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개국 1만명, ‘친환경 스트리밍’ 요구하는 청원 전달
“온라인 음원을 재생할수록 기후위기에 악영향”

케이팝포플래닛은 전 세계 팬들과 함께 올해 8월부터 멜론 등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들에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해왔다. 실제로 팬 수백명이 멜론 앱스토어에 관련 리뷰를 남겼고, 온라인 청원인 ‘멜론은 탄소맛’에는 한달 만에 53개국 1만명이 넘는 팬들이 서명했다.(케이팝포플래닛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케이팝포플래닛은 전 세계 팬들과 함께 올해 8월부터 멜론 등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들에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해왔다. 실제로 팬 수백명이 멜론 앱스토어에 관련 리뷰를 남겼고, 온라인 청원인 ‘멜론은 탄소맛’에는 한달 만에 53개국 1만명이 넘는 팬들이 서명했다.(케이팝포플래닛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전 세계 케이팝 팬 1만명이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요구하고 나섰다. 29일 케이팝포플래닛(Kpop4planet)은 멜론·바이브·플로·지니뮤직·벅스 등 국내 음원 서비스에 ‘친환경 스트리밍’을 요구하는 1만명의 청원과 함께 성명서를 전달했다.

성명서에서 이들은 “음원 스트리밍은 팬들이 아티스트를 응원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임에도 현재 한국에는 적극적으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스트리밍 사업자가 없다”며 “온라인 음원을 재생할수록 더 많은 탄소가 배출돼 기후위기에 악영향을 끼치게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응원하면서 죄책감을 느끼고 싶지 않다”며 청원의 취지를 설명했다.

케이팝포플래닛이 국내외 케이팝 팬 1천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절반 이상이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음원을 출시하면 하루 5시간 이상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이는 일반 음악 소비자(2.6시간)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 애플·스포티파이·유튜브, 이미 RE100 달성...국내 업체는?

케이팝포플래닛에 따르면, 애플뮤직과 스포티파이, 유튜브뮤직 등 국외 스트리밍 서비스는 이미 재생에너지 사용 100%를 달성했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기후위기의 시급성에 비해 대응이 미흡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멜론을 소유한 카카오그룹은 204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100% 사용, 플로의 SK그룹은 2050년 탄소중립이 목표다. 최근 네이버가 RE100에 가입하면서 바이브도 2040년에 재생에너지 100%를 달성할 계획이다. 하지만 케이팝포플래닛은 “국내 음원 서비스들은 뚜렷한 기후행동 계획이 없거나 있더라도 가속화하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불충분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주장했다.

케이팝포플래닛은 전 세계 팬들과 함께 올해 8월부터 멜론 등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들에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해왔다. 실제로 팬 수백명이 멜론 앱스토어에 관련 리뷰를 남겼고, 온라인 청원인 ‘멜론은 탄소맛’에는 한달 만에 53개국 1만명이 넘는 팬들이 서명했다. 

◇ “국내 음원 서비스, 2030년 재생에너지 100% 사용해야”

이들은 청원을 통해 국내 음원 서비스들이 2030년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약속하고, 현재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고 있는 재생에너지 비율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또 가까운 시일 내에 재생에너지 100% 음원 파일 상품을 출시하고 기업의 의지를 보여줄 것을 기대했다. 

이번 청원을 이끈 이다연 케이팝포플래닛 활동가는 “국내 음원 플랫폼들의 뒤처진 기후 대응은 향후 그들의 설 자리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며 “케이팝이 높은 국제적 위상을 떨치는 이때, 케이 음악 플랫폼도 2030년 100% 재생에너지 사용 약속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케이팝포플래닛은 케이팝 팬들이 주도하는 기후행동 플랫폼으로 대표 캠페인인 ‘죽은 지구에 케이팝은 없다’를 통해 플라스틱 음반을 줄이고 저탄소 콘서트를 제안하는 등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지속가능성을 요구해왔다. 이후 JYP엔터테인먼트가 한국형 RE100를 선언하고 SM엔터테인먼트가 유엔글로벌콤팩트에 가입했으며, 지난 7월에는 BTS의 멤버 ‘제이홉’이 환경을 고려한 디지털 플랫폼 앨범을 내기도 했다. 

'멜론은 탄소맛' 캠페인 SNS 홍보물(케이팝포플래닛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멜론은 탄소맛' 캠페인 SNS 홍보물(케이팝포플래닛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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