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와 환경] 종이컵 화려한 패턴이 재활용 망친다?
[인쇄와 환경] 종이컵 화려한 패턴이 재활용 망친다?
  • 곽은영 기자
  • 승인 2021.09.17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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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컵에 섞인 잉크...휴지로 재활용 시 방해요소 
탈묵 공정에서 화학약품·폐수처리 등 환경적 영향도 커
로고 줄이고 인쇄 단순화...재활용률 높이는 데 도움

우리가 소비하는 제품들 대부분은 내용물의 안전성과 유통 편의성을 위해 포장된 상태로 판매된다. 종이, 비닐, 플라스틱 등 다양한 포장재에는 해당 제품이 어떤 제품인지 설명하는 이미지와 텍스트가 인쇄돼 있다. 기업에서는 더 효과적인 마케팅을 위해서 형형색색의 잉크를 활용해 제품을 홍보해왔다. 

최근 들어 잉크 역시 환경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인쇄 과정에서의 환경적 문제와 잉크로 인한 재활용률 저하 등이 문제라는 것. 라벨도 없애는 시대에 현란한 인쇄를 뺀 포장재는 사용할 수는 없는 건지 궁금해진다. 인쇄의 영향을 짚어보고 환경을 위해 개선돼야 할 지점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편집자주]

종이컵의 요란한 잉크 사용은 재활용에 걸림돌이 된다. 전문가들은 종이컵 제작 시 로고를 줄이고 색을 빼는 작업이 재활용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종이컵의 요란한 잉크 사용은 재활용에 걸림돌이 된다. 전문가들은 종이컵 제작 시 로고를 줄이고 색을 빼는 작업이 재활용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카페 일회용 플라스틱 컵은 브랜드 로고 인쇄에 사용되는 잉크 때문에 재활용률이 크게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플라스틱이 아닌 종이컵은 어떨까. 전문가들은 종이컵 역시 요란한 잉크 사용이 재활용에 걸림돌이 된다고 말한다. 

이러한 이유로 스타벅스는 2018년 ‘그리너 스타벅스 코리아’ 캠페인의 일환으로 종이컵 전체에 색상을 입히는 프로모션 컵 제작을 중단하기도 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올해 초 본지와의 통화에서 “예전처럼 크리스마스 시즌에 레드컵을 진행하지 않는다”며 “이벤트성 잉크 사용을 전면 중단하고 재활용이 더 잘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종이컵 제작 시 로고를 줄이고 색을 빼는 작업이 재활용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이는 잉크를 빼내는 공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문제 저감과도 연결된다. 종이를 재활용하려면 잉크를 빼고 섬유만 남기는 ‘탈묵’ 공정이 필요한데 안료가 무엇이냐에 따라 화학약품이 사용된다. 특히 색이 많고 광범위할수록 더 많은 약품이 사용돼 폐수처리 등 환경적 영향이 커지는 만큼 잉크 사용을 줄이는 것은 재활용뿐만 아니라 환경적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 종이컵에 섞인 잉크...휴지로 재활용 시 방해요소 

종이컵 재활용률을 떨어뜨리는 요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 생각해볼 수 있다. 하나는 로고나 텍스트를 새기기 위해 사용하는 잉크로 인한 문제, 또 하나는 코팅으로 종이 재질이 달라지면서 생기는 문제다. 

잉크의 경우 무조건 인쇄가 들어갔다고 해서 재활용이 안 된다고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재활용 방식에 따라서 잉크의 방해 정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종이컵으로 하얀 고급 티슈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면 종이에 섞인 잉크가 재활용 공정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하는 한편 “그러나 티슈보다 낮은 품질의 종이 제품을 만드는 일반 제지 공정에서는 잉크가 섞여도 큰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홍 소장의 설명에 따르면 티슈를 만드는 공정에는 컬러 잉크를 종이에서 빼내는 탈묵공정이 필요하다. 만약 이때 잉크를 빼낼 수 있는 기술이 없다면 잉크가 뒤섞인 종이컵은 결국 쓰레기가 되고 만다. 다만 잉크를 빼내는 공정이 같은 제지회사에서 재활용된다면 인쇄가 된 종이컵도 재활용이 될 수 있다. 고품질 업사이클링을 할지, 다운 사이클링을 할 것인지에 따라 인쇄가 된 종이컵이 쓰레기가 될 수도 재활용 원료가 될 수도 있는 셈이다.

김태희 자원순환사회연대 국장 역시 비슷한 지적을 했다. 김 국장은 “인쇄가 들어간 종이컵은 휴지로 재활용될 때 문제가 되기도 한다”면서 “흰색 컵에 약간의 컬러 로고가 들어간 건 재활용할 수 있지만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컵이나 과거 스타벅스 크리스마스 시즌 컵처럼 종이컵 전체에 화려한 패턴이 들어가면 재활용 휴지를 만드는 공정에서 불량품이 나오는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국장은 이어 “일반적으로 종이에 색이 들어가면 재활용이 어렵고 코팅된 것도 재활용이 어렵다고 알려진다”며 “가능한한 색을 최소화하고 흰색으로 사용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 종이컵 분리수거 시스템 부재도 문제

종이컵 코팅은 재활용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종이컵에는 대부분 물에 대한 발수능력 등을 이유로 PE로 불리는 비닐이 사용된다. 이는 인쇄와 더불어 재활용 시 방해 요소로 꼽힌다. 

종이컵 코팅이 재활용 저하 문제로 이어지는 이유는 현재 분리수거 시스템과도 연결된다. 한국제지연합회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코팅된 종이컵 자체로만 보면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관련 시장이 작아서 재활용률 자체가 떨어진다. 

이 관계자는 “종이컵 PE 코팅 제거 설비를 보유한 회사가 있어서 종이컵만 따로 모아서 전달하면 PE 부분을 제거하고 섬유만 재활용해 두루마리 화장지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고 현재도 그렇게 재활용 되고 있다”면서도 “다만 국내 종이컵 시장 자체가 그렇게 크지 않아서 분리수거가 잘 돼 리사이클링 할 수 있는 곳으로 보내지는 비중이 낮다”고 설명했다. 

즉, 종이컵이 상대적으로 양이 적다 보니 분리수거 시장이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다는 얘기다. 이를테면 종이컵을 골판지 상자 만드는 회사에서 분리수거해 갔을 때 섬유 특성상 종이컵은 이물질 제거 공정이 같지 않아 재활용보다는 다른 플라스틱 비닐과 모아져서 소각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한국제지연합회 관계자는 “이러한 어려움이 있는 만큼 원료를 효율적으로 리사이클링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종이컵에서 잉크나 코팅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분리수거 후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도록 정책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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