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의 본질에 대한 이해 필요

 

Q. 다음 중 ‘에코 의류’가 아닐 수도 있는 것은?

 

A. ① 선인장가죽지갑  ② 버섯가죽가방 ③ 비건가죽재킷

정답: ③ 비건가죽재킷

비건가죽 제품 가운데에는 폴리우레탄(PU), 염화비닐수지(PVC) 등 플라스틱을 주원료로 만들어진 제품이 많다. 이러한 제품은 과거 ‘레자’로 불리던 인조가죽이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비건가죽 제품 가운데에는 폴리우레탄(PU), 염화비닐수지(PVC) 등 플라스틱을 주원료로 만들어진 제품이 많다. 이러한 제품은 과거 ‘레자’로 불리던 인조가죽이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비건패션’은 모피나 가죽, 실크 등 동물의 털이나 가죽과 같은 동물성 소재를 배제하고 식물이나 합성 소재를 사용한 패션을 뜻한다. 즉, 동물성 소재만 아닐 뿐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의류에도 ‘비건’이라는 말이 버젓이 사용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실적으로 비건가죽 제품 가운데에는 폴리우레탄(PU), 염화비닐수지(PVC) 등 플라스틱을 주원료로 만들어진 제품이 많다. 이러한 제품은 과거 ‘레자’로 불리던 인조가죽이다. 최근에는 해외에서 ‘인조가죽’으로 표기돼 판매되고 있는 플라스틱 소재 제품을 국내에서는 ‘에코 의류’로 판매하는 경우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국민일보는 지난 5월 4일 ‘미국서 ‘인조가죽’이 한국선 ‘에코가죽’ 된다...패션업계 만연한 그린워싱’ 기사를 통해 해외에서는 ‘인조가죽 재킷’으로 판매되는 제품이 국내에서는 ‘에코 레더 점퍼’로 판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10개 에코의류 표방 제품을 분석한 결과 모두 합성섬유인 폴리에스테르를 사용한 제품이었다. 

폴리에스테르는 저렴하고 염색이 잘 돼 제작이 용이한 장점이 있지만 석유를 원료로 한 합성섬유다. 이러한 석유화학제품은 가죽을 대체해 동물윤리 문제에서는 벗어나 있을지 모르지만 환경적인 관점에서는 오히려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이다. 석유계 합성섬유인 폴리에스테르나 인조가죽의 주원료인 PVC 등을 친환경 소재로 보지 않는 이유다. 에코(Eco)라는 말의 본질에 환경과 자연적인 의미가 있다는 것을 상기해도 플라스틱 소재는 여기 맞지 않는다. 

게다가 이러한 합성섬유 의류는 미세플라스틱의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폴리에스테르, 나일론, 아크릴 등을 소재로 한 의류 제품은 착용 및 세탁 과정에서 섬유의 마모로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발생시켜 공기와 해양 오염의 원인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소비자기후행동은 합성섬유로 만든 옷을 세탁할 때마다 미세플라스틱이 하천과 바다로 유입된다고 지속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세계자연보전연맹(UCNI)의 2017년 보고서에 따르면 해양 유입 미세플라스틱 원인은 의류 세탁이 35%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패션도 시대와 함께 진화하고 있다. 최근 들어 업계 내에서는 버섯, 선인장, 파인애플 잎, 사과 껍질, 포도 찌꺼기 등 식물성 소재를 활발하게 연구개발해 비건 소재로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시중에 비건 소재로 판매되고 있는 상품 중에는 플라스틱 제품이 많다. 

업계 안팎에서는 패션 기업에서 단순한 라벨갈이를 통해 ‘비건’이나 ‘에코’라는 단어를 마케팅 전략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소비자의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비건이나 에코 의류를 구매할 때는 해당 제품이 어떠한 소재로 어떻게 생산된 것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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