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2일 세계 생물종다양성의 날
생태계 속 생물과 무생물의 상호작용에 관한 다양성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생태계 건강의 연결고리

생물다양성이 풍부할수록 생태계가 건강하고 그로 인해 우리 인류가 누리는 혜택도 늘어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생물다양성이 풍부할수록 생태계가 건강하고 그로 인해 우리 인류가 누리는 혜택도 늘어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5월 22일은 ‘세계 생물종다양성 보존의 날’이었다. 이 날은 과거 1994년 제1차 생물다양성협약 가입국 회의에서 협약 발효일을 기념일로 정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2000년 12월 브라질에서 개최한 지구환경정상회의에서 협약 발표일(1992년 5월 22일)로 날짜를 바꿨고 이듬해인 2001년부터 매년 5월 22일을 생물종다양성 보존의 날로 정했다.

국내 주요 기업들도 5월 말을 전후해 '생물다양성'에 대해 언급했다. 효성첨단소재가 지난 5월 18일 국립생태원과 ‘생물다양성 보전과 생태문화확산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고 LG유플러스는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생물 종 다양성 보호를 위한 ‘개구리 사다리 설치’ 활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생물종다양성 보존을 주제로 ESG와 친환경 관련 활동을 펼친 사례다. 

생물종다양성이란 무엇을 뜻할까. 우선 사전적인 의미부터 보자. 네이버 시사상식사전에 따르면 생물다양성협약(CBD)은 국가, 지방자치단체, 비정부기구, 환경·시민단체 등의 참여와 협력으로 생태계를 보전하고 그 이익을 공정하게 분배하기 위한 국제환경협약이다. 이 협약은 기후변화협약(UNFCCC)·사막화방지협약(UNCCD)과 함께 유엔 3대 환경협약의 하나로 꼽힌다.

여기서 말하는 다양성은 생물종은 물론이고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 생물이 지닌 유전자의 다양성 등을 포괄한다. UN총회는 2010년을 세계 생물다양성의 해로 선언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1999년 10월 생물다양성협약에 가입했다. 지난 2012년 10월 19일 인도 하이데라바드에서 열린 제11차 생물다양성 당사국 총회에서는 2014년 제12차 당사국 총회 개최국으로 선정된 바 있다. 우리나라는 야생 동식물보호법 규정에 따라 법정관리 동·식물을 지정해 보호·관리하고 있다.

◇ 생태계 속 생물과 무생물의 상호작용에 관한 다양성

환경부 사이트 환경용어사전에 따르면 생물다양성은 ‘생물학적인 다양성’의 약자로 생태계 다양성, 종 다양성, 유전자 다양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환경부는 생태계 다양성에 대해 “사막, 산림 지대, 습지대, 산, 호수, 강 및 농경지 등의 다양성을 말하고 한 생태계에 속하는 모든 생물과 무생물의 상호작용에 관한 다양성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종 다양성은 “식물, 동물 및 미생물의 다양한 생물종으로 이해되는데, 일반적으로 한 지역 내 종의 다양성 정도와 분류학적 다양성을 지칭하는 의미를 가진다”고 설명해다.

마지막으로 유전자 다양성은 “종 내의 유전자 변이를 말하는 것으로 같은 종 내의 여러 집단을 의미하거나 한 집단 내 개체들 사이의 유전적 변이를 의미한다”고 정의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생물다양성이 풍부할수록 생태계가 건강하고 그로 인해 우리 인류가 누리는 혜택(생태계서비스)도 늘어난다.

우리나라는 생물다양성 전략 시행계획도 세웠다. 환경부 설명에 따르면 이는 국가의 생물다양성협약(CBD) 이행 로드맵으로 10년 단위로 수립한다. 최근의 생물다양성전략계획 2020에서는 ‘새천년개발목표(MDGs)’를 고려한 5개의 생물다양성 보전 목표(생물다양성의 지속가능한 이용 증진 등)와 이를 위한 아이치 목표 20개를 제시하고 있다. 아이치 목표는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해 당사국이 달성해야 할 목표로 생물다양성 유해인센티브 폐지, 오염 저감, 외래종 관리, 기후변화 등 20개 전략 계획과 목표 등을 다룬다.

2020년 생물다양성 협약에서는 생물다양성이 수십억 년에 걸친 진화의 열매로서 자연적 과정과 인간의 영향에 의해 형성된 것이라고 정의한다. 생물다양성은 우리가 필수적인 부분을 이루고 있으면서 전적으로 의존하는 생명의 그물을 형성한다. 이와 더불어 사막과 산림, 습지, 산지, 호수, 강, 농업경관 등에 존재하는 다양한 생태계를 아우른다.

기후위기는 생물다양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세계자연기금은 지구생명보고서 2020에서 "기후변화라는 요인 하나만으로 금세기에 야생종의 5분의 1 정도가 멸종될 위기에 처해있다"고 밝혔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기후위기는 생물다양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세계자연기금은 지구생명보고서 2020에서 "기후변화라는 요인 하나만으로 금세기에 야생종의 5분의 1 정도가 멸종될 위기에 처해있다"고 밝혔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생태계 건강의 연결고리

생물다양성이 환경 분야에서 중요한 열쇳말인 이유는 간단하다. 기후위기가 생물다양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세계자연기금(WWF)이 ‘지구생명보고서 2020’을 통해 이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WWF는 보고서에서 “상당한 감축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라는 요인 하나만으로 금세기에 야생종의 5분의 1 정도가 멸종될 위기에 처해 있으며, 생물다양성 핫스팟 지역에서는 야생종이 가장 높은 비율로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세계자연기금에 따르면 (2020년 9월 기준) 30년 전만 하더라도 생물종에 미치는 기후변화의 영향은 극히 드물었으나 지금은 아주 흔하다. 심해 어류와 같은 일부 생물종은 기후변화 영향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지만 북극 및 툰드라 지역 등에 서식하는 생물종은 막대한 기후변화의 영향에 직면해 있다고 기금은 밝혔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그러한 압력은 직접적인 생리학적 스트레스, 적합한 서식지의 상실, 상물종 간 상호작용 방해, 그리고 회유, 번식, 잎 돋움 등과 같은 중요한 생애사건 의 시기 교란 등 다양한 메커니즘을 통해 생물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기후변화가 열대 및 아열대 서식하는 박쥐의 일종인 플라잉폭스, 호주 고유종으로 최근 절멸된 설치류 브램블 케이 멜로미스에 끼친 영향은 기후변화가 얼마나 빨리 심각한 개체수 감소를 이끌 수 있는지 보여준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눈에 잘 띄지 않는 생물종들에 보이지 않는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경고한다.

브램블 케이 멜로미스는 2016년 멸종 소식이 보도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멸종은 기후변화와 직접 연관이 있는 최초의 포유류 멸종 사례다. 플라잉폭스는 기온이 42도를 넘으면 생리학적으로 견디지 못하는데 1994년부터 2007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10만 마리도 되지 않는 플라잉폭수 박쥐 중 최소 2개 종 3만 마리 이상이 혹서기에 폐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자연기금은 앞서 언급한 생물다양성협약(CBD. 2020)을 보고서에 인용했다. “각각의 생태계에서 인간을 포함한 생물들은 공동체를 형성하고 서로 간에 상호작용을 하며 주위의 대기, 물 및 토양과도 상호작용을 한다”는 내용이다. 생물다양성은 결국 기후변화와 지속가능한 발전, 그리고 생태계 및 인류의 건강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가치다.

사람들은 모두 환경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일회용품이나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고 입을 모읍니다. 정부와 기업은 여러 대책을 내놓고, 환경운동가들은 ‘효과가 미흡하다’며 더 많은 대책을 요구합니다. 무엇을 덜 쓰고 무엇을 덜 버리자는 얘기도 여기저기 참 많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생활 습관과 패턴은 정말 환경적으로 바뀌었을까요?

‘그린포스트’에서는 마케팅 키워드와 경제 유행어 중심으로 환경 문제를 들여다봅니다. 소비 시장을 흔들고 SNS를 강타하는 최신 트렌드 이면의 친환경 또는 반환경 이슈를 발굴하고 재점검합니다. 소비 시장에서의 유행이 환경적으로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짚어보는 컬럼입니다.

43번째 주제는 환경 관련 뉴스에서 꾸준히 등장하는 ‘생물다양성’ 관련 내용입니다. 어떤 이슈이기에 환경 관련 기사에 꾸준히 등장할까요? 참고로 3주 전인 지난 5월 22일은 세계생물종다양성 보존의 날이었습니다. [편집자 주]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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