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코스피 예상 범위 2000~2750포인트
기업 실적은 바닥 예상…하반기부터 주가 반등 시도
“상반기엔 경기민감주 선취매…하반기는 성장주 관심”

국내 대형 증권사 리서치센터 3곳이 전망한 내년 코스피 전망 상단은 2750포인트로 나타났다. 큰 폭의 상승장을 기대하긴 어렵더라도 점진적인 회복세는 가능할 것이란 시각이다. 내년 상반기 국내 기업들의 이익이 바닥을 본 후 하반기부터 주가가 반등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출처=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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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코스피 지수는 65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지수는 사실상 올해 내내 미끄러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가 컸다. 유동성이 흡수되면서 주식시장의 활력이 크게 줄어들었지만 원자재 가격·환율 상승의 효과를 본 몇몇 기업들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지속했고, 주가 역시 선별적 강세를 보였다.

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증권의 리서치센터는 대체로 내년 주식시장이 역실적장세를 지날 것으로 예상했다. 역실적장세는 긴축의 영향으로 경기가 둔화되며 다수 기업의 이익과 배당이 감소하는 시기다. 그간 높아진 금리는 하락세로 바뀔 수 있지만 물가와 금리 상승의 영향이 시차를 두고 기업실적에 반영되면서 기업들의 이익이 급격히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이 악화되면서 주가 역시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내년 상반기까지 국내 기업들의 어닝 쇼크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전략으로는 이를 활용한 경기민감 업종의 선취매를 제안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과거 (경기둔화기) 국내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3개 분기 어닝쇼크를 경험했다”며 “내년 상반기 실적 시즌까지는 어닝쇼크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 연구원은 “경기민감 업종은 이익 둔화로 PER(주가수익비율)이 높아지는 시기가 투자 적기”라며 “실적 회복과 함께 밸류에이션이 낮아지면서 주가가 상승하는 것이 경기민감 업종의 일반적 싸이클”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종을 제외한 경기민감 업종의 밸류에이션이 낮은 가운데 실적 기대감이 한 번 더 낮아질 수 있는 내년 상반기 실적 발표 이후가 투자 적기라는 분석이다. 에너지·화학·철강·산업재·반도체 업종 등이 이에 해당된다.

한국투자증권은 미래에셋증권 대비 빠른 장세 전환을 예상했다. 이에 투자 유망 업종으로는 반도체·2차전지·바이오 등 고밸류 성장주들을 제시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코스피는 상저하고 패턴을 나타낼 것”이라며 “통화긴축의 충격이 경제 전반에 스며들면서 상반기 부진한 흐름을 보일 수 있지만 하반기엔 긴축 사이클 종료와 기업 실적 회복에 힘입어 지수 수준이 단계적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주식 장세 측면에서는 역금융·역실적 장세에서 금융장세로의 전환을 기대한다”며 “금융장세 초반에 강한 금융주를 비롯해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 등 고수익 성장성을 보유한 종목 위주로의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금융장세는 금리와 기업실적이 모두 하락세지만 주가는 상승하는 국면이다.

삼성증권 역시 내년은 중립 이상의 주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헸다. 경기침체 이후 크레딧 리스크 등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더라도 코스피가 2000선 이하로 하락하긴 어려울 것으로 봤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가장 좋은 시나리오대로라면 내년 말 코스피가 2800선까지 높아질 수 있다”며 “최악을 상정하더라도 2050선에서 하단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글로벌 경기침체 현실화, 미미한 연준의 피봇(Pivot, 정책전환) 가능성, 수출 부진과 기업 실적 불확실성 추가 심화 가능성을 고려해도 점진적인 회복과정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를 병행하더라도 투매보단 보유, 관망보단 매수 대응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회복을 예상하는 만큼 코스피 지수 등 벤치마크를 사는 전략을 추천했다. 시장의 상승과 함께 움직이는 전략이다. 하반기는 모멘텀 보유 종목에 집중할 것을 제안했다.

김 연구원은 “상반기까진 벤치마크 복제율 및 주식의 편입비중 증가를 통한 베타플레이에, 하반기 중엔 실적과 정책 모멘텀을 보유한 알파 종목을 선별하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도체, 2차전지, 건설, 조선·기계, 전력장비, 해운 등이 추려졌다.

jd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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