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2008년 베이징에서 끊긴 여자 개인전 금맥이 4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끝까지 피말리는 접전으로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졸였고 승부는 불과 2㎝로 갈렸다.

기보배는 2012 런던올림픽 대회 엿새째인 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펼쳐진 여자양궁 개인전 결승에서 '슛오프(Shoot Off)'까지 가는 접전 끝에 멕시코의 아이다 로만을 6-5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 중 최초로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하며 대회 2관왕에 오른 기보배 선수의 금빛 여정은 그러나 쉽지 않았다. 기보배는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준결승전에 혼자 올라 큰 부담을 떠안았던 상황이 채 풀리지도 않은 채 금메달 사냥에 나선 것. 결승전 4세트에 올 텐(10-10-10)을 쏘기 전까지만 해도 10점을 쏘지 못할 정도였다.

기보배는 4세트까지 세트점수에서 5-3으로 앞서며 5세트에서 비기기만 해도 우승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화살이 8점 구역으로 날아들면서 아이다 로만에게 1점 뒤지며 세트점수 5-5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제 금메달을 놓고 화살 한 발을 쏘아 과녁에 더 가까운 쪽이 이기는 서든 데쓰 방식의 '슛오프'를 치러야 했다.

기보배가 먼저 날린 화살이 8점과 9점의 경계를 향했다. 패색이 짙어졌다. 금메달의 열쇠는 로만에게 넘어갔고 기 선수는 차마 로만의 화살을 쳐다보지 못했다.

그러나 하늘이 도왔다고밖에 할 수 없었다. 겨냥 대기 시간이 길었던 로만 선수 또한 좌측으로 기울어진 8점 과녁을 쐈다. 기보배의 화살과는 불과 2㎝ 차이, 이 차이가 두 사람의 명암을 갈랐다.

희비가 엇갈렸다. 로만으로 기운듯했던 금메달의 주인이 기보배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기보배 선수는 현지 언론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같이 연습했는데 혼자 금메달을 두 개 따서 언니들에게 미안하다"며 그 동안 동고동락했던 다른 두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로써 한국은 1984년 로스앤젤러스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8차례의 올림픽 여자양궁 개인전에서 7개의 금메들을 획득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sman321@eco-tv.co.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