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추위, 이달 20일 안팎으로 차기 회장 선임
'정통 농협맨·실적 성과' 연임 가능성 무게
"정권 교체 따라 관료 출신 인사 배제 못해"

손병환 NH농협금융그룹 회장.(농협금융그룹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손병환 NH농협금융그룹 회장.(농협금융그룹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손병환 농협금융그룹 회장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연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권 교체 이후 첫 금융지주 수장 인사이기 때문이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손병환 회장의 연임 여부를 놓고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손 회장이 농협 내부 출신에다가 임기 동안 성과가 좋았기 때문에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반면, 외부 인사가 회장직을 가져갈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병환 회장은 오는 31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에 농협금융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지난 11월 14일부터 본격적으로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개시했다. 임추위는 함유근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이순호·이종백 사외이사와 사내이사위원인 배부열 부사장, 비상임이사위원인 안용승 이사 등 5명으로 구성돼 있다.

함유근 사외이사는 현재 한국빅데이터학회 회장(건국대 경영학과 교수)직을 맡고 있으며, 농협금융 사외이사 임기는 내년 3월 31일에 만료될 예정이다. 이순호 사외이사는 한국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2실장(금융위원회 기존규제정비위원회 위원)으로, 오는 2024년 3월 31일이 임기 만료이다. 이종백 사외이사는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로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배부열 부사장은 농협은행 성당지점장과 대구영업본부장을 거친 인물로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된다. 안용승 이사는 농협중앙회 추천 인사로 남서울농협 조합장으로 지내고 있으며, 2024년 2월16일 임기가 만료될 전망이다.

임추위는 농협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라 경영승계 절차가 개시된 날로부터 40일 이내에 추천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임추위가 차기 회장을 추천하면, 농협금융과 각 계열사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다. 이에 이르면 이달 20일 안팎으로 차기 농협금융 회장 선임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선 그간 손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손 회장은 임기 첫해인 지난해 순이익 2조2919억원을 달성, 사상 처음으로 농협금융을 ‘2조원 클럽’에 가입시켰다. 이어 올해 3분기까지 순이익 1조9719억원을 달성하면서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손 회장은 ‘정통 농협맨’이다. 손 회장은 1962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나 진주고와 서울대 농업교육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농협 내 대표적인 기획·전략통으로 꼽힌다.

손 회장은 지난 2015년 스마트금융부장 재임 시절 핀테크혁신센터를 세우고 국내 최초 오픈 API 도입에도 크게 기여했다. 이어 2019년부터 농협금융 사업전략부문장과 경영기획부문장, 농협은행장을 역임했다.

특히 농협에 정통한 내부 출신 회장인 만큼, 농협 내부에서도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손 회장은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더 실린다. 농협금융의 인선은 지분 100%를 보유한 농협중앙회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이와 함께 김용환·김광수 전(前) 회장 등 과거 농협금융 회장들이 2년 임기 만료 후 1년 더 연임한 사례가 있다. 이에 손 회장도 연임 가능성도 탄력 받고 있다.

반면 금융권 일각에서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5대 금융지주 중 첫 회장 인사이기 때문에 외부 인사 선임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특히 ‘관료 출신’ 인사를 영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임추위가 검토하고 있는 회장 후보군에도 전직 관료 출신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역대 농협금융 회장들은 1대 회장인 신충식 전(前) 회장과 손 회장을 제외하고 모두 관료 출신들로 채워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농협금융 회장은 대부분 관료 출신들이 선임됐는데, 이는 농협금융이 정책 자금을 관리하는 공적인 성격도 있으며 정부·정치권·중앙회와의 관계가 밀접할 수밖에 없는 특유의 정체성 때문이다”고 말했다.

son9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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