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하나은행장, 외환은행 출신 이승열 사장 발탁
'하나은행·서울은행·외환은행' 조직 화합의 마침표

하나금융그룹 명동 사옥.
하나금융그룹 명동 사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이후 주요 관계사 첫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차기 하나은행장으로 이승열 하나생명보험 사장을 추천하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7년 만에 처음으로 외환은행 출신이 하나은행장에 오르게 되면서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서울은행 출신인 함영주 회장이 하나은행장에 외환은행 출신을 낙점하면서 '하나은행·서울은행·외환은행'을 하나로 묶어 조직의 '화합'과 '통합'을 이끌어내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14일 하나금융지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차기 하나은행 대표이사 은행장 후보로 이승열 현 하나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임추위는 이 후보 추천 이유에 대해 "이승열 후보가 최근 어려운 금융환경 속에서 CEO로서 중요한 자질인 전략적 방향성·리스크 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MZ세대를 포함한 전 조직 구성원들과의 소통한다는 점과, 특히 영업 현장의 의견을 경청함으로써 조직을 이끌어 나가고, 투자자·고객을 비롯한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도 원만히 형성해 나갈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후보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신념과 원칙에 기반해 조직을 원활히 이끌어나갈 수 있는 신뢰받는 인물로, 상생과 협업이 중시되는 현 금융생태계에 적합해 하나은행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최고의 적임자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승열 하나생명보험 사장.(하나금융그룹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이승열 하나생명보험 사장.(하나금융그룹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이 후보는 그룹의 자본정책을 총괄해온 '재무통'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이 후보는 1963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 취득 후 외환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하나금융지주·하나은행 CFO(재무총괄), 하나은행 비상임이사, 하나금융지주 그룹인사총괄 등을 거쳐 현재 하나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임 중이다.

이 후보는 지난해 박성호 현 하나은행장과 하나은행장 자리를 놓고 경합을 펼칠 만큼 하나금융 내에서 핵심 인물(키맨)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2007년 외환은행 IR팀장과, 재무기획부, 전략기획부 등에서 부서장을 맡았다. 외환은행이 하나은행에 피인수될 당시 관련 실무 부서에서 실무를 담당하며 인수 과정을 경험했었다.  

이번에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출신인 이 후보를 선정한 이유는 조직의 '화합'과 '통합'을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함 회장은 서울은행 출신으로 2002년 서울은행과 하나은행이 합병된 후, 분당중앙지점장, 가계영업추진부장, 충남지역본부장을 거쳐 충청영업그룹 부행장을 지냈다. 이후 2015년 9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합병되고 통합 초대 은행장 시절을 보냈다. 이후 하나은행장을 맡다가 올해 3월 하나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했다. 

과거 하나금융은 밑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두고 '한 지붕 아래 두 가족' 살림을 보낸적이 있다. 그러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통합을 하고, 브랜드명을 'KEB하나은행'으로 사용했었다. 통합 당시 외환은행 직원들의 반발이 거세자 'KEB'를 브랜드명에 붙여야 했기 때문이다. 당시 은행장이었던 함 회장은 '물리적·화학적 결합'을 강조하면서 두 은행의 화합을 원했다.  

이에 함 회장이 이번에 하나은행장에 외환은행 출신으로 정한 이유도 하나금융 조직을 '화합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외환은행 출신이 하나은행장 후보로 처음으로 올라간 것은 조직의 화합과 통합의 의미가 있고, '하나은행·서울은행·외환은행을 통합한다'는 마침표를 이번에 찍게 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권에선 박성호 하나은행장의 부회장 승진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부회장 승진 여부는 이달말 하나금융 인사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son9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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