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호 태풍 '산바'의 영향으로 대구·경북지역에 붕괴·침수·정전 사고가 잇따랐다.

경북 성주에서는 산사태가 발생, 50대 여자가 흙더미에 묻혀 숨졌다.

17일 울릉도와 독도를 제외한 대구·경북 전역에 태풍경보가 발효되고 비바람이 계속돼 피해가 불어나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지금까지 경주 토함산 455mm를 비롯해 성주 253mm, 포항 239mm, 구미 237mm, 김천 208mm, 울진 174.5mm, 대구 161.5mm의 비가 내렸다.

이날 오후 1시25분께 경북 성주군 성주읍 성산리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이 파묻혔다. 집 안에 있던 이모(53·여)씨가 매몰됐다가 1시간여만에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또 오전 10시께 경북 경주시 안강읍 대동리에서 산사태가 발생, 흙더미가 인근 주택과 축사를 덮쳐 일가족 2명이 매몰됐다가 구조됐다.

앞서 0시께 포항시 남구 장기면 모포리에서 절개지가 무너지면서 주택이 파손되고 집에 있던 4명이 마을 회관으로 대피했다.

성주군 성주읍 경산리, 성산리, 예산리 등 3개 마을에서는 저지대 300여가구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성주군은 저지대 주민을 대피시키는 한편 직원을 동원해 배수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경주시 내남면에서는 지방하천인 화곡천이 범람해 주민 20여명이 인근 학교로 대피했다.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 삼산리에서는 강풍으로 나무가 쓰러져 변압기가 고장나면서 인근 3천여 가구에 오전 한때 전기 공급이 끊겼다.

집중호우로 경북 포항 형산강의 수위가 올라가면서 홍수경보가 발령됐다.

포항시는 이날 오후 3시 현재 형산강의 수위가 2.96m로 홍수경보 수위(3m)에 근접함에 따라 홍수경보를 발령하고 산사태 경보도 함께 내렸다.

시는 형산강 하류지역 주민들에게 대피 주의를 내리는 한편 수위가 3m를 넘을 경우 대피령을 내릴 방침이다.

낙동강홍수통제소는 금호강 상류에 내린 비로 대구 동촌지점 수위가 계속 상승하고 있다며 오후 2시50분을 기해 이 일대에 홍수주의보를 발령했다.

대구에서는 수성교 둔치에서 사람 1명이 신천에 빠졌다는 신고가 접수됨에 따라 경찰이 119구조대와 함께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울릉군 일주도로변에서는 밤새 산사태로 낙석과 토사 400t 가량이 쏟아져 추산발전소에서 현포등대까지 교통이 통제됐다.

또 포항시 남구 오천읍 소하천이 범람해 둑 30여m가 붕괴됐으며 대구 신천 좌안도로 두산교~가창교의 5㎞ 구간이 침수되는 등 대구·경북 도로 20여곳의 통행이 제한됐다.

해상에서는 포항~울릉간 여객선 운항이 전면 중단되고, 항·포구에는 어선 2천여척이 긴급 대피 중이다.

하늘길도 막혀 이날 대구공항을 출발해 인천, 제주 등지로 운항할 예정이던 국내선 17편과 국제선 4편이 모두 결항했다.

이번 태풍으로 포항시 장기면 대전리에서는 대하천이 범람하면서 농경지 5㏊가 침수됐다.

포항시는 이날 벼 침수피해 153㏊, 쓰러진 벼 피해 33㏊, 사과 낙과 피해 18㏊인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경북도 재난본부 측은 "농경지 피해나 기타 시설물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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