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의정서’ 퇴색 속 ‘유엔기후회의’ 첫 개막
‘교토의정서’ 퇴색 속 ‘유엔기후회의’ 첫 개막
  • 승인 2011.04.0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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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사태로 국제사회의 심기를 어지럽히고 있는 일본이 4일 또다시 법정기준치의 100배나 되는 방사성 물질 오염수 1만1500t을 무단으로 바다에 흘려보낸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때마침 태국 방콕에서는 올해 첫 유엔기후변화회의가 개막돼 지난해 접점을 찾지 못했던 온난화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댈 예정이지만 이번 일본의 후쿠시마 지진에 이은 원전폭발 사태로 인해 파행 내지는 이번 역시 아무런 결실을 맺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도쿄전력은 4일 후쿠시마 제1 원전소의 폐기물 집중처리시설에 고여 있는 저농도 방사성 물질 오염수 1만1500t을 바다로 방출했다. 적지 않은 피해가 예상되는 인접국 한국에 조차 알리지 않고 독단으로 처리한 것으로, 오염수에 섞인 방사성 요오드131의 농도는 1㎤당 6.3㏃(베크렐)로 법정 배출 기준(1㎤당 0.04㏃)의 약 100배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 국제사회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중국 등의 각 언론매체는 방사성물질 오염수 방출의 영향과 심각성을 반복 보도하며 일본당국의 무책임한 처사를 질타하고 있는 상태다.

후쿠시마 제1원전 책임사인 도쿄전력은 방사성물질 오염수를 바다에 흘려보낸 것에 대해 “원자로 연료봉 노출에 따른 대규모 방사성 물질 유출을 줄이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인체에는 영향이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 하고 있지만 세계 각국의 인식과는 큰 차이가 있다. 후쿠시마 원전 주변 바다에 오염수가 방출될 경우 물고기 체내 농도가 올라가 이를 먹는 인간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것은 뻔하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후쿠시마 제1 원전에 고여 있는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가 총 6만톤에 이른다는 것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4일 기자회견을 통해 “고농도 방사성에 오염된 고준위 오염수가 1~3호기마다 터빈실과 그 주변에 각각 2만톤씩 들어차 있다”고 밝혀 추가 방출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선 것이다.

경제산업성은 또 “도쿄의정서에서 정한 온실가스 삭감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국가에 적용하는 벌칙에서 일본을 제외해달라”고 요구했다. 여기에 “2020년까지 온실가스를 1990년보다 25% 줄이기로 한 방침도 재검토할 것”이라고 한 발 더 나아가는 발언을 이어갔다.

도쿄의정서 주창국으로서의 책임을 헌신짝 버리듯 내던 진 처사일뿐더러 향후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암울한 발언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 첫 유엔기후변화회의가 태국 방콕에서 6일간의 일정으로 3일 개막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녹색기후기금' 조성 등 지난해 12월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제1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합의한 기후변화 대책과 관련한 구체적 실행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또 일본 원전 사고에 따른 방사능 공포 확산 여파로 화력 및 원자력 에너지를 대체할 청정에너지 개발 문제도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본의 도쿄의정서 합의 훼손 발언 소식이 전해지며 참가국들은 도쿄의정서를 기초로 애써 정한 규칙들이 무산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각종 핑계로 아직도 도쿄의정서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최대 탄소배출국 미국과 중국 등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가 초래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천재지변으로 인한 일본 지진 및 원전 사태는 지구촌을 암울하게 하고 있고 온난화 문제 해결을 통한 지구문제 해결을 위해 올해 처음 열리는 기후변화협약회의는 첫 시작부터 파행을 예고하고 있다. 김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