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인근 미나미소마市 육우 기준치 초과 세슘 검출, 소 사료서는 수만 베크렐 세슘 검출

 

고농도 세슘에 오염된 후쿠시마(福島)산 쇠고기가 사실상 일본 전역에 유통된 것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과 주요신문은 11일 후쿠시마 인근 미나미소마시의 소에서 기준치 이상의 세슘이 검출된 것과 관련 후쿠시마현이 해당 농가의 사료를 검사한 결과 소에서 검출된 세슘(1㎏당 1530∼3200베크렐)의 10배가 넘는 수만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후쿠시마현과 농림수산성은 해당 농가에서 사료로 사용된 볏짚을 검사했으며, 이 볏짚은 작년 가을 추수 후 논에 방치돼 있다가 소먹이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소가 마신 우물물과 배합사료 등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조사돼 사료를 통해 세슘을 섭취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후 야외에서 채취한 마른 풀과 볏짚 등을 사료로 사용하지 말고 옥내에서 관리된 사료를 사용할 것을 당부했으나 정부의 안전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이 사실은 최근 도쿄도가 후쿠시마 인근 미나미소마시의 한 축산농가에서 육우용으로 출하한 흑우를 대상으로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면서 드러났다. 11마리의 소에서 잠정기준치(1㎏당 500베크렐)를 넘는 세슘(1㎏당 1530∼3200베크렐)이 검출된 것이다.



더 큰 충격은 같은 농가에서 도축된 소가 이미 일본 전역에 유통된 사실이다.

도쿄도의 조사 결과 애초 문제가 된 11마리 외에 같은 축산농가에서 지난 5월 30일부터 6월 30일 사이 출하한 6마리의 육우가 도쿄의 시바우라(芝?) 식육처리장에서 도축된뒤 유통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쇠고기 가운데 아직 팔려나가지 않고 남아있는 고기에서 기준치의 최대 7배에 달하는 1㎏당 3천400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됐다.

이 쇠고기의 상당량은 이미 도쿄와 가나가와(神?川), 오사카(?阪), 시즈오카(靜岡), 에히메(愛媛) 등의 도매업자와 소매업자에게 팔려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일부는 에히메(愛媛)의 도매업차를 통해 홋카이도(北涇道), 지바(千葉), 아이치(愛知), 도쿠시마(德島), 고지(高知)의 업자에게 유통됐다.

일본 북단의 홋카이도에서 남부의 에히메까지 사실상 일본 전국에 세슘에 오염된 쇠고기가 유통된 것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식품안전 통제력은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일본 정부는 자국 식품이 안전하다면서 수입 규제를 풀어달라고 국제사회에 호소하고 있지만 정작 세슘에 오염된 쇠고기가 전국으로 풀려나간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정부와 후쿠시마현은 '긴급시 피난 준비구역'에서 사육된 소가 어떻게 당국의 감시와 통제를 받지않고 유통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해명을 못하고 있다.

긴급시 피난 준비구역은 방사능이 누출된 후쿠시마 제1원전으로부터 20~30km 거리의 지역으로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진 곳이다. 현재 긴급시 피난 준비구역과 계획적 피난구역에서는 1만2천마리의 소가 사육되고 있다.

미나미소마시의 축산 농가 뿐 아니라 원전 인근의 다른 축산 농가에서 사육한 가축도 같은 경로로 전국에 유통됐을 가능성이 높다. 후쿠시마산 쇠고기가 다른 지역에서 유통되면서 산지표시가 제대로 됐는지도 불분명하다.

일본 정부와 언론은 식품에서 기준치 이상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될때마다 '건강에 아무런 이상이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지만 이번 사태로 일본 국민들의 불신은 극에 달하고 있다.



5월부터 이달 초에 걸쳐 일본의 대표적인 차 생산지인 시즈오카와 수도권 인근 지역에서 생산된 찻잎에서 잇따라 기준치 이상의 세슘이 검출됐지만 녹차 생산농가 전반에 대한 조사는 실시하지 않았다.

후쿠시마 원전 주변은 물론 인근의 미야기, 이바리키, 지바, 도치기현 등에서 생산되는 농작물이나 수산물에 대해서도 체계적인 조사가 이뤄지지않고 있다.

농어민의 반발을 우려한 정부와 지자체의 방치하에 지금도 세슘 등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농축산물과 수산물이 유통되고 있는 것이다.

세슘에 오염된 쇠고기가 광범위하게 유통된 것으로 드러나자 소비자단체는 정부에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일본소비자연맹은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도록 후쿠시마현 뿐 아니라 광범위한 지역에서 모든 소를 대상으로 내외부 피폭을 검사해 안전성을 확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장혜진 기자 wkdgPwls@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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