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재 호실적 이어 음극재도 ‘들썩’
IRA 직접 수혜 사실상 ‘확정’
“높아진 밸류에이션에도 투자 매력도 여전”

포스코케미칼의 상승세가 무섭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직접 수혜주인 동시에 대체할 기업이 없다는 점이 강세를 견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케미칼의 광양 양극재 공장. 출처=포스코케미칼
포스코케미칼의 광양 양극재 공장. 출처=포스코케미칼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새 포스코케미칼의 주가가 38% 가량 상승했다. 최근 6개월로 범위를 넓혀보면 90% 이상 올랐다. 이날 포스코케미칼은 전 거래일 대비 0.85% 오른 23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포스코케미칼은 이차전지용 양극재와 음극재를 동시에 생산하는 국내 유일 업체다. 전기차가 전 세계에 빠르게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2차전지 수요가 크게 늘었고, 핵심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 수요도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양극재는 배터리 핵심 소재 4개(양극재·음극재·분리막·전해액) 중 배터리 용량을 결정하는 소재다. 1회 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를 결정한다. 포스코케미칼이 생산하는 NCMA(니켈· 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는 한 번 충전으로 5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포스코케미칼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망 불안에 따른 전기차·배터리 출하 감소의 영향으로 부진한 실적으로 기록했다. 올 초 증권가에서는 실적 부진을 감안한 목표주가 하향세가 이어지기도 했다. 20% 이상 목표가를 하향한 사례가 부지기수였다.

반전은 2분기부터 시작됐다. 니켈·리튬값 상승으로 양극재 판가가 오르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환율 상승의 덕도 많이 봤다. 3분기 역시 양극재가 견인하는 호실적이 이어졌다. 7월 미국GM과의 약 14조원 규모 양극재 공급계약 소식에 이어 포드와의 공급 계약 기대감도 유입됐다.

IRA 통과가 결정타로 작용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월 IRA에 최종 서명하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공급망 재편 시도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포스코케미칼이 IRA 직접 수혜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특히 승승장구했던 양극재 사업 대비 부진했던 음극재 부문의 반등이 예상된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배터리 3사의 북미 수주잔고는 380조원에 이르는데 반해 음극재 수요는 30조원 수준”이라며 “IRA 법안 내 북미 조달 핵심 부품에 음극재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 수요를 대응할 수 있는 글로벌 업체는 사실상 포스코케미칼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공급망에서 중국이 배제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업체의 진출은 제한적일 뿐더러 일본 업체는 다소 보수적인 기조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포스코케미칼에 대한 미국 IRA의 수혜 강도가 예상보다 크다”며 “IRA로 인해 2차전지 소재의 생산자와 원재료의 공급선(탈중국)이 중요해져 미국에서 전기차와 2차전지를 판매하기 위한 회사들이 견고하게 수직계열화된 포스코케미칼의 양극재와 음극재를 공급받길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극재와 음극재 공급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되면서 고객사 다변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최근 주가가 급등한 상황에서도 여전히 투자 매력도가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케미칼은 그간 LG에너지솔루션 고객 단일화로 양극재 기업 중에서는 밸류에이션이 낮게 형성돼왔다”며 “그러나 미국과 유럽의 대중국 제재로 인해 완성차 및 셀 기업들은 양극재 중 중국 비중이 컸던 니켈(60%)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이 중요해졌고, 기존 고객사(LG엔솔)에 이어 GM과의 직접 JV까지 고객사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이 생태계를 장악했던 흑연 베이스 음극재는 수익성이 저조했는데 이 역시 탈중국 공급망에 대한 니즈 확대로 협력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며 “높은 밸류에이션에도 불구 투자 매력도가 높다”고 내다봤다.

jd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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