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마진엔 ‘고배당주’
IRA·정부정책 등 테마도 주목
반도체 ‘줍줍’도 고려해야

올해 주식시장도 험로가 예상된다. 다만 오르는 종목은 항상 있었기에 새파란 주식 화면에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계묘(癸卯)년 증권가의 핵심 투자 키워드는 ‘고배당·정부 정책·IRA·반도체·이익 증가’로 추려졌다.

출처=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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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6곳(한국투자·KB·신한·키움·현대차·대신)의 1월 코스피 밴드 전망 최하단은 2140포인트, 최상단은 2400포인트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한때 2200포인트를 깨트리는 등 약세를 지속했다. 다만 잿빛 전망에도 투자는 계속돼야 한다. 주목해야 할 종목을 한 데 묶었다.

◆“안전마진이 최우선”…고배당주

주식시장의 수익률 기대가 꺾이는 시기엔 안전마진을 확보하려는 투자자들도 늘기 마련이다. 지난해 가파른 금리 인상에 예·적금 금리가 오르면서 배당투자의 매력이 다소 줄어들었지만 잘 고른 배당주는 증시 둔화를 이겨낼 천군만마가 된다.

SK증권은 고배당주 중에도 필수소비재와 금융주 위주로 선별할 것을 조언했다. 국내 증시보단 미국 증시의 고배당주를 추천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서 고배당주가 약세장에서 비교적 선전했다”며 “올해도 글로벌 시장에서 고배당주의 강세 흐름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미래 성장성보단 확실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주식의 선호도가 높아진데다 배당주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다만 ETF에 투자하는 경우, 배당수익률을 감안한다면 금융, 필수소비재 섹터보단 고배당ETF를 고를 것을 조언했다. 구 연구원은 이어 “(다만 ETF의 경우)배당투자자 입장에선 필수소비재, 금융섹터 ETF는 배당수익률이 2% 초반대로 기대만큼 높지 않아 큰 메리트가 없다”며 “고배당을 중요시한다면 VYM(Vanguard High Dividend Yield) SCHD(Scwab US Dividend Equity) 등 고배당주 종합 ETF가 더 적합하다”고 분석했다.

대체 가능한 국내 ETF로는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배당 다우존스 ETF’,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고배당S&P ETF’등이 있다.

◆“성과는 테마주지”…윤정부 정책 수혜주 '찜'

단기에 성과를 내고 싶다면 유망 테마에 함께 올라타는 전략이 있다. 특히 최근 방산, 해외건설 등 정부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들이 주목받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 환경도 불리하고 이익 모멘텀도 강하지 않은 상황에서 기댈 곳을 찾는다면 정부가 유일하다”고 짚었다.

이어 “민간 활력을 높이는 부분과 관련해 수출과 신성장 4.0 전략을 주목해야 한다”며 “어쩌면 해당 분야에서 올해 주식시장을 좌우할 핵심 테마가 조성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NH투자증권 역시 윤정부의 신성장 4.0 전략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기대감이 크게 반영된 모빌리티·2차전지업종과 발전단계가 미약한 우주탐사, 양자기술 등은 테마 형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스마트그리드, 콘텐츠, 해외수주 정도가 유력한 분야”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언급된 종목은 두산에너빌리티다. 김 연구원 “원전 수주 분야 또한 민관협력을 통해 (정부가) 집중지원할 예정”이라며 “원전 수주 수혜가 기대되는 두산에너빌리티에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두산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이집트 엘다바 원전 사업 참여에 이어 올해 폴란드와 체코,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원전 관련 수주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현대차그룹, 꺼진 기대 되살린 ‘IRA’ 세부지침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관련한 수혜 기대감도 빼놓을 수 없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해 연말 IRA 세부 규정을 발표했다. 적용시점은 올해 3월부터다.

IRA의 주요 내용은 미국에서 조립되지 않은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중단한다는 것이다. 이에 국산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 악화로 인한 국내 완성차,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피해가 예상됐었다.

이번 발표로 상업용 차량에 리스판매 차량이 포함되면서 국산 전기차도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상업용 차량은 북미 내 최종 조립, 배터리·핵심 광물에 대한 조건과 관련없이 7500달러의 세액공제가 적용된다. 법인이나 리스회사 등에 국산 전기차를 판매할 경우 세액공제 혜택이 적용된다는 의미다.

조희승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발표는 현대차와 기아에겐 분명 긍정적인 뉴스”라며 "현대차그룹은 상업용 전기차 시장 내에서는 타사와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하는 것이 가능해졌고, 조지아 공장이 완공되기전까지 1~2년의 과도기 동안은 대부분의 물량을 리스 판매에 집중해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줍줍’해서 장투하려면…반도체

반도체 기업들의 가파른 영업이익 하락이 전망된다. 다만 영업이익 하락세가 정점을 지나는 올해 초반 저렴해진 가격이 매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싸이클 산업인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공포의 정점에서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효해 보이며 확정 실적이 발표되는 1월말이 좋은 진입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주가가 기대도 선반영하지만 우려 역시 선반영 한다는 점을 지목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메모리 빅3 기업인 삼성전자, 마이크론, SK하이닉스의 주가는 각각 29%, 46%, 43% 하락했다”며 “재고부담으로 반도체 가격은 하락하고 기업들의 손익은 크게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이미 컨센서스로 자리잡은 지 오래”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반도체 주가도 2년 연속 약세를 기록할 것이란 생각은 너무 단편적”이라며 “재고가 줄기 시작하면 반도체 주가의 반전 모티브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까지 버릴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연간 30% 이상 하락한 적은 2002년과 2008년 두 번이었고, 이듬해엔 모두 큰 폭의 주가 상승이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퀀트로 걸러보는 유망주…수익성에 ‘주목’

조건을 대입해 추린 종목에 투자하는 퀀트 전략 역시 다수 나왔다. 올해 기업들의 이익 감소가 전망되는 만큼, 이익 전망치가 상향되는 종목의 상대 성과가 기대된다.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고강도 통화긴축 영향이 가시화되며 글로벌 전반의 이익 하향조정이 진행 중”이라며 “2,3월 예정된 4분기 실적 발표는 계절적 요인으로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당분간 시장 전반의 이익 반등 가능성은 기대해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하며(ROE 10% 이상), 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돼 외국인 수급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조건으로 추려진 종목은 포스코케미칼, 우리금융지주, 현대글로비스, 메리츠화재, 한국항공우주 등이다.

jd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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