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소통' 한다던 홍 장관, 태양열 15배 뻥튀기로 대학생들에게 왜곡된 정보 전달 물의

▲ 학생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는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

 

"태양광 발전이 화력, 원자력, 풍력과 비교해 단가가 가장 비싸다", "태양광 발전이 원자력 발전보다 150배 정도 더 비싸다"

최근 기술의 발달로 태양광 발전 단가가 뚝뚝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이 발언은 아이러니하게도 신재생에너지 개발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 홍석우 장관의 발언이다.

문제의 발언은 10일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열린 '에너지와 원자력 토크 콘서트'의 마지막 O, X 퀴즈 정답을 설명하면서 나왔다.

홍 장관은 이 자리를 메운 200여 명(주최측 추산)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화력, 원자력, 풍력, 태양광 중 풍력이 가장 비싸다'라는 질문에 대해 O, X 여부를 물었다. 정답은 X, 태양광이 가장 비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홍 장관은 맨 처음에 약 200배 정도 비싸다고 발언했다가 150배로 정정했다. 학생들은 별 이의제기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수치를 한 때의 실수로 잘못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공개 석상이라면 그 즉시 수치를 조정해서 전달하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하물며 정확한 정보를 모르기 때문에 장관이란 이름만으로도 극장의 우상에 빠지기 쉬운 대학생들에게는 더욱 정확히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근데 이 수치를 말하고 그 누구도 장관의 발언을 정정해 말해주지 않았다. 당시 그 자리에는 지식경제부에서 원전산업을 총괄하는 정책관 등이 동행했지만 이들 중 누구 하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국태양광산업협회 관계자는 "말도 안 된다"는 첫 마디를 던졌다.

11일 협회 관계자는 "2012년 기준으로 태양광 발전 단가는 1kW 당 377원으로 잡고 있다"며 "실제로는 160원까지 떨어졌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가 더 낮게 보는 것은 올해부터 시행되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RPS) 제도로 인해 인하되는 가격 등을 합산했기 때문이다. 이 또한 주무부처인 지경부 소관이다.

그렇다면 원자력 발전은 얼마나 하는가.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2011년말 기준으로 원자력 판매 단가는 1kW 당 39.2원이다. 실제로는 150배가 아니고 최대치로 봐도 10배 수준인 것이다.(원자력은 시설만 지으면 되는 태양광 등의 신재생에너지와 달리 시설 비용 및 지속적인 연료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발전 단가란 말을 쓰지 않는다.)

홍 장관은 원자력 진흥 정책이란 국가 정책을 무리하게 띄우기 위해 워런 버핏, 구글, 소프트뱅크 등 세계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조차 현재의 가능성에 판돈을 건 태양광을 아직 먼 얘기인 것처럼 끌어내렸다.

덕분에 숙명여대 학생들은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집으로, 교실로, 독서실로 돌아갔다. '태양광은 비싸서 아직 쓰기는 힘들구나'란 부정적 인식을 가진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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