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가 금융 생태계의 변화에 적응해 비즈니스 전환(Business Transformation)을 통해 중장기적인 지속 성장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특히 캐피탈사는 공유경제 활성화로 물적 금융 성장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여신금융협회는 13일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3고(高) 경제 시대의 여전업 전망과 대응 방향'이라는 주제로 여신금융포럼을 개최했다.

여신금융포럼은 여신금융업권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주요 현안·당면 과제를 논의하고, 여신금융사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향후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이다. 

이번 포럼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 경제 상황으로 인해 여신금융사의 성장·유동·건전성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어 카드·캐피탈·신기술금융사가 처한 상황을 점검했다.

이날 개최사에 나선 정완규 여신금융협회 회장은 "여신금융사는 금융혁신의 선두이자 경제성장의 동반자로서 성장해왔다"며 "포럼에서 논의된 사항을 바탕으로 금융당국·국회·여신금융업계와 적극 소통하며 여신금융사의 새로운 혁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포럼 주제 발표에는 ▲카드업 미래 및 지속 성장 방향(유창우 VISA Korea 전무) ▲캐피탈사 사업 환경 변화 주요 이슈·전망(이강욱 NICE신용평가 실장) ▲신기술사업금융회사 영업환경 현황과 도전과제(정대석 아주IB투자 투자전략본부장) 등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 발표자인 유 전무는 “카드사는 금융 생태계의 변화에 적응해 비즈니스 전환(Business Transformation)을 통해 중장기적인 지속 성장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며 "3고 경제 상황, 각종 규제, 핀테크‧플랫폼 시장 침투 지속 등 카드사 실적에 부정적 요소들이 다수인 것은 사실이나 단기적 '변화 동인'에 집중한 단기적 해결책 보다, 지속될 변화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지속될 변화 중 하나가 임베디드 금융(Embedded Finance)로, 과거에는 단순히 금융 상품이 비금융 채널에서 판매되는 것을 의미했다면 이제는 고객이 매일 이용하는 디지털 생태계에 완전히 통합돼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윤 전무는 "따라서 카드사들도 주요 디지털 생태계에 대한 참여·조성·지원 등 적극적인 전략 구상을 통해 변화된 시장 내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 전환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 전환은 사업 모델 자체를 새로운 환경에 맞춰 변화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임베디드 금융이란 비금융회사가 금융회사의 금융상품을 중개·재판매하는 것을 넘어 자사 플랫폼에 핀테크 기능을 내재화(embed)하는 것을 말한다.

두 번째 발표를 맡은 이강욱 실장은 “캐피탈사는 현금흐름에 중점을 둔 포트폴리오 관리·유동성 확보를 통해 안정성을 제고하는 한편 공유경제 활성화로 물적 금융 성장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며 "기업금융 비중이 확대된 상황에서 금리 상승·자산 가격 하락 등 캐피탈 산업 외부환경이 비(非)우호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어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제언했다.

이어 "장기 조달 구조 확립을 통한 양호한 유동성 대응능력을 유지하고 있는데 유동성 확보를 통한 자금재조달(re-financing)로 시장 경색에 대응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단순 여신업무에 더해 구독 서비스 방식으로 물적금융을 제공할 수 있는 신사업 영역 개척으로 새로운 사업 모델을 발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물적 금융은 가전제품·가구·의류·자동차·하우징·오피스 등 다양한 내구재들이 공유경제를 통해 소비재로 변화 중임에 따라 성장 기회 요인으로 작용될 가능성이 있다.

세 번째 발표를 맡은 정대석 투자전략본부장은 "좋은 기업을 저렴한 가격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는 경기 하강기이다"며 "경기침체 중에도 적극적으로 투자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불황기 투자는 추가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이고, 실제 호황기보다 우월한 성과를 시현해왔다"며 "경기침체로 인한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재정출자 확대 및 추가 세제 지원 등 투자심리 위축을 최소화하는 정책적 수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축사에 나선 백혜련 국회 정무위원장은 "여전채 금리 상승은 취약차주가 주로 사용하는 카드론 등의 대출 금리도 함께 견인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중·저신용자, 다중채무자 등 상환능력이 부족한 차주들에 대한 리스크가 우려된다"며 "차주의 부실화는 여전사 대출부문의 연체율과 부실화 가능성을 높여 여전사의 전반적인 건전성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여신전문금융회사는 다른 금융회사들보다 실물경제와 더 밀접히 맞닿아 있기 때문에 산업구조 변화, 경제·금융환경 변동 등에 따라 영업전략을 특히 더 기민하게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son90@green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