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위기의 바다 위한 해결책 해양보호구역’
해양 쓰레기·기후변화가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함부로 버려지는 플라스틱과 높아지는 평균 기온으로 인해 달라진 날씨가 바다 환경을 위협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함부로 버려지는 플라스틱과 높아지는 평균 기온으로 인해 달라진 날씨가 바다 환경을 위협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함부로 버려지는 플라스틱과 높아지는 평균 기온으로 인해 달라진 날씨가 바다 환경을 위협한다. 해양생물의 먹이사슬에 개입해 생태계를 흔들기도 하고 바다를 터전으로 삼는 동물의 서식지가 직접적으로 흔들리기도 한다. 글로벌 환경단체들이 각국 정부를 향해 ‘해양보호구역’ 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버려지는 물건들과 달라지는 날씨가 바다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짚어본다.

◇ “바다에 버려진 고체 쓰레기 중 플라스틱이 특히 문제”

해양 쓰레기는 말 그대로 바다에 버려져 해양 환경을 오염시키는 물질을 뜻한다. 일반적으로는 쓰레기로 구성된 고체 물질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그린피스는 “해양 쓰레기는 합성물질이 많고 특히 플라스틱 문제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그린피스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하천에서 해양으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쓰레기 양은 연간 115만~241만 톤이다. 배출량의 74%는 5월~10월 사이에 집중된다.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는 그 규모가 커서 열대지방부터 극지 해양에 이르기까지 곳곳을 오염시킨다. 부유성 플라스틱은 해류를 따라 먼 거리를 이동해 외딴 지역 해안에 퇴적되고 축적되며 일부는 해저로 가라앉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1998년 마리아나 해구 수심 1만 898m에서 비닐봉지가 발견된 적도 있다.

바다에 떠다니는 미세플라스틱 숫자를 정확히 헤아리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린피스 역시 보고서에서 “발생량을 정확히 측정하기는 불가능하다”는 단서를 달았다. 그러면 대략적인 규모는 어떨까?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3년 사이 총 24회의 탐사를 통해 데이터를 분석했고 그 결과 해양에는 5조 2,500억개의 플라스틱 조각이 떠다니고 있다. 그 무게는 26만 8,940톤에 달한다.

떠다니는 미세 플라스틱은 바다에 사는 동물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몸에 이리저리 얽혀 움직임이 불편해지거나 그걸 먹고 장폐색을 일으키는 등 다양한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다.

지난 2015년 조사에 따르면 해양생물 690여 종이 바다에 떠다니는 쓰레기와 직접 접촉했고 그 중 92%가 플라스틱이다. 29년 동안 북대서양참고래 626마리 사진을 분석한 결과 83%가 플라스틱이 얽혀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보고서는 미세플라스틱이 극·오지를 포함한 해양의 해수면에서 침전물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곳곳에서 발견된다고 지적했다. 해양생물이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는 경우가 생기면서 동물성 플랑크톤에서부터 거북이, 해양 포유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동물의 몸에서 관련 물질이 발견된다. 그린피스는 (보고서 발간 당시 기준) “미세플라스틱으로 오염된 해산물 섭취가 인체에 해가 된다고 보지는 않지만, 미세플라스틱이 해양 먹이사슬이나 인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매우 제한적인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 “달라진 날씨가 바다에 미치는 악영향 심각”

보고서는 기후변화가 해양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의 범위와 규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를 위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2014년 정책입안자들을 위해 펴낸 요약 보고서를 인용했다.

내용을 옮기면 이렇다. 21세기 중반 및 그 이후에 예상되는 기후변화로 인해 세계 해양 생물종 재분포 및 해양생물다양성 감소가 일어났다. 이를 통해 어업 생산성과 기타 생태계 서비스의 지속적인 제공이 어려워졌다. 온난화로 해양 생물종의 공간적 이동이 일어나 고위도 지역 침해, 열대 및 반폐쇄해의 지역 멸종률 증가로 이어지기도 한다.

종 풍부도와 어획 잠재량은 평균적으로 중·고위도 지역에서 증가하고, 열대 지방에서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용존산소 최소층(OMZ)과 무산소 ‘데드존’이 늘어나 바닷속 어류 서식지에 더욱 부담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다만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내용 중 신뢰도가 ‘높음’으로 표시된 것도 있고 ‘중간’으로 표시된 부분도 있다. 신뢰도는 다수의 광범위한 예측치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보고서는 “이런 전망만으로도 경각심을 갖기에 충분하지만 기후변화가 해양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의 범위와 규모는 실제로는 더욱 심각하다”고 주장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수 기가 톤에 달하는 탄소 배출량으로 인해 지구 기온 상승, 지역적 기상 패턴 변동, 해수면 상승, 영양염류 농도 변화, 해양순환 변화 등 수많은 물리적 변화가 야기되고 있다.

바다는 지구의 생명을 유지하고 보호하는데 많은 역할을 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바다는 지구의 생명을 유지하고 보호하는데 많은 역할을 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북극해빙 최소면적...관측 시작 이래 두 번째로 낮아”

보고서에 따르면 바다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육상의 숲과 식물이 흡수하는 양을 모두 합친 것과 비슷하다. 해양은 1971년부터 2010년 사이 대기와 토양 등의 온도가 올라가고 빙하가 녹으면서 늘어난 열의 93%를 흡수했다. 보고서는 “하지만 1998년 이후 모든 해저분지는 공통적으로 심각한 온난화를 겪었고 특히 남반구 해양, 열대·아열대 태평양, 열대·아열대 대서양에서 가장 심각하게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이 기간 상부 75m 수온은 10년당 평균 0.11°C씩 상승했다. 대부분의 열은 상부 700m에서 흡수되는데 파도, 조류, 해류가 계속해서 바닷물을 혼합하기 때문에 열은 저위도에서 고위도로, 수심이 낮은 곳에서 깊은 곳으로 이동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양이 흡수하는 열은 지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지구 주변을 이동할 뿐이다. 해양과 대기는 역동적인 관계로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일부 열은 대기를 재가열하는데 직접 사용되고, 기존 해양에 저장된 열은 결국 어떤 형태로든 방출돼 지구온난화에 기여한다.

보고서는 2015년 진행한 한 조사를 인용해 연구자들이 해빙의 조건이 계절적으로 변화하는 현상과 그에 따른 빙하 서식지 감소를 계량화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베링해를 제외한 모든 조사 지역에서 해빙에 변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여름 중 빙하 감소 기간은 5~10주 늘어났고, 러시아 바렌츠해에서는 20주 이상 늘어났다. 2020년 9월 북극해빙 면적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북극해빙의 최소 면적이 40여년 전 관측을 시작한 이후 두 번째로 적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 북극곰 사례로 본 기후변화와 생태계의 관계

플라스틱과 기후위기가 바다에 영향을 미쳤다면 바다에 사는 동물들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보고서는 북극곰을 통해 이 문제를 조명한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북극곰은 IUCN 위기종 적색목록에 취약종으로 분류되어 있으며 해빙 의존성이 높다. 북극곰에게 빙하는 사냥과 짝짓기를 하고 새끼를 키우는 터전으로, 생애 주기 전반이 이루어지는 기반이다.

북극의 극한 기후를 견디기 위해서는 열량이 높은 먹이가 필요하다. 북극곰은 물범 등 고지방 먹이를 통해 열량을 축적하는데, 해빙에서는 이러한 먹이를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해빙 조건의 변화로 충분한 먹이를 찾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면서 북극곰의 미세한 에너지 균형이 흔들리고 개체군 단위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빙하가 후퇴한 일부 지역에서는 북극곰이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게 되었는데, 이로 인해 새끼 북극곰 사망률이 증가하고 성체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한 암컷 북극곰의 예를 들어 “426마일(687km)의 바다를 건너기 위해, 관측사상 최장기록인 9일 연속 헤엄을 친 것으로 알려진다”고 밝혔다.

북극곰이 늘어난 지역도 있다, 이 경향 역시 날씨와 관계가 있다는 시선이 있다. 보고서는 과학자들이 일부 지역 조사지 5곳에서 북극곰 개체수가 증가한 원인 역시 기후변화와 여름 빙하 감소에서 찾는다고 밝혔다. 이들 지역에서는 일부 북극곰이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는 먹이 과정을 보여 상황에 따라 흰뺨기러기, 삼솜깃오리, 흰갈매기를 잡아먹는 것이 관찰된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이 같은 먹이 행동의 변화는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기후변화가 생태계에 미치는 낙수효과를 보여주는 사례”고 밝혔다.

환경을 둘러싼 많은 이슈와 여러 논란, 그리고 다양한 주장이 있습니다. 여러 갈래의 의견을 종합하면 대개 한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자연을 보호하고 자원을 낭비하지 말자'는 목소리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우리는 무엇을 줄이고 뭘 더해야 할까요.

인류의 행동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우리의 지난 활동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려는 시도가 이미 많았습니다. 여러 환경단체에서, 다양한 정부 부처가, 그리고 입법 활동과 정책을 주관하는 많은 기관이 환경 관련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그들이 보고서나 회의록 또는 토론 자료를 통해 공개한 환경 관련 통계,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제안이나 아이디어를 자세하게 소개합니다. 이번 보고서는 그린피스가 2021년 6월 출간한 ‘위기의 바다를 위한 해결책, 해양보호구역’입니다. 보고서는 바다의 위기를 크게 4가지 분야로 나눠 설명합니다. 기사는 이 주제를 2개씩 나눠 2회차로 보도합니다. [편집자 주]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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