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협력 규모 총 40조원 달해
사우디, 총 26개 국내 기업과 ‘맞손’
“수소인프라 다음은 방산”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방한에 국내 산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가 지닌 막대한 자금력에 다수 산업군에서 기대감이 싹트고 있지만 증권가는 특히 수소 인프라와 방위산업 관련 기업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출처=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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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는 전일 오후 20시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출국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빈 살만 왕세자의 방문을 계기로 국내 주요 기업들과 사우디 측이 화학, 수소, 제약,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계약·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에쓰오일과 국내 건설사 간 EPC(설계·조달·시공) 계약, 현대로템과 사우디 투자부 간 ‘네옴 신도시’ 철도 협력, 국내 5개 건설사와 사우디 국부펀드(PIF) 간 그린 수소 등 26개 분야에서다. 협력을 약속한 사업 규모의 총 합은 300억달러(한화 4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력의 대부분은 네옴시티 관련 사업인 것으로 관측된다.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사우디의 메가 프로젝트 네옴시티는 사우디 반도와 이집트 사이 아카바만(灣) 동쪽에 건설되는 첨단 미래 신도시다. 총 사업비가 5000만달러(약 670조원) 규모에 이른다.

대규모 자금 유입이 예상되는 만큼 증권가도 수혜 업종 찾기에 나섰다. 크게 수소 인프라와 방산 분야가 거론됐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사우디는 삼성물산, 한국전력, 포스코, 남부발전, 석유공사 등 5개사와 태양력과 풍력 신재생에너지 발전 및 그린수소 생산 파트너십을 구축할 예정”이라며 “현대로템의 경우 네옴 철도 협력 양해각서 및 수소 트램 등 친환경 모빌리티 도입 가능성이 논의됐다”고 설명했다.

수소 분야에서 주목해야할 기업으로는 현대로템 및 현대차그룹과 비엠티를 꼽았다. 현대차는 수소 모빌리티 생산에 앞장서고 있다. 현대로템은 수소 추출기 및 충전 디스펜서 등 인프라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비엠티는 사우디의 아람코의 피팅/밸브 품질 인증을 통과한 경험이 있다. 수소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안정적인 피팅/밸브 공급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번 방한에선 협력이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방산 분야에 기대감도 크다. 빈 살만 왕세자는 전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향후 미래 에너지, 방산, 도시 인프라 건설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나 연구원은 “이번 MOU 및 계약 체결 목록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방위 사업 부문은 지난 2019년 빈 살만의 방한 당시 큰 주목을 받았던 분야”라며 “당시 우리나라 국방과학연구소(ADD)를 방문해 K-2, K-9, K-30 비호, 천무 등을 관람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중동 지역 유류 저장시설이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을 받은 데다 국제 정세 불안으로 국산 무기에 대한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LIG넥스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을 주목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유도 무기의 필요성이 커지는 상황인데다 폴란드의 천무 수입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다련장로켓 및 유도 무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나 연구원은 “유도무기 활용에 필요한 적 감지 레이더 기술, 유도 기술 등을 중심으로 중동에 무기 수출 가능성을 기대해볼 수 있다”며 “올해 초 문재인 대통령이 중동 3개국을 방문한 이후 UAE(아랍에미리트)와 천궁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jd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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