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비전 2030, 신사업 상장 투자 등 신기술 분야 시너지
이재용 회장 '준법·ESG 경영' 강조…준법감시委·RE100 등

시스템 반도체 등 신기술을 통한 성장을 강조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은 지난 8월 19일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모습(삼성전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시스템 반도체 등 신기술을 통한 성장을 강조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은 지난 8월 19일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모습(삼성전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기술을 기반으로 한 성장과 ESG 경영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삼성전자의 기술 혁신과 지속가능경영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27일 삼성전자 이사회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 10년 만에 삼성전자 회장으로 취임하게 된 이 회장은 별도의 취임행사나 취임사 없이 고(故) 이건희 회장의 2주년 기념식에서 밝힌 소회를 사내 인트라넷에 공유하며 취임사를 대신했다.

해당 글에는 이 회장이 앞으로 삼성전자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지 담겼다. 이 회장은 글로벌 경제위기 타파를 위한 미래 기술 개발 및 인재 육성을 강조했으며, 유연성·투명성·다양성을 갖춘 조직문화, 준법경영, 이해관계자와의 상생, 인류 문제 해결 기여 등 ESG 경영을 통해 모두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될 것을 당부했다.

◇ 이재용 회장의 뉴 삼성 첫 번재 전략은 '기술'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해야 하며,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

이 회장이 취임사를 대신한 글에서 처음으로 강조한 부분이다. 실제 이 회장은 지속적으로 기술 혁신을 강조해왔다.

대표적인 사례는 이 회장이 2019년 4월 발표한 ‘반도체 비전 2030’이다. 이 회장은 ‘반도체 초격차’를 목표로 메모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연구개발 및 생산 시설 확충에 133조원을 투자하고 전문인력 1만 5000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업계 1위를 기록하고 있으나,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는 대만의 TSMC에 밀리는 형국이었다. 이에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국내 연구개발에 R&D 7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 연구개발 인력 양성을 추진하고, 최첨단 생산 인프라에 60조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한다.

‘반도체 비전 2030’ 발표 이후 이 회장은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직접 챙겨왔다. 그 결과물은 경기도 용인 소재 삼성전자기흥캠퍼스에 건설되고 있는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다. 삼성전자는 2025년 중순 가동예정인 반도체 R&D 전용 라인을 포함해 2028년 연구단지 조성에 약 20조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R&D 단지는 메모리, 팹리스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등 반도체 R&D 분야의 핵심 연구기지 역할을 맡게 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 외에도 바이오, 신성장 IT 등 미래 신사업에 5년간 45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계획은 기술 혁신을 통한 성장을 강조하고 있는 이 회장의 취임과 함께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9월 15일 2050 탄소중립 실현 등 ‘新환경경영전략’을 발표한 삼성전자. 사진은 평택사업장 내부에 조성된 연못 모습(삼성전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9월 15일 2050 탄소중립 실현 등 ‘新환경경영전략’을 발표한 삼성전자. 사진은 평택사업장 내부에 조성된 연못 모습(삼성전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준법·ESG경영 강조, 모두에게 사랑받는 기업 목표

“가치와 질서를 존중하면서도 다양성을 인정하는 개방적인 문화를 만들고, 이해관계자와 함께 성장해야 한다. 나아가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도 기여해야 한다”

기술과 인재 육성에 이어 이 회장이 주목하고 있는 부분을 나타내는 대목이다. 이러한 의지가 드러나는 행보는 최근에도 있었다. 지난 12일 이 회장은 제2기 삼성준법감시위원회를 만나 기업의 준법경영, 노동인권 보호, ESG경영에 적극 동참할 것을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의 지속가능경영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되는 부분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新환경경영전략’을 선언하며,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노력할 것을 공표했다.

삼성전자는 RE100에 가입해 2050년까지 모든 사업장의 사용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초저전력 기술개발을 통해 제품의 사용단계에서의 전력사용량을 감축해 2050 탄소중립 조기 달성을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제품의 생에 전주기의 자원순환 강화, 반도체 산업의 수자원 재활용 최대화, 탄소 포집·활용 기술, 미세먼지 저감 기술 등 환경 기술 개발 등을 통해 기후위기 및 환경난제 해결에 앞장선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1차 협력사뿐만 아니라 2·3차 협력사 및 미거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상생협력을 추진하는 등 지속가능경영을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삼성전자의 전략과 이 회장이 추구하는 삼성전자의 방향성은 일치한다.

이 회장은 취임사를 대신한 고(故) 이건희 회장 2주년에서 발표한 소회를 통해 “꿈과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기업, 끊임없이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는 기업, 세상에 없는 기술로 인류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기업, 이것이 하나된 비전, 미래의 삼성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늘의 삼성을 넘어 진정한 초일류 기업, 국민과 세계인이 사랑하는 기업을 꼭 같이 만들자. 내가 그 앞에 설 것”이라고 밝혔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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