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동부를 휩쓴 허리케인 '샌디'와 같은 강력한 폭풍해일에 대한 경고가 이미 3년 전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저명한 엔지니어 그룹인 미국토목공학회(ASCE)가 2009년 뉴욕에서 주최한 세미나를 통해 뉴욕을 비롯한 북동지역에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폭풍과 해일이 곧 닥칠 것이라며 만반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

ASCE의 예측은 세계 각국 건축물 규정에 인용될 만큼 세계적 권위를 자랑한다.

ASCE는 당시 세미나에 참석한 연방정부와 뉴욕시의 재난 담당자들에게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보여주며 폭풍해일 참사에 대비하기 위해 뉴욕항에 다수의 방파제와 수문 등을 만들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세미나 참석자인 뉴욕주립대 말콤 바우만 해양학 교수는 재난당국이 당시의 경고를 귀담아 듣지 않아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같은 참사가 반복됐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바우만 교수는 뉴저지주 신디훅에서 락어웨이 반도까지 5마일 길이의 방파제를 설치하고 맨해튼 동쪽의 이스트강과 롱아일랜드 해협이 만나는 지점에도 같은 조치를 취해야 폭풍해일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도 보호시설 설치의 필요성을 인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거대한 토목공사 시행에는 천문학적인 비용과 엄청난 시간 소요라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

뉴욕시가 2009년 당시 ASCE의 제안대로 공사에 착수했더라도 허리케인 아이린과 샌디 등 2년 연속 지역을 덮친 초대형 허리케인으로부터 도시를 보호했을지도 미지수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시설 설치에 필요한 100억 달러(11조원 가량)이라는 엄청난 예산을 쏟아부었을 때 그만큼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hky0703@eco-tv.co.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