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깅으로 인생 바뀐 직장인
황승용(닦장) 지음 더숲 펴냄

플로깅으로 인생이 바뀌었다는 평범한 직장인의 이야기를 담은 책 지구 닦는 직장인 (황승용 지음 더숲 펴냄)/그린포스트코리아
플로깅으로 인생이 바뀌었다는 평범한 직장인의 이야기를 담은 책 지구 닦는 직장인 (황승용 지음 더숲 펴냄)/그린포스트코리아

지구를 깨끗하게 닦겠다는 사람들이 있다. 자동차 유리를 닦는 와이퍼(wiper)처럼 지구(earth)를 닦는 사람들. 그들은 ‘와이퍼스’라는 이름으로 활동한다. 와이퍼스를 만든 사람은 ‘닦장’이라는 닉네임의 직장인 황승용 씨다. 황 씨는 아내와 함께 ‘친환경 부부’ ‘이웃집 히어로’라는 이름으로 방송에도 소개된 바 있고 지난해 4월 ‘지구 닦는 직장인’이라는 제목으로 본지 인터뷰에도 응한 바 있다. 지구 닦는 황 대리가 바로 닦장 그 사람이다.

그는 회사에서는 대리다. 하지만 퇴근하면 플로깅 모임 와이퍼스의 대표인 ‘N잡러’다.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던 어느 날, 코에 플라스틱 빨대가 꽂힌 채 피를 흘리는 거북이 영상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아 직접 환경 실천에 나섰다. 여기까지가 언론 등을 통해 잘 알려진 그의 스토리다.

황 씨는 환경 관련 영상과 다큐멘터리 등을 보면서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결국 소비자가 쥐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다음 날 다회용 용기를 들고 김밥을 포장하러 가면서 쓰레기를 주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쓰레기가 바닥에 널린 것을 보고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는 절박함을 깨달았고 ‘플로깅’과 ‘용기내’를 적극 실천하기 시작했다.

그는 책 머리말을 통해 스스로를 “환경운동가가 아니고 9년차 직장인”이라고 소개한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환경에 관심을 두면서도 정작 관련 활동을 언급하면 자신이 할 일이 아니며 바쁘고 여유가 없다며 고개를 돌린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2년 전 우연한 계기로 환경에 관심 갖고 행동하게 된 이후 다양한 방면에서 큰 변화를 겪고 있다”고 고백한다. 황 씨에 따르면 그 변화는 긍정적이며 여러 측면에서 자신의 삶이 ‘새로고침’ 됐단다.

그는 자신의 책이 엄청난 이론서도 아니고 1년에 작은 유리병 하나 정도 분량만 쓰레기를 배출하는 미국의 비 존슨이나 학교에 가는 대신 환경 운동에 몸 담은 그레타 툰베리처럼 대단한 활동을 요구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다만 직장인인 자신이 실제로 환경 관련 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을 공유하고 싶다고 했다.

그걸 공유하려는 이유는 하나다. 환경 문제를 단순히 걱정만 하지 말고 소소하더라도 직접 행동하도록 응원하고 싶다는 것. 막연한 관심은 있는데 막상 실천하려니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몰라 막막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자.

한 마디 덧붙이면, 황 씨는 거북이 코에 빨대가 꽂힌 영상을 찾아본 이유도 처음에는 환경 문제에 대한 깊은 관심이 아니라 다른 이유라고 책을 통해 밝혔다. 바꿔 말하면, 환경 문제에 깊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는 ‘유별난’ 사람들만 실천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누구라도 그렇게 할 수 있다. 지구 닦는 직장인의 책은 바로 그런 용기를 준다.

요즘 ‘친환경’이 ‘유행’입니다. 사람들이 환경에 관심 갖는 건 좋은 일이지만 그 관심이 트렌디한 소비되는 것이 한편으로는 걱정되기도 합니다. 솟아나는 관심들이 실천으로 이어지고 그 실천이 모여 습관이 되고 습관이 파도를 만들어 기후위기를 넘는 물결이 되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의 관심을 대변하듯, 출판 시장에도 환경을 다룬 책들이 많이 출간됩니다. 제로웨이스트, 비건,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그리고 우주에 쌓이는 쓰레기까지...그 내용과 종류도 다양합니다. 여러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저마다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환경 관련 이슈가 흥미롭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그 관점을 독자들과 나누기 위해 ‘책으로 읽는 환경’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2주에 1번 일요일, ‘제로웨이스트 도전기’와 번갈아 보도합니다. 열 여덟번째 순서는 플로깅을 실천하는 평범한 직장인이 쓴 (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환경 책입니다 [편집자 주]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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