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생산에 타격 주는 가뭄과 폭염
이상기후로 밀 제품 최대 31% 상승

이상기후는 결국 흉작으로 이어지고 그로 인한 식량대란 장기화가 염려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이상기후는 결국 흉작으로 이어지고 그로 인한 식량대란 장기화가 염려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태풍 힌남도가 역대 최강급 규모로 한반도를 강타하고 6일 오전 울산 앞바다로 빠져나갔다. 침수 피해가 속출한 이번 태풍이 위협적으로 커진 것은 남해 수온이 예년보다 높아져 태풍이 열에너지를 흡수해서 생긴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구가열화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 태풍의 피해 규모가 갱신될 뿐만 아니라 식량대란까지 올 수 있다는 염려가 나온다.

실제로 가뭄, 홍수, 태풍과 같은 이상기후로 인한 자연재해 현상은 매년 심화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전 세계 주요 식량 생산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유럽과 중국에서는 강바닥이 마를 정도로 가뭄이 심화되는가 하면 파키스탄은 최악의 홍수로 천 명이 넘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유엔 산하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1950년대 이휴 세계 거의 모든 지역에서 폭염이 늘었으며 유럽과 중앙아시아, 아프리카에서는 가뭄도 늘고 있다고 우려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올해 식품 가격은 전반적으로 20% 이상 올랐다. 

◇ 식량 생산에 타격 주는 가뭄과 폭염

이러한 날씨는 경제에 직접적이고도 미세한 영향을 미친다. 이를테면 중국은 기온이 60년 만에 최고치를 찍고 강우량은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면서 곡물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알려진다. 유럽 라인강은 지난달 중순 가뭄으로 수위가 40cm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화물 수송이 중단됐다. 

EU집행위원회는 이러한 상황을 두고 지난달 성명을 통해 “EU의 64%가 가뭄 상태에 있으며 이는 500년 이래 최악의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건조한 날씨가 11월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우려했다. 

뿐만 아니다. 가뭄과 폭염은 식량 생산에 큰 타격을 줬다. EU집행위원회는 건조한 날씨로 올해 옥수수와 콩 수확량이 지난 5년 평균 대비 각각 16%, 15%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기후위기로 인한 불안정한 식량 생산에 수출 제한에 나서는 국가도 있다. 국내외 언론보도에 따르면 인도는 자국 식량 안보를 이유로 밀, 설탕에 이어 쌀 수출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 인도는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이지만 올해 일부 주요 쌀 생산지의 강수량이 부족한 상태로 알려진다. 

◇ 이상기후로 밀 제품 최대 31% 상승

한편 전세계 해수면 기온 관측 결과 라니냐 장기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라니냐는 서태평양의 수온은 평년보다 높이고 동태평양의 수온은 떨어뜨려 기후이변의 원인이 된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라니냐가 계속되면 동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중앙아시아 등 지역에는 가뭄이 오고 호주와 동남아시아에는 폭우와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각 지역이 겪을 이상기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예컨대 세계 3위 옥수수 수출국이자 세계 7위 밀 수출국인 아르헨티나가 가뭄을 겪게 되면 식량 생산 차질과 식량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연쇄반응이 일어난다.

글로벌 식량난에 대한 영향은 우리나라도 피해갈 수 없다. 당장 전세계 이상기후와 전쟁 등의 영향으로 주요 원재료인 밀과 콩류 가격이 오르면서 관련 제품 가격도 최대 31%까지 치솟았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발표한 올해 2분기 생활필수품 가격조사 결과에 따르면 밀가루는 전년 동기 대비 평균 가격이 31.3% 올랐고, 콩을 원재료로 하는 식용유 가격은 23.9% 상승했다.  

국내 식품기업들은 원재료값 상승에 따라서 제품 판매가를 높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공급처 및 원산지 다변화로 위험을 분산시키거나 롱텀 계약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면서도 전세계적인 기상기후 현상과 물가상승 흐름에 대해서는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모두에게 같은 상황인 만큼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오뚜기 관계자 역시 “중장기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하반기 상황을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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