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년 기념 이벤트서 고인 빗댄 사연 그대로 송출

(사진=요스타)/그린포스트코리아
(사진=요스타)/그린포스트코리아

중국 모바일게임 ‘명일방주’가 진행한 3주년 기념 이벤트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희화화한 이용자 사연이 채택돼 논란을 일으켰다. ‘명일방주’ 운영팀은 “해당 사연이 한 개인의 실제 사연인 줄 알았다”며 “문제가 되는 영상 부분은 삭제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명일방주’는 중국 게임사 하이퍼그리프가 개발하고 중국 퍼블리셔 요스타가 서비스하는 모바일 타워 디펜스 게임이다. 2019년 중국에 출시되어 큰 인기를 끌었고, 한국에도 2020년 상륙해 구글 플레이 매출 10위권에 진입하는 등 연착륙에 성공했다.

‘명일방주’는 지난 8일 한국 서비스 3주년을 기념해 이용자들의 사연을 성우가 대신 읽어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여기에 채택된 사연이 문제가 됐다. 대학원 시절 자신의 지도교수였던 ‘노 박사’와의 일화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노 전 대통령의 생전 발언과 일화들을 교묘하게 비튼 내용이었다.

가령 논쟁중에 화가 나서 명패를 던졌다거나 “부끄러운 줄 알라”고 소리를 쳤다는 내용은 소위 일베라고 불리는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에서 밈처럼 사용됐던 표현들이다. 해당 사연은 유튜브를 통해 해맑은 성우의 목소리로 송출됐고, 이벤트에 당첨된 이용자는 커뮤니티에 인증글을 올렸다.

방송이 끝난 후 ‘명일방주’ 커뮤니티에서는 운영팀을 향한 성토가 이어졌다. 운영팀에게 악의적인 의도는 없었다고 하더라도 검수 과정에서 걸러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문제가 불거지자 ‘명일방주’ 운영팀은 방송 다시보기를 삭제하고, 공식카페를 통해 해명에 나섰다.

운영팀은 “3주년 방송 기간 중 소개된 한 사연이 특정 인물과 관련된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음을 제보를 통해 확인했다”며 “해당 사연을 의도적으로 올린 것이 아니며, 사전 필터링 과정에서 부적절한 요소가 포함된 점을 미처 발견 및 인지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번 이벤트의 검수 담당은 2명으로, 해당 인원들은 평소 특정 성향의 커뮤니티와 전혀 접점이 없어 해당 사연에 내포된 요소를 눈치채지 못했다는 게 운영팀의 입장이다.

운영팀은 “향후 관련 이벤트 진행 시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검수 과정에서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을 약속드리며, 차후 문제가 되는 영상 부분은 삭제를 진행한 후 별도의 편집본을 업로드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해당 사연의 당첨은 취소하고, 당첨자의 공식 카페 이벤트 참여를 영구 정지할 것”이라며 “아울러 개별 연락을 통해 사실관계 확인 및 발생한 문제에 대한 수습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전했다. 현재 당첨자의 커뮤니티 인증글은 삭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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