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물리학자가 들려주는 생태위기 이야기
오렐리앙 바로 지음 조정훈 옮김 구름서재 펴냄

어떻게 지구를 구할까? (오렐리앙 바로 지음 조정훈 옮김 구름서재 펴냄)/그린포스트코리아
어떻게 지구를 구할까? (오렐리앙 바로 지음 조정훈 옮김 구름서재 펴냄)/그린포스트코리아

지구를 구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 책의 저자는 생태학자가 아니라 ‘천체물리학자’다. 저자는 자신이 “지구 생명 종의 한 일원으로서, 그리고 현재의 위기를 먼저 깨달은 한 사람으로서 경고의 외침에 앞장서고자 한다”고 말한다.

저자 오렐리앙 바로는 프랑스의 천체물리학자이자 철학자 그리고 환경 시민운동가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 연구원이며 우주 등에 관한 대중 과학서 저자기도 하다. 그는 환경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구와 생명을 보존하기 위해 혁명적인 수준의 사회 변화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시민과 정부가 정치적 결단과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지난 2018년 유명 배우 쥘리에트 비노슈와 함께 ‘르몽드’에 전 세계 영화인과 예술가 그리고 과학자 200여 명의 서명을 받아 호소문을 발표했다. 인류 최대의 위기를 맞아 정치적 행동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출판사에서는 이 행동에 대해 “유럽 기후행동의 불씨를 당겼다”고 표현했다.

책은 지구가 정말 위기인지, 인류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화하고 무엇을 변화시켜야 하는지에 대해 얘기한다. 생태계가 무너지기 시작하고 있으며 인간들도 위험에 처해 있고, 생명체들이 사라지는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고도 주장한다.

저자는 “지난 40년 동안 유럽에서 4억 마리, 미국에서 30억 마리가 넘는 새들이 사라졌다(19p)”고 주장하면서 종의 수 뿐만 아니라 생물의 개체수 또한 줄어들고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면서 인간은 지구에 살아 있는 생물 개체수의 0.01%밖에 안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83%에 이르는 생명들의 죽음에 직접, 간접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지적한다. 인간을 향해 ‘침략자’라는 단어도 사용했다.

이런 주장도 있다. 책의 네 번째 주제 마지막 페이지에서 저자는 인간이 생명체가 존재했던 40억 년 중 가장 짧은 시간 내에 가장 많은 수의 생물들을 멸종시키고 함께 사라진 종으로 기억될 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는 머리말에서 “어떤 이들은 나의 제안이 급진적이고 과격하다고 말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당장 돌아보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 인류는 무엇을 해야 할까? 물리적 성장 목표에 얽매이기 보다 생명의 근원적인 가치를 찾고 선택 기준 자체를 새로운 가치관에 맞춰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위의 주장에 동의할 마음이 있거나, 기후위기가 인류의 삶과 관련이 적다고 생각하는 사람 모두 한 번쯤 읽어볼 만 하다.

요즘 ‘친환경’이 ‘유행’입니다. 사람들이 환경에 관심 갖는 건 좋은 일이지만 그 관심이 트렌디한 소비되는 것이 한편으로는 걱정되기도 합니다. 솟아나는 관심들이 실천으로 이어지고 그 실천이 모여 습관이 되고 습관이 파도를 만들어 기후위기를 넘는 물결이 되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의 관심을 대변하듯, 출판 시장에도 환경을 다룬 책들이 많이 출간됩니다. 제로웨이스트, 비건,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그리고 우주에 쌓이는 쓰레기까지...그 내용과 종류도 다양합니다. 여러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저마다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환경 관련 이슈가 흥미롭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그 관점을 독자들과 나누기 위해 ‘책으로 읽는 환경’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2주에 1번 일요일, ‘제로웨이스트 도전기’와 번갈아 보도합니다. 열 일곱번째 순서는 천체물리학자 시선으로 생태위기를 다룬 ‘어떻게 지구를 구할까?’(구름서재)입니다. [편집자 주]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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