사유를 인정하는 셈이 되기 때문에, 향후 진행될 수 있는 소송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며 “스스로 명예는 물론, 우리은행의 이미지 회복 등을 위해서라도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징계 과정도 불씨를 남겨뒀다. 지난 9일 공개된 ‘2022년 제20차 금융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금융당국 내부에서 손태승 회장의 징계 수위를 두고 위원 간에 이견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의사록에 따르면 한 위원은 “펀드 판매 부당권유에 대한 조항 입법 취지상 부작위를 규율하는 것에 대한 의문이 있고, 이에 대한 판례나 행정제재 선례, 학설 등이 없다”며 “요건사실이 잘 부합되는 것 같지 않아 그 부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은 “우리은행은 최소한 리스크를 파악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고 그것이 문서로 남았다”며 “해당 사안의 성격과 사건의 특징상 행장에 대해서는 문책경고 아니면 주의경고로 가야 되는 것 아니냐 하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복현 금감원장에 이어 김주현 금융위원장까지 불편한 심기를 지속적으로 내비치고 있다. 이 때문에 손태승 회장이 연임 의지를 접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5일 “이 이슈(손 회장 중징계)의 핵심은 이를 계기로 어떻게 소비자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하고, 좀 더 정직하게 대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라며 “이런 사고가 나왔을 때 이사회와 조직이 나서서 반성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을 보이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사고를 낸 쪽에서 이 사고와 관련해 제도를 어떻게 개선하겠다고 발표한 게 있느냐”며 “그런 것을 하지 않고 자꾸만 소송을 이야기하는 것은 바람직한 대응 방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 정도 사고(라임펀드 사태)가 났는데 앞으로 어떻게 제도를 바꿀지, 시스템적으로 어떻게 개선할지 등은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고 소송 논의만 하는 것을 굉장히 불편하게 느낀다”며 “그것은 사건의 본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son90@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