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지도 않고 버려진 음료

버려진 쓰레기로 인해, 애초에 만들어진 의도와는 다르게 사용되어 버린 조형물의 모습. (이한 기자 2022.8.11)/그린포스트코리아
버려진 쓰레기로 인해, 애초에 만들어진 의도와는 다르게 사용되어 버린 조형물의 모습. (이한 기자 2022.8.11)/그린포스트코리아

서울 송파구의 한 보행자도로에 1회용 음료컵이 쓰러진 채 버려져 있다. 자동차 등의 진입을 막기 위해 설치해놓은 조형물을 마치 티테이블이나 쓰레기통처럼 사용한 예다. 제대로 다 마시지도 않은 채 버려져서 저 컵을 가져다 수거함에 버린다고 해도 재활용이 잘 이뤄질 것 같지도 않다.

사실 음료를 모두 마시지 않은 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깨끗하게 다 마셨던 아니면 새 잔이든 정해지지 않은 곳에 함부로 버리는 게 문제다. 물론, 다 마신 후 컵을 깨끗하게 비워서 버려야 하는 게 원칙이긴 하다.

1회용 플라스틱 컵은 담배꽁초와 더불어 길에 매우 흔하게 버려지는 물건 중 하나다. 함부로 버리면 안된다는 걸 몰라서 그럴까? 아무렇게나 버려도 법적으로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터다. 결국 문제는 나쁜 습관이다. 쓸모가 없어지면 죄의식 없이 아무렇게나 버려두고 떠나는 나쁜 습관 말이다.

때로는 긴 글 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많은 메시지를 담습니다. 과거 잡지기자로 일하던 시절에 그런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포토그래퍼나 디자이너에게 어떤 느낌의 작업물을 원하는지 전달하려면 빽빽한 글을 채운 작업지시서보다 딱 한 장의 ‘시안’이나 ‘레퍼런스’가 훨씬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살면서 마주치는 여러 가지 환경 관련 이슈, 그리고 경제 관련 이슈가 있습니다. 먼 곳에 있는 뉴스 말고 우리가 아침저녁으로 마주하는 공간에서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것들 말입니다. 그런 풍경들을 사진으로 전하겠습니다.

성능 좋은 DSLR이 아닙니다. 그저 주머니에서 꺼내 바로 찍을 수 있는 폰카입니다. 간단하게 촬영한 사진이지만 그 이미지 이면에 담긴 환경적인 내용들, 또는 경제적인 내용을 자세히 전달하겠습니다. 110번째 사진은 다 마시지도 않은 채 버려진 1회용컵 사진입니다. [편집자 주]

leehan@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