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량 줄이기 어려우면 생산된 플라스틱 순환돼야”
플라스틱 재활용, 환경 넘어 자원 안보 문제도

플라스틱 재활용이 단순히 환경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 안보의 중요한 수단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플라스틱 재활용이 단순히 환경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 안보의 중요한 수단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플라스틱 재활용이 단순히 환경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 안보의 중요한 수단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교보지식포럼’을 통해 발표한 ‘플라스틱 재활용 당위성과 기술현황’ 보고서에서 이 문제를 지적하고 “환경적 차원과 경제적 차원 양면에서 플라스틱 재활용은 피할 수 없는 거대 담론이 되어 가고 있다”고 밝혔다.

◇ “사용량 줄이기 어려우면 생산된 플라스틱 순환돼야”

기후위기와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은 커지고 있지만, 오히려 플라스틱 사용량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도 글로벌 플라스틱 사용량은 지난 2019년 대비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해 택배와 음식 배달 및 포장 등이 늘어난 탓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플라스틱 생산량 역시 계속 늘고 있다. 보고서는 국제에너지기구(IEA) 조사를 인용해 “플라스틱 생산량은 연평균 3.4%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또 다른 해외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현재 추세가 유지될 경우 2040년 미세 플라스틱 폐기량은 2016년 대비 95.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밝혔다.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어렵다면 생산된 플라스틱이 순환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보고서는 지금까지 플라스틱 재활용이 미진했던 이유가 경제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비용이 플라스틱을 새로 만드는 것에 비해 비쌌기 때문이다.

아울러 친환경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실제 소비 변화로 이어지는 데는 더 많은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고도 지적했다. 보고서는 소비자 조사 기관 ‘링크플루언스’ 설문 조사를 인용해 “소비자의 65% 이상이 지속 가능한 제품을 구매할 책임감을 느낀다고 응답했음에도 불구하고, 얼마다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조사에서는 과반수 이상이 5% 이상을 지불할 의향은 없다고 밝혔다”라고 언급했다.

◇ 플라스틱 재활용, 환경 넘어 자원 안보 문제도

보고서는 “각 국 정부 차원의 플라스틱 관련 환경 규제 강화는 석유화학 기업들에게 피할 수 없는 현안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연합 회원국은 2021년 1월부터 재활용 되지 않는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에 비례하여 1kg 당 0.8유로의 기부금을 부담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그간 미진했던 플라스틱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일례로 2021년 3월 발의된 플라스틱 관련 법안에는 플라스틱 생산자에게 대대적인 생산자 책임을 부과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Schroders’는 석유 기반 기업들이 현행과 동일하게 신규 플라스틱(Virgin plastics)에 의존할 경우, 확산되는 규제와 세금으로 인해 음료 산업 관련 기업은 향후 10년간 5%의 연간 영업 이익이 감소하고, 플라스틱 포장 기업 중 80%는 중기적으로 세전 이익이 11~13%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플라스틱 재활용은 단순히 환경적 차원의 문제가 아닌 자원 안보 수단이라고도 지적했다. 보고서는 “플라스틱 재활용의 출발점이 사실은 환경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었다”고 언급하면서 “가장 먼저 플라스틱 재활용 정책을 시작한 EU도 출발은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자원 안보 우려 차원에서의 순환경제였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2015년 유럽집행위원회에서 채택된 'CEAP'에서 플라스틱 순환은 경제 성장 의제로 논의되었으며, 단순히 환경적인 이유에서가 아니라 효율적 자원 활용이라는 경제적 목표를 이루면서 동시에 탄소 중립과 환경 보호라는 목표를 같이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정의되었다”라고 언급했다.

보고서는 중국 역시 원자재 가격 변동 등에 대응하기 위해 재활용에 주목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세계 최대 폴리머 수입국인 중국 역시 원자재 가격 변동과 지정학적 공급 차질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편으로 플라스틱 재활용에 주목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참고로 중국은 플라스틱의 최대 사용자이자 동시에 최대 배출 국가이기 때문에 중국 내에서 석유화학 재활용에 대한 잠재적 이익은 매우 높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석유화학 전문 정보 기관 ICIS는 이미 중국 내 플라스틱을 연료로 바꾸는 화학적 재활용 기술이 진보를 이루었고, 향후 중국 정부가 최신식 화학적 재활용에 대한 투자에 집중할 경우 전 세계 재활용 시장의 양상이 달라질 것으로 진단했다.

화학 전문지 S&P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 규모는 1.7백만톤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2020년 0.68백만 톤과 비교할 때 166.7%의 성장이다. 보고서는 “환경적 차원과 경제적 차원 양면에서 석유화학 기업들에게 플라스틱 재활용은 피할 수 없는 거대 담론이 되어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환경을 둘러싼 많은 이슈와 여러 논란, 그리고 다양한 주장이 있습니다. 여러 갈래의 의견을 종합하면 대개 한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자연을 보호하고 자원을 낭비하지 말자'는 목소리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우리는 무엇을 줄이고 뭘 더해야 할까요.

인류의 행동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우리의 지난 활동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려는 시도가 이미 많았습니다. 여러 환경단체에서, 다양한 정부 부처가, 그리고 입법 활동과 정책을 주관하는 많은 기관이 환경 관련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그들이 보고서나 회의록 또는 토론 자료를 통해 공개한 환경 관련 통계,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제안이나 아이디어를 자세하게 소개합니다. 이번 보고서는 교보지식포럼(KIF)2022에서 발표된 ‘플라스틱 재활용 당위성과 기술 현황’입니다. 이 보고서는 4회차로 나누어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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