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장기채 ETF에 몰리는 돈
국내에선 KODEX 장기채 ETF가 ‘인기’
최근 랠리 경계할 필요도

경기침체 우려 등에 장기채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만기가 20년 이상인 미국의 초장기 채권 ETF에 투자한 서학개미들이 쏠쏠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3배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지난 한 달간 50% 이상 급등했다.

출처=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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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뉴욕증권거래소 아르카(NYSEARCA)에 따르면, Direxion Daily 20+ Year Treasury Bull 3X Shares(디렉시온 데일리 투엔티플러스 이어 트레져리 불 쓰리엑스 셰어스) ETF(티커명: TMF)는 최근 5일간 18% 가량 상승했다.

이 ETF는 만기가 20년 이상 남은 미국 국채 금리의 3배를 추종한다. 지난달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상위 3개 종목 중 하나이기도 하다. 11월 서학개미들은 이 ETF를 4471만달러(약 590억원) 어치 사들였다.

이 외에도 만기 20년 이상 채권 금리를 추종하는 iShares 20 Plus Year Treasury Bond(아이셰어즈 투엔티 플러스 이어 트레져리 본드, 티커명: TLT) ETF와 이를 2배로 추종하는 ProShares Ultra 20+ Year Treasury(프로셰어즈 울트라 투엔티플러스 이어 트레져리, 티커명: UBT) 모두 최근 한달새 각각 16%, 34% 가량 올랐다.

금리 하락의 요인을 한 가지로 지목하기는 어렵지만 최근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 수장들이 미국의 경기침체를 예고한 점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인식이 하락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기준 미국의 20년물 채권금리는 10월 말(4.59%) 대비 약 0.9%포인트 하락한 3.66%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30년물 역시 0.9%포인트 내린 3.43%를 기록 중이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비례한다. 채권 금리가 하락할수록 채권의 가격은 오른다.

최근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다른 시장에서 대안을 찾는 투자자들도 나오고 있다. 일부는 엔화가 저렴해진 점을 고려해 일본 시장에 상장한 미국 초장기채 ETF에 투자해 환차익과 시세차익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

국내시장에선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이 미국의 초장기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으로는 유일하다. 환헤지 상품이라 수익률 관리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1개월 수익률은 약 15%에 이른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채권 금리의 가파른 하락세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과 내후년을 긴 그림으로 봤을 때 금리는 하락할 것이지만 지금 단기간에 금리가 하락한 속도는 과도해 보인다”며 “만약 시장이 (연준의 피봇 가능성 등을) 착각했거나 미리 반영한 (경기침체) 등이 현실화되지 않는다면 금리는 다시 튀어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1차 변곡점은 12월 FOMC 회의일 것”이라며 “11월 빠른 랠리에 대한 포지션은 일부 비중을 축소하고 내년 새로운 레벨에서의 준비가 필요해보인다”고 덧붙였다.

jd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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