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 결국 상장 철회
대어급 IPO, 눈치게임 치열할 듯
“상반기보단 하반기에 IPO 몰린다”

컬리의 상장 철회 소식 등 연초부터 IPO 시장에 찬바람이 쌩쌩 불고 있다. 올해 IPO 추진이 예상되는 대어(大魚) 중 다수의 상장 추진 시기가 하반기 이후로 넘어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출처=컬리
출처=컬리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 오아시스마켓, 골프존카운티, CJ올리브영 등이 올해 IPO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대어 중 하나로 꼽혔던 컬리가 이날 상장을 연기하겠다고 밝히면서 상장 철회가 반복됐던 지난해 하반기와 같은 냉랭한 분위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해 상장 추진 후 철회 의사를 밝힌 기업은 13곳에 이른다.

신선식품 이커머스 플랫폼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는 지난해 3월 코스피 시장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해 8월 심사를 통과했다. 규정 상 예비심사 통과 후 6개월 이내엔 상장을 마쳐야 한다. 예비심사의 효력이 소멸된 후엔 재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날 컬리는 증권신고서 제출을 앞두고 결국 상장을 철회했다. 컬리는 “글로벌 경제 상황 악화로 인하 투자 심리 위축을 고려해 한국거래소(코스피) 상장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적정한 가치평가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결정으로 읽힌다. 앞서 컬리는 지난해 12월 앵커에쿼티로부터 2500억원 규모의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를 4조원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다만 주식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컬리의 몸값은 쪼그라들었다.

컬리는 최근 비상장주식 시장에서 약 1조원, IB(투자은행) 업계에서 약 8000억원대로 평가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IPO를 통해 올려둔 몸값이 큰 폭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컬리는 “향후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상장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컬리 외에도 올해 IPO 의사를 밝힌 대어급 기업들의 눈치게임이 예상된다. 상반기 중엔 대어급 IPO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IPO 시장은 기업 수는 전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나 공모금액 면에서는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기업들의 시기 조정을 위한 공모 철회) 현상은 올해도 반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상반기 보다는 (시장 회복을 기대하는) 하반기에 대어급 IPO 기업의 상장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며 “아직 IPO 청구를 하지 않은 기업의 경우는 상반기 주식시장의 흐름을 보면서 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jd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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