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전선의 영향으로 3일 새벽부터 중부지방에 강한 비가 내리면서 산사태와 침수를 비롯한 각종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3일 서울을 비롯한 인천, 수원, 용인, 여주 등 수도권에는 엄청난 장대비가 쏟아졌다. 비는 벼락까지 동반하며 오후 3시 한때 서울에서는 한 시간에 43㎜의 비가 관측돼 7월 상순 강우량으로는 30년 만에 4번째로 많은 기록을 세웠다.

폭우로 인한 침수·실종 등의 사고가 중부지방 곳곳에서 일어났다.

서울 시흥동의 한 대로는 배수가 되지 않아 도로가 물바다가 돼 버렸고, 홍대 부근과 청계천 산책로, 중랑천변, 양재천 영동 1교와 철산교 밑 등 도로 10여 곳이 침수되기도 했다.

수원에서만 가정 16곳이 침수됐고 남양주에선 대형마트 지하주차장이, 인천에선 지하상가가 각각 비피해를 입었다.

안산 신길동에서 논 30ha가 침수됐고, 화성 동탄에선 지방 하천 제방이 일부 쓸려나갔다가 긴급 복구됐다.

경기도 광주 경안천 옆 도로에선 행락객 10명이 고립됐다 구조됐고, 어젯밤엔 서울 합정동 잠두봉 선착장에서 선착장과 육지를 연결해주는 다리가 물에 잠기면서 중국인 관광객 80여 명이 고립되기도 했다.

강원도 원주에선 공사중인 산업단지 우회 수로가 맥없이 무너져 내리고 침사지 제방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폭우로 인한 실종 사고도 이어졌다. 3일 오후 5시 50분쯤 경기도 의왕시 내손동 학의천에서 54살 이 모 씨가 참게를 잡으려다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오후 5시10분쯤엔 경기도 용인의 하천에서 40대 남성이, 앞서 오후 3시쯤엔 충남 연기군 금강 지천에서 초등학생이 각각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서울 한강홍수통제소는 3일 오전 8시 50분경 한강 잠수교의 보행자 통행을 통제한데 이어 오후 3시를 넘어서며 한강 수위가 6.45m를 기록해 차량 통행마저 통제했다. 잠수교의 경우 한강 수위가 5.5m를 넘어설 경우 보행자 통행을 막고 수위가 6.2m를 넘기면 차량을 통제한다.

지난달 하순부터 오늘까지 내린 장맛비는 1년에 내릴 비의 40%에 달하는데 이것이 단 2주 만에 쏟아지면서 저지대의 주택이 물에 잠기거나 도로가 유실하는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기상청은 이처럼 많은 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진 이유에 대해 “북태평양 고기압이 발달하면서 매우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강한 남서풍을 타고 들어왔고, 상층의 찬 공기와 만나 대기가 매우 불안정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5km 상공이 영하 5도로 차갑고 건조한 반면 하층부는 영상 25도로 따뜻하고 습해 대기가 극심한 기온차를 보이는 가운데 장마전선까지 밀려들면서 비의 양이 더욱 많아졌다는 것.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전선은 남쪽으로 느리게 이동해 3일 밤부터 4일 오전 사이에 경기남부와 강원남부, 충청이남 지방을 중심으로 돌풍과 함께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20~30mm의 강한 비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후 기승을 부리던 장마전선이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6일부터 다시 활성화해 제주도와 남부지방에 영향을 준 후 7일에는 전국에 비를 뿌릴 것이라고 기상청은 예측했다.

지난달 하순부터 연일 폭우가 쏟아진 만큼 지반이 약한 곳의 축대가 무너지거나 산사태가 발생하고 저지대가 침수하는 등 피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권윤 기자 amigo@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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