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메모리 반도체 실적 부진 가시화
내년 2분기까지가 고비
"하반기부턴 반등 나설 것"

미국 반도체 제조사 마이크론이 회계연도 1분기 영업 적자를 기록하며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어닝쇼크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국내 기업들의 4분기 실적 역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가는 추가 하락보단 바닥을 다질 것으로 보인다.

출처=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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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의 주가는 연초 대비 25% 하락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40% 가까이 하락했다.

올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계는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수요 악화로 재고가 급증하면서 골머리를 썩고 있다. 늘어난 재고로 인해 가격 하락 압력이 심화되고 있어 실적 급감은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다.

미국의 최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이 먼저 매를 맞았다. 마이크론은 전일 뉴욕증시 마감 후 자체 회계연도 1분기(9월~11월) 실적을 공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6.8% 급감한 40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로도 40% 가까이 매출액이 줄어들었다. 

또 7년 만에 분기 영업적자(-1억95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순이익은 23억1000만달러였다. 마이크론은 수요 부진을 감안해 현재 인력의 10%를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 설비투자 규모 역시 올해 120억 달러에서 75억달러로 줄일 방침이다.

이에 마이크론의 주가는 시간외에서 2% 가량 밀렸다. 마이크론은 이미 연초 이후 46.5% 가량 하락했다.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증권가의 평균전망치는 7조6000억원 수준이다. 5조원대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3조8700억원이었다. SK하이닉스는 분기 적자 전환이 전망되는 상황이다.

다만 주가는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년 하반기 수급이 정상화되면 업황이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다. 주가는 앞서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세트업체의 재고조정 일단락이 전망되는 가운데 글로벌 메모리 업체들의 설비투자(Capex) 축소 및 감산 효과가 내년 3분기부터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2분기 실적이 바닥을 찍은 후 3분기부터 반등에 나설 것이란 설명이다.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업황 부진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역시 "연말 성수기 시즌에도 불구하고 평년 대비 낮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로 내년으로 넘어가는 재고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일 것"이라면서도 "다만 메모리 반도체 공급업체들은 공급 조절에 대한 의지가 강할 것으로 보이는 점, 내년 상반기가 지나면서 감산효과 가시화, 수요 회복 신호 등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jd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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