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카 ‘개발협력 관점에서 본 ESG’ 보고서
“혁신·성과창출 넘어 ESG 경영방침 설정해야”

ESG가 기업 경영 및 투자 시장에서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는 가운데 기업들은 물론이고 공공기관 역시 관련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본사DB)/그린포스트코리아
ESG가 기업 경영 및 투자 시장에서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는 가운데 기업들은 물론이고 공공기관 역시 관련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본사DB)/그린포스트코리아

ESG가 기업 경영 및 투자 시장에서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는 가운데 기업들은 물론이고 공공기관 역시 관련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가 지난 8월 공공기관의 ESG 적용과 개발 및 협력 관점에서 보는 ESG 관련 내용을 정리해 보고서로 펴냈다.

코이카는 지난 8월 ‘개발과 이슈’ 제 74호를 통해 ‘개발협력 관점에서 본 ESG’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현재 국내 ESG 이행은 조직 경영 차원에만 초점을 추어 논의되고 있지만 ESG 이행은 조직 운영 측면 외에도 다양하게 나타난다”고 규정했다.

코이카는 “인류 공동번영·글로벌 가치 창출·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기여를 목적으로 설립된 개발협력기관 관점에서는 ESG를 조직경영 측면과 아울러 개도국에서 수행되는 사업 내에서 적용되는 형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미국과 일본 개발협력 기관 ESG 사례

코이카는 보고서에서 해외 개발협력 기관인 미국 국제개발처와 일본 국제협력기구의 개발협력 사업 내 ESG 접근방법 등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국제개발처는 사업에서 민간 역할을 매우 중요하게 인지한다. 미국 다국적 기업들은 지속가능하고 환경 친화적인 비즈니스 관행을 빠르게 수용하고 있다. 국제개발처는 ESG가 이런 경향을 가속화하는 최근의 상황에서 크게 두가지 접근법을 가지고 민간기업과의 ESG 협력사업을 다룬다.

첫째는 ESG 사업을 시작하려는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형성해 새로운 민간재원을 개발협력사업에 활용하고, 두 번째는 기존 파트너들에게 ESG 사업 및 관련 요소 적용을 제안하고 사업 재정 지원 전에 이를 협의하고 반영한다. 아울러 보고서는 “(USAID는)자국 기업 ESG 실천 및 투자를 독려하고 연계해 개도국 내 현지 기업이 ESG를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특징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와 관련, 동남아시아 지속가능한 농·임업에 투자하는 투자자와 중소기업을 연결하는 혼합금융 플랫폼 사례 등을 소개했다.

탄소감축을 위한 네슬레 사례도 언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 커피 생산의1/4을 차지한다. 그린 인베스트 아시아(GIA)는 해당 지역 커피 농업 부문의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네슬레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GIA와 네슬레는 파트너사로부터 농장 수준의 데이터를 수집해 저탄소 농업 모델 등을 식별하고 이 결과를 바탕으로 커피 분야 탐소 감축 방안에 대한 권고사항을 발표할 예정이다.

◇ “사업 생애주기 걸친 광범위한 환경·사회 영향 평가”

일본 국제협력기구 사례도 소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ESG 공시를 의무화하기 위해 국제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기업들에게 ESG 정보공개를 의무화할 방침이라고 밝히면서 환경에 대한 기업 보고 관련 규제를 추진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정부의 ODA 수행기관인 국제협력기구 역시 관련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보고서는 해당 기구가 개발협력사업을 추진할 때 ‘환경사회고려 가이드라인(ESC 가이드라인)’을 통해 사업이 줄 수 있는 환경 및 사회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피하거나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고 밝혔다. 일본 국제협력기구의 해당 가이드라인은 보건과 인간안보, 자연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다는 뜻이다.

해당 기구의 ESC 관련 가이드라인은 2010년 처음 제정됐다. 최근 언급되는 ESG가 아닌 ESC로 앞서 언급한 것처럼 환경과 사회관련 내용이다. 보고서는 ESC에 대해 대기, 물, 땅, 쓰레기,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그리고 생태계 등을 포함한 광범위한 의미로 사용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 국제협력기구는) 비즈니스 프로토콜 및 중기계획 등의 문서에 가이드라인을 포함해 사업 시행 시 이를 준수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사업 초기 단계부터 모니터링까지 사업의 생애주기에 걸쳐 광범위한 환경·사회적 영향을 평가하며 부정적 영향이 발견되면 이를 재검토해 보완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 위협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과 환경 및 사회적 고려사항의 품질 개선 노력에 따라 해당 기구는 ESC 가이드라인 개정 작업에 착수했고 올해 개정을 완료했다

◇ “혁신·성과창출 넘어 ESG 경영방침 설정해야”

코이카는 보고서를 통해 “개발협력기관의 ESG 이행은 민간기업에서 추구하는 ESG 철학과는 다소 차이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개발협력기관의 목적은 이윤창출이 아니며 이미 SDGs 이행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이를 통해 개발도상국의 지속가능성도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ESG와 SDGs의 궁극적인 지향점이 동일하기 때문에 ESG에 대한 관심이 고조됨에 따라 보다 다양한 참여자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국제개발처와 일본 국제협력기구, 코이카 등 3곳의 개발협력기관이 E(환경)부문을 중점적으로 ESG 이행 방향성을 잡고 기관 차원에서 ESG를 이행하는 것으로 관찰됐다”고도 밝혔다.

미국 국제개발처의 ESG 형태에 대해서는 “민간역할을 중요시하며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개도국의 기업, 정부, 지역사회 등 개도국 내 ESG 적용과 실천을 지원하는 사업이 두드러졌다”고 진단했다. 일본 국제협력기구에 대해서는 “환경과 사회 영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며 투명한 정보공개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E분야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진단했다.

코이카 스스로에 대해서는 “환경분야 사업 확대와 함께 대기업과의 협력을 중심으로 국내기업의 ESG 경영철학 도입 및 실천을 지원하는 형태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점차 중소기업, 소셜벤처와으 협력과 파트너십 및 사업모델 다각화로 발전해가는 중으로 보인다”고도 덧붙였다.

보고서는 ESG에 대한 세계적인 요구에 비해 개발협력 분야에서의 관련 논의는 상대적으로 미비하다고 지적하면서 “ESG에 대한 논의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고 개발협력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 및 시민사회 등과의 협업, 공공기관으로서 ESG 선도적 도입 의무 등으로 인해 사전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보고서는 “ESG 이행전략과 기관의 중장기 경영목표는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며 ESG와 관련된 변화를 받아들이고 ESG 경영추세 확산에 따른 기관 차원의 준비로 경영전략 전환을 발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간의 경영성과가 혁신과 성과창출에 중점을 뒀다면 이제는 ESG에 중점을 둔 경영방침을 설정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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