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ESG 성적 발표, 전년比 ESG 등급 대폭 하락
글로벌 기준으로 강화된 평가모형이 원인, ESG 관행 개선 필요

한국ESG기준원이 지난 24일 '2022 ESG 평가 및 등급'을 공표했다. 이번 평가에서는 글로벌 기준으로개정된 평가모형으로 인해 기업들의 ESG 등급이 대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클립아트)/그린포스트코리아
한국ESG기준원이 지난 24일 '2022 ESG 평가 및 등급'을 공표했다. 이번 평가에서는 글로벌 기준으로개정된 평가모형으로 인해 기업들의 ESG 등급이 대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클립아트)/그린포스트코리아

2022년 국내 기업들이 낙제점에 가까운 ESG 성적표를 받았다.

한국ESG기준원(이하 KCGS)은 지난 24일 2022년 ESG 평가 및 등급을 공표했다. 2022년 기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772개사를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ESG평가 결과, 국내 기업들의 ESG 등급이 대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ESG 수준이 양호한 기업의 비중이 하락하고, 전체의 33% 기업이 통합등급 D등급으로 평가되는 등 지난해에 비해 ESG 등급이 대폭 하향된 모습이 나타났다.

한국ESG기준원이 공개한 2022 ESG 통합등급 부여 현황. ESG경영이 양호한 기업은 줄고 D등급의 기업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출처=한국ESG기준원)/그린포스트코리아
한국ESG기준원이 공개한 2022 ESG 통합등급 부여 현황. ESG경영이 양호한 기업은 줄고 D등급의 기업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출처=한국ESG기준원)/그린포스트코리아

◇ 전체 33%가 최하위 등급, 하향된 ESG 등급의 이유는?

KCGS는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유도하고, 자본시장 참여자들이 기업 ESG 수준을 인지할 수 있도록 매년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ESG 등급을 평가·공표하고 있다. KCGS의 ESG등급은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금융사 지배구조(FG), 그리고 통합등급 부문에서 S(탁월), A+(매우 우수), A(우수), B+(양호), B(보통) C(취약), D(매우 취약)의 등급으로 분류한다.

이번 평가에서 기업들의 ESG 등급은 지난해에 비해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ESG평가에서 최상위 등급인 S 등급을 획득한 기업은 없었으며, A+등급을 받은 기업은 지난해에 비해 9개사가 줄어든 5개 사에 불과했다.

뿐만 아니라 ESG 수준이 양호한 기업(B+ 등급 이상)의 수는 감소하고, D 등급의 회사가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B·C등급에 집중돼 있던 취약군의 기업들이 올해 평가에서 C·D등급으로 집중되면서 전체 33.2%에 해당하는 기업(256개사)가 D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등급하향의 원인은 KCGS가 ESG 평가모형을 글로벌 기준 기준에 맞춰 강화했기 때문이다. KCGS는 “글로벌 공시체계 및 이니셔티브의 최신 동향을 반영하고, ESG 경영에 대한 이사회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모범규준과 평가 모형을 개정했다”며 “ESG경영 체계 도입 이후 고도화를 이루지 못한 기업들의 등급이 하락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한 KCGS는 “전반적으로 ESG 등급이 하락했으나 상위권 기업의 경우 모형 개정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적었고, D등급이 증가한 이유는 ESG 수준이 취약한 기업군 내 이동으로 파악된다”며 “ESG 경영체계 고도화 및 효과적인 ESG 평가 대응을 위해서는 실무진 중심의 ESG 개선이 아닌 이사회 및 최고경영진 중심의 중장기적 ESG 관행 개선이 촉구된다”고 평가했다.

◇ 엇갈린 희비, 국내의 ESG경영 우수 기업은?

한편 이번 KCGS의 ESG평가·공표 결과 통합등급 부문에서 가장 높은 등급은 A+등급으로, A+등급을 획득한 기업은 SK, SK케미칼, KB금융지주, 신한지주,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5개 기업이다.

이들 중 SK, 신한지주, KB금융지주는 지난해에도 A+ 등급을 획득한 바 있으며, 지난해 A등급이던 SK케미칼과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새롭게 A+ 등급을 획득했다.

신한지주와 KB금융지주는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등 전부문에서 A+ 등급을 획득했다. SK케미칼은 환경, 사회 부문에서 A+, 지배구조 부문에서 A 등급을 획득했으며, SK는 환경과 사회 부문에서 A, 지배구조 부문에서 A+ 등급을 획득했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환경 부문에서 A 등급, 사회, 지배구조 부문에서 A+ 등급을 받았다.

이처럼 ESG경영 체계의 고도화를 통해 우수한 평가를 받은 기업이 있는 반면, ESG 부문의 리스크가 발생해 등급이 하향 조정된 기업도 있었다. KCGS는 지난 15일 ESG 등급위원회를 개최해 36개사의 ESG 등급을 하향조정했다.

그 중 SK이노베이션의 경우 SK지오센트릭 울산공장 폭발·화재로 인해 환경부문의 등급이 A에서 B+로 하향되며 통합등급이 A+에서 A 등급으로 하향됐으며, 포스코홀딩스는 근로자 인권침해사건, 근로자 사망사고 및 안전사고 발생으로 사회 부문 등급이 하향하며, 통합등급이 A+에서 A로 하향됐다.

카카오와 SK는 최근 발생한 카카오 서비스 장애로 인해 사회부문이 A+에서 A등급으로 하향됐으며, 한일시멘트는 경영진의 배임혐의 기소, 지투알은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지배구조 부문 등급이 하향돼 통합등급이 한 단계식 떨어졌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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