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데이’에 늘어나는 포장 쓰레기
내용물보다 포장 쓰레기가 더 많은 아이러니
자원순환사회연대 “과대포장 없는 착한소비 실천 필요”

포장은 흔히 성의를 표현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하지만 내용물보다 더 많이 남는 포장재 쓰레기를 생각하면 불필요한 수고를 덜어줄 포장 성의야말로 꼭 필요해 보인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포장은 흔히 성의를 표현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하지만 내용물보다 더 많이 남는 포장재 쓰레기를 생각하면 불필요한 수고를 덜어줄 포장 성의야말로 꼭 필요해 보인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3월 14일은 화이트데이다. 식품업계뿐만 아니라 화장품·패션 업계는 ‘데이 시즌’이 되면 수많은 스페셜 선물세트를 기획해 판매한다. 길거리 가판대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화려하게 포장된 제품들이 줄지어 진열돼 있다. 

소비자의 소득 수준이 올라가고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들은 포장의 화려함에 더 신경쓰고 있다. 포장이 내용물을 보호하는 동시에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품질을 표현하는 마케팅 수단인 것이다. 특히 이벤트 데이가 되면 단품을 여러 개 묶어 포장을 새로 한 제품을 많이 볼 수 있다. 비닐 위에 또 다른 비닐을 겹겹이 쌓아 리본으로 묶거나 트레이를 통해 몸집을 부풀린 제품들이다. 

이러한 선물을 해체해보면 결국 내용물은 얼마 되지 않고 내용물 부피의 몇 배에 해당하는 포장 쓰레기가 남는다. 그나마 재활용이 가능한 비닐류나 종이류는 분리배출이라도 할 수 있지만 작은 플라스틱이나 조화 등은 바로 일반쓰레기로 버려진다. 

포장은 흔히 성의를 표현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하지만 내용물보다 더 많이 남는 포장재 쓰레기를 생각하면 불필요한 수고를 덜어줄 포장 성의야말로 꼭 필요해 보인다. 무엇보다 바로 쓰레기통으로 버려지는 포장 쓰레기가 초래하는 환경오염은 선물을 한 사람에게나 받는 사람에게나 치명적으로 돌아온다. 기후위기 시대에 화려한 포장에 마음을 실어보내는 건 다소 구시대적인 발상에 가까울 수 있다는 얘기다. 마음을 주고받는 선물의 아이러니한 결말인 셈이다. 

(사)자원순환사회연대는 화이트데이를 며칠 앞둔 지난 10일, 이러한 선물포장재 과대포장을 줄이기 위한 ‘과대포장 없는 착한 소비 Reducing Packaging’ 실천을 제안했다.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등 데이 시즌뿐만 아니라 언제나 다양한 캐릭터와 굿즈 상품들로 과도한 포장이 거리를 휩쓸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다. 

자원순환사회연대에 따르면 과대포장 단속 권한이 있는 지방자치단체도 명절기간 외에는 포장에 대한 단속을 거의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제품의 종류별 포장방법에 관한 기준’에 따르면 제과·선물류는 포장횟수가 2차 초과, 공간비율이 20% 초과하면 과대포장에 해당한다. 종합제품은 25% 초과가 기준이다. 그러나 낱개 포장과 내용물의 부스러짐 등을 방지하기 위해 넣는 받침접시는 포장공간 비율 및 횟수의 적용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실제로 기업 상품 중 과대포장처럼 보이지만 규제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사례가 많다. 자원순환사회연대는 “전 국민이 마음을 다해 1회용컵, 1회용비닐을 안 쓰고 쓰레기를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작지만 우리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플라스틱을 줄여서 탈플라스틱 사회로의 전환을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이번 화이트데이부터 ‘과대포장 없는 착한소비 Reducing Packaging’ 실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원순환사회연대가 제안하는 과대포장 없는 착한소비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소비자는 과대포장 없고 포장횟수가 적으며 친환경적으로 포장된 선물을 하고, 기업은 마케팅이라는 이유로 과도한 굿즈 상품과 반환경적인 선물포장을 만들지도 판매하지도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모든 시민이 기업이 지구를 위한 착한 포장을 하도록 감시하고 ESG 실천에 앞장서도록 요구해야 한다. 

이러한 착한소비 방법을 염두에 두고 이번 화이트데이에는 자신만의 포장 기준을 정하고 물건 고르는 안목을 길러보면 어떨까. 특별한 날이야말로 과대포장 없는 착한 소비를 실천해보기에 가장 좋은 날이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고는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지구는 뜨거워지고 있고 날씨는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먹고 마시는 물과 공기에도 미세플라스틱이 떠 다닌다는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먼 나라 이야기 같던 환경 문제들이 이미 생활 속 깊숙이 알게 모르게 들어와 버렸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의 손길과 발길이 닿는 모든 곳에 쓰레기가 남습니다. 어쩐지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라는 시구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서글픈 느낌도 듭니다. 내 손 끝에서 시작되는 일이라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내가, 내 이웃이 함께 움직인다면 결과도 조금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생활 속에서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소소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일명 지구를 살리는 생활의 기술입니다. 매주 주말마다 한 가지씩 알려드리겠습니다. 정보를 가져가는 데는 1분이면 충분합니다. 실천하면서 보내는 시간은 오래 걸리겠지요. 1분 환경 정보의 의미는 거기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순 아홉 번째 시간은 ‘과대포장 없는 소비 습관’입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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