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기금 ‘지구생명 보고서 2020’
“달라지는 날씨...개체수 감소와 연결”
기후변화와 연관 있는 포유류 멸종사례
“지속가능 생산·소비 결합된 통합 접근 필요”

널뛰는 날씨가 생물을 멸종 위기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환경을 보호하려는 다양한 노력과 더불어 생산과 소비에 이르는 인류의 경제활동이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점 높아진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널뛰는 날씨가 생물을 멸종 위기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환경을 보호하려는 다양한 노력과 더불어 생산과 소비에 이르는 인류의 경제활동이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점 높아진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생물다양성 위기의 시대다. 세계자연기금에 따르면 달라지는 날씨의 영향으로 금세기에 야생종의 5분의 1 정도가 멸종될 위기에 처해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자연보전 노력과 지속가능한 생산·소비를 함께 고려한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 “금세기 야생종 1/5 정도 멸종 위기”

세계자연기금은 지난 2020년 발간한 지구생명 보고서에서 “상당한 감축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라는 요인 하나만으로 금세기에 야생종의 5분의 1 정도가 멸종될 위기에 처해 있으며 생물다양성 ‘핫스팟’지역에서는 야생종이 가장 높은 비율로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30년 전만 해도 생물종에 미치는 기후변화의 영향은 극히 드물었지만 지금은 아주 흔하다. 심해 어류와 같은 일부 생물종은 기후변화 영향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지만 북극 및 툰드라 지역 등에 서식하는 생물종은 막대한 기후변화 영향에 직면해 있다.

세계자연기금은 그러한 압력이 동식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직접적인 생리학적 스트레스와 적합한 서식지 상실, 생물종 간 상호작용 방해 등을 통해서다. 번식이나 잎 돋움 등 중요한 생애사건 시기 교란 등 다양한 매커니즘을 통해 영향을 줄 수 있다. 여기서 언급한 생물종 간 상호작용은 수분 작용이나 포식자와 먹이 간 상호작용 등을 뜻한다.

보고서는 기후변화가 얼마나 빨리 심각한 개체수 감소를 이끌 수 있는지 언급한다. 서식지 또는 미세서식지의 가용성 또는 질적 측면이 저하되거나 생물종 간 상호작용이 변하거나 생물계절학적 현상이 교란되는 경우 등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보고서는 열대 및 아열대 지역에 서식하는 박쥐 플라잉폭스와 호주 고유종으로 최근 절멸된 설치류 브램블 케이 멜로미스 사례를 소개했다.

◇ 기후변화와 연관 있는 포유류 멸종사례는?

실제로 지난 2016년 브램블 케이 멜로미스 멸종 소식이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당시 호주 토레스 해엽에 위치한 5헥타르 규모 산호지대 서식지에 대한 집중 조사가 이뤄졌고 이를 통해 멸종 사실이 밝혀졌다.

보고서는 당시 해외 자료를 인용해 “기후변화와 직접 연관이 있는 최초의 포유류 멸종 사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록 이 설치류는 사라졌지만 지금이야말로 기후변화 대응에 나서야 할 때임을 절실하게 상기시켜주는 상징”이라고 덧붙였다.

박쥐의 일종인 플라잉폭스 사례도 눈여겨 볼 만 하다. 보고서는 “1994년부터 2007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10만 마리도 되지 않는 플라잉폭스 박쥐 중 최소 2개 종 3만 마리 이상이 혹서기에 폐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플라잉폭스에 대해 “무리 지어 휴식을 취하기 때문에 단독생활을 하는 생물종에 비해 극한현상이 개체군에 미치는 영향을 발견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고 부연했다.

플라잉폭스는 기온이 42도를 넘으면 생리학적으로 견디지 못한다. 그런 고온에서는 그늘 찾기나 과호흡, 또는 몸에 침을 바르는 등과 같은 통상적인 대처 행동으로는 몸을 식히기 어려워서다. 박쥐들은 더위를 피하기 위해 몹시 흥분한 상태로 무리를 짓기 시작하는데 나무에서 떨어진 박쥐는 상처를 입거나 덫에 걸려 죽는 경우가 많다.

기금은 보고서에서 생물다양성에 대해 “수십년에 걸친 진화의 열매로서 자연적 과정과 인간의 영향에 의해 형성된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생물다양성이 우리가 필수적인 부분을 이루고 있으면서 전적으로 의존하는 생명의 그물을 형성한다고 설명한다. 생물다양성은 사막과 산림, 습지 산지, 호수, 강, 농업경관 등에 존재하는 다양한 생택를 아우르고 각각의 생태계에서 인간을 포함한 생물은 서로 간에 상호작용을 하며 주위의 대기, 물 및 토양과도 상호작용을 한다.

◇ “지속가능 생산·소비 결합된 통합 접근 필요”

생물다양성이 위협받는 현실에 대해 경계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인류의 경제적 번영이 결국 자연의 건강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WWF는 보고서에서 “경제활동은 자연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고 주장하면서 “인류가 이러한 현실을 인정하고 이에 따라 행동할 때 비로소 생물다양성을 보호하고 개선해 경제적 번영을 누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사태를 두고도 인류가 지구 생태용량의 한계를 넘지 않는 안전한 범위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라고 주장한다. 이 신호를 무시하면 인류는 건강과 환경, 그리고 경제 전반에 걸쳐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시선이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전 세계 1인당 자연자본은 1990년대 초 이래로 40% 가까이 감소한 반면, 생산자본과 인적자본은 각각 100%, 13% 증가했다. 보고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이 보내를 메시지를 어떻게 해석할지 알고 있는 경제 및 금융 분야 의사결정자는 극히 드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공공 및 민간 정책을 주도하는 인간의 경제적 문법과 현실 세계의 작동 방식을 결정하는 자연의 문법이 서로 불일치하는 부분이 있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보고서는 자연보전 노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식량 생산 및 소비 패턴의 근본적인 변화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과감한 자연보전 노력이 생물다양성 손실을 회복으로 전환할 수 있는 열쇠지만, 지속가능한 생산과 지속가능한 소비 등이 결합된 통합적 접근법을 통해서만 생물다양성 손실을 회복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환경을 둘러싼 많은 이슈와 여러 논란, 그리고 다양한 주장이 있습니다. 여러 갈래의 의견을 종합하면 대개 한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자연을 보호하고 자원을 낭비하지 말자'는 목소리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우리는 무엇을 줄이고 뭘 더해야 할까요.

인류의 행동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우리의 지난 활동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려는 시도가 이미 많았습니다. 여러 환경단체에서, 다양한 정부 부처가, 그리고 입법 활동과 정책을 주관하는 많은 기관이 환경 관련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그들이 보고서나 회의록 또는 토론 자료를 통해 공개한 환경 관련 통계,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제안이나 아이디어를 자세하게 소개합니다. 이번 보고서는 세계자연기금(WWF)이 지난 2020년 9월 발간한 ‘지구생명 보고서 2020’입니다. 해당 보고서 중 생물다양성 등 부분을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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