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문제 대하는 여러 가지 관점들 접해봤더니...

한 달에 두 권씩 환경 관련 책을 읽었다. 기후위기 문제를 바라보는 여러가지 시선을 접하고 싶어서다. (이한 기자 2022.3.23)/그린포스트코리아
한 달에 두 권씩 환경 관련 책을 읽었다. 기후위기 문제를 바라보는 여러가지 시선을 접하고 싶어서다. (이한 기자 2022.3.23)/그린포스트코리아

기자는 지난 2020년 환경 다큐멘터리 제작 경험이 있는 프랑스 작가 시릴 디옹의 ‘작은 행성을 위한 몇 가지 혁명’을 읽었다.

시릴 디옹은 이 책에서 “환경 문제가 정말 시급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말이 당황스럽겠지만 환경 문제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지구를 보호해야 할 필요성에 대한 관심은 20년 동안 꾸준히 증가했지만,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행동은 기가 막힐 정도로 미미하다”라는 문제 의식이다.

그 해 여름에는 뉴욕 매거진 부편집장이자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가 미래 지구의 재난 시나리오를 밝혀낸 ‘2050 거주불능 지구’를 읽었다.

저널리스트 겸 심리학자이자 <한낯의 우울> 저자인 앤드루 솔로몬은 “모두가 이 책을 읽기를 바란다, 그리고 두려워하길 바란다”는 추천사를 썼다. 저널리스트 겸 작가인 윌리엄 T.볼먼은 “기후변화의 끔찍함을 이야기하면서 사탕발림을 하지 않는 몇 안 되는 책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역사학자 티머시 스나이더는 “손주들이 우리를 욕하는 꼴을 보고 싶지 않다면 꼭 이 책을 읽어라”고 경고했다.

◇ 책 속 메시지 “자연 훼손하지 말고 자원 낭비하지 말자”

당시 기자는 8권의 환경관련 e북을 읽고 그 내용을 8회차 기사로 연재했다. 그리고 지난해 가을부터 한 달에 2권씩 환경 문제를 다룬 책을 읽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연구실장이 쓴 우주 쓰레기 관련 책을 가장 먼저 읽었다. 최근에는 동화작가가 글을 쓰고 서양화와 미술교육을 전공한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림을 그린 유해외래종 관련 그림책을 봤다.

유해외래종이 나쁘다고 몰아가는 책이 아니다. 큰입배스는 사람들의 입맛을 위해 한국에 왔는데, 사람들의 입맛을 위해 다시 죽어야 하느냐는 질문이 담겼다. 책은 “사람들이 큰입배스를 일부러 수입하지 않고 또 양식해서 늘리지 않았다면 과연 생태계 교란 생물 이라는 말을 듣지 않을 수도 있었을까?”라는 화두를 던진다. ‘유해 외래종도 할 말은 있다’라는 부제가 잘 드러나는 지점이다.

지금까지 20권을 읽었다. 환경 관련 책을 읽기 시작한 이유는 2가지다. 하나는 환경 분야를 취재하기 위해서는 기자도 공부가 필요해서, 그리고 또 하나는 환경을 대하는 여러 가지 관점과 시선을 폭넓게 접하고 싶어서다. 이왕이면 버려지는 쓰레기를 줄이려고 8권은 전자책으로, 나머지 12권은 새로 구매하기 보다는 출판사에서 홍보용으로 제공하거나 지인들이 가지고 있던 책을 빌려서 봤다.

책의 소재와 내용은 모두 다르지만 주제는 결국 하나다. 자연을 훼손하거나 자원을 낭비하는 일을 줄이자는 얘기다. 자원 낭비를 줄이면 자연 훼손이 줄고 버려지는 것도 줄어든다. 그러려면 소비습관을 바꿔야 하고 이 모든 과정이 결국 제로웨이스트(또는 로우웨이스트)와 연결된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아는 만큼 행동한다. 굳이 공부를 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고 보고 듣고 느끼는 대로 움직인다는 의미다. ‘환경 문제가 중요하다’고 생각만 하는 것과 직접 그 문제를 다룬 얘기를 접하는 건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기자는 다음 주에도 새로운 환경 책을 찾아볼 생각이다.

기업이나 정부가 아닌 일반 소비자가 실천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친환경’ 노하우는 ‘쓰레기를 덜 버리는 것’입니다. 플라스틱이든, 음식물 쓰레기든, 아니면 사용하고 남은 무엇이든...기본적으로 덜 버리는게 가장 환경적입니다.

그린포스트코리아 편집국은 지난해 ‘미션 임파서블’에 도전했습니다.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주말 이틀을 살아보자는 도전이었습니다. 도전에 성공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이틀 동안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게 말 그대로 ‘불가능한 미션’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환경을 포기할 순 없습니다. 하여, 두 번째 도전을 시작합니다. ‘제로웨이스트’입니다. 이틀 내내 쓰레기를 ‘제로’로 만들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하기로 했습니다. 쓰레기를 배출하던 과거의 습관을 하나씩 바꿔보려 합니다. 평소의 습관이 모여 그 사람의 인생과 운명이 결정된다면, 작은 습관을 계속 바꾸면서 결국 인생과 운명도 바꿀 수 있으니까요.

불편하고 귀찮은 일이지만 그래도 한번 해보겠습니다. 64회차는 환경 관련 책을 읽으며 마음을 다잡은 얘기입니다. [편집자 주]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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