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 북한이 제공한 사진이 조작의혹이 있다며 고객사에 삭제 요청

 

북한이 AP통신과 로이터통신에 제공한 대동강변 수해 사진이 포토샵으로 조작된 것으로 보여 파문이 일고 있다.

미국 AP통신은 18일 이틀 전 송고한 북한의 대동강변 수해 사진이 디지털 기술로 조작된 것으로 의심된다며 고객사에 삭제를 요청했다.

문제의 사진은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5일 촬영해 16일 계약사인 AP통신에 전송한 사진으로 폭우로 대동강 주변 도로가 완전히 침수된 상황에서 주민 7명이 걸어가는 장면을 담고 있다.

사진에는 도로에 성인의 무릎 높이 이상으로 물이 차 있는 것으로 나타나있다.

북한은 최근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대동강 일대에 많은 비가 내렸고 홍수의 위험과 함께 농경지 침수, 가옥파괴, 사상자 발생 등 연일 긴박하게 보도했다.

그러나 AP통신은 이날 고객을 대상으로 공지한 `PHOTO KILL(사진 삭제)'이란 글에서 해당 사진에 대해 "사진의 내용이 디지털 방식으로 왜곡됐거나 실제 장면을 정확히 반영하지 않고 있다 (The content of this Image has been digitally altered and dose not accurately reflect the scene)"며 삭제를 요청했다.


▶AP통신은 사진이 왜곡 또는 실제 장면을 정확히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PHOTO KILL 처리를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북한 관련 웹사이트인 노스코리아테크(northkoreatech.org)는 AP통신의 편집자들이 포토샵을 의심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진이 조작된 근거로 사진의 왼편에서 침수된 길을 걷는 사람들의 다리 부분이 너무 깔끔하고 바지에 흙탕물이 튄 부분이 적다는 점을 들었다.

또 이 같은 조작 의혹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2008년에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을 조작한 의혹이 있었다고 전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8년 8월 뇌졸중으로 쓰러진 직후인 10월 북한 매체가 김 위원장의 축구경기 관람 사진이나 여성포병중대 시찰 사진을 공개했을 때도 조작의혹이 제기됐다.

축구경기 관람 때 야외를 걷거나 오른손을 들고 있는 모습, 10월에 이뤄진 군부대 시찰임에도 주변 나무들이 여름철에나 볼 수 있는 녹색을 유지하는 모습 등은 조작의 근거로 제시됐다.

당시 전문가들은 김위원장이 병으로 쓰러진 직후 국제사회의 여러 억측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 수해사진이 왜곡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한 '노스코리아테크'의 홈페이지


따라서 북한이 이번 수해사진을 조작했다면 그 이면에는 또 다른 의도가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전문가들은 수해를 내세워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을 끌어내려는 의도가 담겼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EU)이 대북식량지원을 결정했지만 우리나라와 미국의 지원을 받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수해를 부각시켜 인도적 지원을 유도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최근 장마 기간에 이례적으로 실시간 수해상황을 전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문제의 사진이 조작된 것이라면 북한이 국제사회의 지원을 노려 수해를 과장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장혜진 기자 wkdgPwls@eco-tv.co.kr

[관련기사]
AP, 직원실수로 조작 의심사진 전송
장마로 북한 비피해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