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2022년 중견기업 ESG 플러스 포럼' 개최
수출 중소·중견기업의 ESG 공급망 실사 대응 전략 모색

지난 18일 국내 중견기업의 EU공급망 실사 대응을 위해 '중견기업 ESG+포럼'을 개최한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 제공)
지난 18일 국내 중견기업의 EU공급망 실사 대응을 위해 '중견기업 ESG+포럼'을 개최한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 제공)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산업계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기업도 ESG 경영 전략 수립이 뒤따른다. 유럽연합(EU)의 공급망 실사, ESG 공시의무화 등 규제 및 규범이 마련·확장하면서 이러한 기조가 유지될 전망이다.

지난 18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이하 KOTRA)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 공동 개최한 ‘중견기업 ESG+ 포럼’의 발제자로 나선 전문가와 기업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중견기업들도 ESG 경영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EU공급망 실사에 대한 대응법을 찾아라

이날 포럼은 국내 중견·중소기업에 대한 글로벌 대기업의 ESG 요구가 증가하면서, 이에 대한 정보 공유와 대응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개최됐다.

최근 EU집행위원회는 유럽 내 기업은 자회사는 물론 거래하는 모든 공급망에 있는 협력사의 ESG 정보 공개를 요구하는 ‘기업 지속가능성 공급망 실사지침’을 결정했다. 해당 지침은 올 연말 EU의회 및 이사회를 거쳐 채택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글로벌 기업들은 공급망 실사법의 시행에 앞서 협력사에게 ESG 경영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유정열 KOTRA 사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중견기업의 ESG 역량강화를 위해 준비한 첫 번째 포럼은 EU 공급망 실사 등의 이슈에 대응을 목표로 했다”고 기획의도를 밝히며 “이번 포럼을 통해 공급망 실사에 대한 대응법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발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유정열 사장은 “ESG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중견기업이 글로벌 기업의 공급망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코트라는 우리 기업이 해외시장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포럼에서 'EU 공급망 실사법 동향'을 주제로 강연을 펼친 니콜라 위어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수석위원(사진 임호동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이번 포럼에서 'EU 공급망 실사법 동향'을 주제로 강연을 펼친 니콜라 위어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수석위원(사진 임호동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 강화될 수밖에 없는 ESG… 기업 맞춤형 전략 마련 필요해

‘EU 공급망 실사법 동향’을 주제로 첫 강연을 시작한 니콜라 위어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수석위원은 공급망 실사의 필요성과 미래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니콜라 위어 수석은 “생존을 위해 탄소중립은 필수요소가 되고 있고, 결국 세계 정부는 규제를 계획하며 기업들에게 지속가능성을 요구하고 있다”며 “특히 EU 공급망 실사법으로 인해 중소기업들은 탄소감축,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폐기물 관리 등에 대한 요구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니콜라 위어 수석은 “ESG 공시 및 규제 흐름은 기업이 직간접적으로 배출하는 ‘스코프 1,2’ 뿐만 아니라 제품 생산 외 협력업체, 물류, 제품 사용 및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인 ‘스코프3’으로 확대되고 있는데, 공급망 내 중소기업이 많은 국내 산업구조의 경우 스코프3에 취약해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를 위해 니콜라 위어 수석은 “명확한 이행행동을 만들고, 공급망 자체에 대한 이해와 분류를 시작한 뒤 평가와 실사, 실천으로 이어지는 체계를 만들어야한다”며 “규제를 준수함으로써 큰 기회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글로벌 공급망 ESG관리’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연경흠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수석위원은 공급망 ESG 실사 동향 및 주요내용과 함께 중견기업이 준비해야할 액션 포인트를 제시했다.

연경흠 수석은 “공급망 실사를 먼저 시작한 영국, 프랑스에서는 이미 공급망 실사법 관련 분쟁과 소송이 발생하고 있다”며 “EU공급망실사법이 EU의회와 이사회를 통과할 경우 2024년부터 국내법으로 제정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수출과 관련된 국가 상황을 살피면서 대응방안을 모색해야한다”고 말했다.

특히 연경흠 수석은 탄소감축, 재생에너지 확대, 순환경제, 보건과 안전, 책임있는 소싱 등 5가지를 중견기업의 공급망 실사 대응을 위한 액션포인트로 제안했다. 연경흠 수석은 “중견기업들은 ESG 경영에 대한 코어 데이터를 잡고 그에 맞는 공시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비재무제표는 공통된 기준만 있으면 어느정도 공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ESG, 규제가 아닌 기회로 접근해야 할 때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ESG를 새로운 기회로 접근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배희은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 아태지역 캐피털 마켓리더는 ‘중견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CDP 사업’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며, 이와 같이 주장했다.

영국에서 시작된 CDP는 투자자를 대신해 주요 기업의 온실가스 관련 정보를 공개하도록 요구하고, 공개된 정보에 근거해 각 기업의 온실가스 관련 리스크를 파악해 투자 결정의 자료로 이용하는 비영리 민간기구다.

배희은 리더는 “ESG 중 E(환경) 부문만 공개를 요구하는 CDP 평가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은 1만 3000여개 기업이지만, 그중 A등급을 기록한 글로벌 기업은 200여개, 국내기업은 4개사뿐이다”며 “특히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스코프1,2는 공시하고 있지만 스코프3 공시는 20%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배희은 리더는 “이는 ESG가 기업에 기회를 줄 수 있음을 의미한다. 기업이 ESG 기준을 리스크, 규제라는 관점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방향으로 접근해야한다”고 “ESG는 온실가스 감축 등에서 더 나아가 금융, 투자 등에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이날 포럼에서는 제규어&랜드로버, 포스코, LG에너지솔루션, 한화솔루션, 고영테크놀러지의 ESG 담당자들이 참여해 각 기업의 ESG 전략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성용 LG에너지솔루션 ESG 임팩트 팀장은 ESG 공급망 실사와 관련해 협력사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이성용 팀장은 “이제 ESG는 더 이상 대기업만의 의무가 아니다. 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계약 단계에서부터 공급망에서 ESG 관련 문제가 발생할 경우 법적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며 “환경, 노동, 인권 등 ESG 리스크가 발생할 경우 계약이 파기될 수 있다. 이에 공급망에 있는 기업들도 ESG 전략을 도입·마련해야한다”고 말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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