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날 읽는 환경뉴스 ④] 채식 늘리는 게 기후변화 열쇠다?
[빨간날 읽는 환경뉴스 ④] 채식 늘리는 게 기후변화 열쇠다?
  • 이한 기자
  • 승인 2021.09.2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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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식 축산...온실가스 배출의 큰 원인”
소고기 400그램 절약이 6개월 샤워보다 물 절약 많이 된다?

오늘은 ‘빨간 날’입니다. 달력에 붉은색 숫자가 표시된 날, 학교도 안 가고 회사도 안 가서 신나는 날이죠. 여러분도 혹시 새 달력 받으면 빨간색이 몇 개인지 먼저 세어 보나요?

강렬한 레드는 경고의 의미도 있습니다. 신호의 붉은빛은 멈추자는 약속입니다. 우리도 달력 빨간 숫자를 볼 때마다 위기감을 느끼고 한 걸음 멈추면 어떨까요? 어떤 위기감이냐고요? 그린포스트가 공휴일 아침마다 기후변화 뉴스를 송고합니다. 네 번째는 채식을 늘리는 게 기후위기 대응의 열쇠라고 주장하는 목소리를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채식 위주의 식단이 기후위기 대응의 열쇠라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채식 위주의 식단이 기후위기 대응의 열쇠라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우리가 먹은 소고기가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공장식 축산이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죠. 인구증가 등에 따라 육류 소비량이 늘어나면서 축산업이 대규모 밀집 형태로 발달하고, 이 과정에서 생긴 현상들이 식량난이나 대기오염, 수질 및 토양 오염 등과 연결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공장식 축산 뿐만 아니라 축산업 자체가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다고도 주장합니다. 지난 8월, 광화문에서 비건 채식 촉구를 위한 1인 시위에 나섰던 이원복 한국채식연합 대표도 그런 주장을 하는 대표적인 인물 중 한 분입니다. 이 대표는 “지구 온실가스의 51%가 축산업에서 나온다”면서 “축산업이 기후변화의 주범”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 “공장식 축산...온실가스 배출의 큰 원인”

이원복 대표는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들은 쓰레기를 줄이거나 교통수단을 바꾸고 에너지를 전환하는 것이 환경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지 얘기하지만, 정작 우리가 어떤 음식을 선택하는지가 지구 환경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적다고 말입니다.

이 대표는 지난 8월 1인시위를 앞두고 언론사에 미리 보낸 보도자료를 통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바 있는 라젠드라 파차우치 IPCC 의장의 발언을 소개했습니다. “2008년 세계의 가축 수는 인구의 약 10배인 600억 마리였지만 2050년이면 그 수는 곱절인 1,200억 마리로 늘어난다”는 전망입니다. 세계의 육류 소비가 빠르게 늘어난다는 증거겠지요.

육류소비량이 늘어난 것이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유엔식량농업기구(FAO)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중에서 교통수단에서 13%, 축산업에서 18%의 온실가스가 배출됩니다. 이 대표는 다큐멘터리 ‘카우스피라시’에 소개된 자료를 인용했는데요, 그는 “이 조사에서는 축산업 관련 기후위기 문제가 상당부분 평가되지 않거나 저평가됐다”고 주장합니다.

그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인류는 현재 약 700억 마리의 가축을 사육하기 위해 삼림을 파괴하여 사료 작물을 재배하고, 육류를 냉동하고 유통하면서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주장입니다. 이 때문에 전 세계 교통수단(13%)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된다고 하네요.

이 사람만의 주장이 아닙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지난해 11월 ‘세계 비건의 날’을 맞아 후원자 등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공장식 축산업은 온실가스 배출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린피스는 “온실가스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메탄과 이산화질소의 근원”이라고 말하면서 “동물 사료로 쓰이는 콩을 재배하는 과정에서 열대우림이 파괴되고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라고 경고했지요. 당시 그린피스는 “우리가 소비하는 엄청난 양의 육류가 가져오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기후재앙을 피할 수 없다”라고 언급하면서 “지금 변화하지 않는다면 이번 태풍, 홍수, 산불과 같은 이상기후가 더 자주, 더 격심하게 찾아올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소고기 400그램 절약 > 6개월 샤워 금지?

숫자로도 한번 보겠습니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이 지난 3월 이메일 뉴스레터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공장식 축산을 위해 1년 사이 아마존 열대우림의 70% 크기가 파괴됩니다. 브라질에서는 약 7억평의 토지가 사료용 콩을 재배하기 위해 쓰이죠. 목초지와 경작지 등을 얻기 위해 땅과 숲이 사라지는 사이, 인간의 식량과 주거, 동물의 서식처 등이 위협 받는다는 뜻입니다.

서울환경연합은 뉴스레터에서 “소고기 1kg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물의 양은 1만 5,500리터고 토마토 1kg을 기르는데는 단 180리터 밖에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스빈다. 그러면서 “농·축산업이 전체 담수 사용량의 70%를 사용하고 있으며 대부분 육류 생산을 위해서”라고 덧붙였습니다. “소고기 400그램을 먹지 않으면 6개월 동안 샤워를 하지 않는 것 보다 더 많은 물을 절약할 수 있다”는 주장도 담겼습니다.

해외에서도 이런 지적은 이어집니다. 유명 역사학자이자 작가인 유발 하라리는 <가디언>에 기고한 칼럼에서 “공장식 축산이 인류 역사상 가장 끔찍한 범죄 중의 하나”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작가 조너선 사프란 포어는 축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책 <우리가 날씨다>에서 “저녁 식사를 제외하고는 동물성 식품을 먹지 말자”고 주장했습니다.

포어는 환경적인 효율성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그는 인간이 우리가 키우는 동물에게 먹일 음식을 마련하려느라 곡물을 재배할 수 있는 땅의 59%를 이용하고, 인간이 쓰는 담수의 3분의 1은 인류가 키우는 동물에게 간다고 주장했죠.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항생제의 70퍼센트가 가축에게 사용되며 지구상 모든 포유동물의 60%가 식용으로 키워진다고도 지적했다. 앞서 언급한 서울환경연합의 지적과 숫자는 다르지만 전체적인 논리는 같습니다.

‘고기를 먹지 말라’고 주장하려는 건 아닙니다. 세상의 모든 채소와 과일은 환경적이라고 주장하려는 기사도 아닙니다. 바다 건너 먼 나라에서 비행기 타고 날아온 채소가 우리 땅에서 기른 고기보다 탄소배출이 더 많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리고 고기를 먹든 채소를 먹든 그건 개인의 자유 의지에 달린 일이죠. 다만, 축산업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이 있다는 목소리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으니 그 소리에도 한번 귀를 기울여 보자는 취지입니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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